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엿보기] 디지털 시대에 맞는 ‘정보공유’ 개념 재정립 필요
[문화 엿보기] 디지털 시대에 맞는 ‘정보공유’ 개념 재정립 필요
  • 곽근재 기자
  • 승인 2001.03.2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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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음악파일 공유 사이트인 소리바다(www.soribada.com)의 지적재산권 침해 논란을 둘러싸고 ‘오프라인’상의 음반산업협회와 ‘온라인’상의 네티즌들 사이에 대립과 충돌은 갈수록 거세어져 가고 있다.

정보의 공유라는 인터넷의 기본적 의의 차원에서 네티즌 입장과 저작권 침해라는 법적 대응으로 맞서려하고 있는 협회 입장은 서로 물러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 연방지방법원은 지난해 7월 미국음반협회가 