도전과 재충전은 포스테키안을 춤추게 한다
도전과 재충전은 포스테키안을 춤추게 한다
  • 김현민 기자
  • 승인 2009.09.02 0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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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테키안의 여름 이야기

방학이 끝나고 2학기가 시작되었다. 여유로웠던 생활을 뒤로 하고 전투(?)적인 자세로 2학기를 맞이할 수 있는 이유는 행복했던 여름방학이 있었기 때문! 포스테키안의 특별한 여름 방학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자. <편집자 주>

 

여름의 블록버스터 ‘국토대행진’

 

▲행군의 최종 목적지인 소양강 다목적댐 앞에서
방학이 시작되었지만 다른 사람들처럼 과외나 개인적인 공부를 하지 않고 잠시 집에서 휴식을 취했다. 얼마간의 휴식이 끝나고 답답함과 공부에 대한 생각을 잊고자 작년에 이어 또다시 국토대행진에 참가하게 되었다.

 

8월 6일에 오리엔테이션이 있어 포항으로 가서 코스와 일정을 기획단으로부터 듣고, 다음날 출발지인 대전으로 이동해서 8월 8일 토요일 아침 국토대행진을 시작했다. 작년에는 목포에서 충남 보령까지 걸었는데, 이번에는 대전에서 춘천까지 약 290km 코스를 걸어야 했다. 기획단에서 이 코스를 잡은 것은 도중에 댐들이 많이 있어 절경을 감상하면서 갈 수 있기 때문이었다. 8박 9일 동안 걸으면서 힘들 때는 짐도 들어주고 밥도 같이 먹다보니 모르는 사람들과도 자연스럽게 친해지게 되었다.

국토대행진 기간 동안에 날씨가 항상 좋은 것은 아니다. 행군 4~5일차에는 폭우가 왔고 7일차에는 폭염주의보, 8일차에는 폭염경보가 발령되는 등 걷기에 매우 힘든 날씨가 계속되었다. 하지만 휴식지에서 자외선 차단제를 화장품 바르듯이 바르고 머리에 물도 뿌리면서 쉼 없이 걷다보니 어느덧 우리의 목적지인 소양강 다목적댐에 도착하게 되었다.

우선 국토대장정을 완주하게 되어 기뻤다. 하지만 그것보다도 10일 정도를 같이 지내면서 학교사람들을 더 많이 알게 되고 친해진 것이 더욱 기뻤다. 게다가 단순히 차로 여행할 때보다 걸으면서 평소에 보지 못했던 아름다운 우리나라의 자연풍경과 관광명소 등을 자세히 볼 수 있었고, 재충전을 할 수 있었다. 이렇게 나의 한계를 알아보고 잠시나마 스트레스 없이 지내면서 다른 사람들과도 친해질 수 있는 혜택을 주는 국토기행에 참가할 수 있어 행복하다.

졸업 전에 꼭 해야 할 일 중 하나가 바로 이 ‘POSTECH 국토대행진’이라 생각한다. 도전정신이 있는 모든 사람들이 꼭 이 행사에 참여해서 필자가 얻었던 기쁨을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란다.

홍재형 / 전자 08

 

뉴질랜드의 아름다운 자연

 

   
▲잠시 멈춰서 뉴질랜드의 자연을 감상하는 김예진 학우. 왼쪽에 보이는 것이 캠퍼벤 알바트로스
사람의 때가 묻지 않은 자연의 나라, 뉴질랜드 전역을 여행지에서 만난 일본인 부부와 함께 약 20일 동안 캠퍼벤을 타고 여행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하지만 뉴질랜드에는 전용 주차장이나 숙소가 마련되어 있을 정도로 캠퍼벤이 많다. 캠퍼벤을 타면 버스시간에 쫓기거나 관광가이드의 눈치 없이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고, 원하는 만큼 자연 깊숙이 들어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필자는 ‘Maui’사의 벤츠 최신형 캠퍼벤을 빌렸고 ‘알바트로스’라는 이름도 지어주었다.

 

약 20일간 숨 가쁘게 정말 많은 곳을 다녀서 하고 싶은 얘기는 많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몇 가지만 소개한다. 먼저 로토루아(Rotorua)의 아그로돔(Agrodome)에서 양 쇼가 있는데, 이 쇼는 약 30마리의 양이 단상에 올라오고 양몰이 개들이 양 등을 타고 움직이는 등 이곳이 아니라면 결코 볼 수 없는 공연이다. 그 후에 바퀴 지름이 사람 키 정도 되는 차를 타고 아그로돔 농장 투어를 했다. 뿔이 울창한 나무처럼 보이는 사슴, 몸집이 맘모스 같은 사나운 황소, 품위 있는 눈빛과 털을 가진 라마, 포켓몬스터에서 나올 법한 타조 같은 기이한 새들에게 직접 사료를 주고 쓰다듬어보기도 했다.

와이토모 동굴은 물이 고여 있는 곳을 3~4명이 배를 타고 관람했다. 동굴 안에서 작은 조각배를 타고 깊숙이 들어가고, 고개를 들어 천장을 바라봤을 때의 충격은 아직까지 잊혀지지 않는다. 지상의 은하수라고 해야 할까, 어두운 동굴 천장을 밝히는 것은 다름 아닌 수백만 마리의 반딧불이였다. 반딧불이는 필자 압도했고 소름 돋는 감동을 주었다.

다음으로 폭스 빙하 가이드 투어를 했다. 가이드와 함께 철저히 빙하 등산장비를 착용한 후 빙하에 올랐다. 가파르고 험한 길을 때론 쇠사슬에 의지해서 오르고 때론 사다리를 타고 오르며 추운 줄도 모르고 땀이 났다. 그저 깨끗하다는 표현을 하면 폭스 빙하를 모욕하는 것이다. 수십 km의 넓고 두꺼운 빙하는 신성한 기운이 깃든 보석 같았다. 미처 끝이 다 보이지 않는 빙하 저편에는 사람의 발자국 하나 없이 더더욱 맑고 신비로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곳은 카이고라이다. 한화로 10만원이 훌쩍 넘는 거금을 지불해야하지만 고래관람은 그 전날 예약해도 자리가 없을 만큼 인기가 좋다. 또 조금이라도 날씨가 안 좋으면 배가 취소되니 고래 관람은 하늘의 운에 맡겨야한다. 필자는 이틀을 기다려 아침 7시 30분에 배를 타고 겨우 참가할 수 있었다. 고래가 숨을 쉬기 위해 물을 하늘 위로 분수처럼 내뿜는 모습은 정말 장관이다. 또한 고래가 숨을 쉰 뒤 바다 밑으로 내려가기 위해 바다 표면에 거대한 꼬리를 치는 순간은 일생의 자랑거리가 되었다. 운 좋게도 배를 타고 돌아오는 길에 수 천 마리의 돌고래 떼를 만났다. 매끈한 돌고래들이 배 주위를 둘러싸고 같은 속도로 수영하는 모습이 마치 영화의 절정 같았다.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벅차오르는 아름다운 여행이었다. 다시 한 번 꼭 가보고 싶다.

김예진 / 산경 08


수상 인명구조원에 도전하다

 

▲훈련 후 단체사진
복학 후 1년, 10kg이나 불어난 몸무게를 감당하지 못해 이번 여름방학에 시작한 운동들은 수영과 실내 암벽등반이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배우고 약 10여 년 하지 않았던 수영을 다시 시작했고, 전부터 항상 배우고 싶었던 실내 암벽등반(스포츠 클라이밍)을 시작하여 즐겁게 운동하면서 다이어트할 수 있었다.

 

여느 때와 같이 수영장에 갔던 필자는 “전방에 익수자 발견!”이라고 외치며 물에 뛰어드는, 붉은 십자모양이 그려진 하얀 수영모를 쓴 무리를 발견하게 되었고, 그것이 언젠가 꼭 도전하리라 결심했던 수상 인명구조원 강습임을 곧 알 수 있었다. 그래서 부리나케 대한적십자사 홈페이지에서 강습일정을 찾아보았다. 8기로서 접수를 마친 필자는 자유형 100m와 평영 100m를 4분 30초 내에 주파하는 첫날 테스트를 무난히 통과한 후에서야 수상 인명구조원을 향한 도전을 시작할 수 있었다.

수영 조금 한다는 사람이 밖에서 봤을 때에는 그다지 어려울 것 같지 않은 강습이었는데, 막상 시작된 강습의 강도는 상상을 초월했다. 제대 이후 처음으로 듣는 “오와 열”, “주목”, “좌우로 정렬” 등의 복창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식사시간도 따로 없이 하루 7시간씩 수영장에서 진행되는 강습과, 3~5시간씩 걸리는 자필 숙제는 마치 훈련소에 다시 들어간 느낌이 들 정도였다.

선착순 80명 접수를 받았지만 첫 날 나타나지 않은 16명과 테스트에 탈락한 14명을 제외한 50명만이 강습을 시작했다. 그런데 강습이 시작되고 수영선수 출신 둘을 포함한 12명이 중도 하차했고, 일정의 반 정도가 지나자 38명의 교육생만이 남게 되었다. 강습 마지막 날에는 필기시험과 함께 수료 검정이 이루어졌고, 구조하기를 포함한 모든 교육 내용을 테스트했다.

강습 동기들 중 반 정도는 체육 관련 학과 대학생들이었지만, 나머지 사람들 중에는 7살 난 아들과 물놀이를 갔다가 문득 아들이 빠졌을 때 구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을 갖게 되어 도전하신 큰형님에서부터 동대문에서 옷 장사하시는 형님까지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강습은 끝이 났지만 아직 자격검정을 남겨두고 있다. 강습을 수료한 사람에게만 일 년 동안 치를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 자격검정을 통과해야만 정식 자격증을 받게 되기에 아직도 마음을 놓아서는 안 된다. 자격검정까지 무사히 통과하여 보람찼던 이번 여름방학을 마무리하고 싶다.

박준형 / 전자 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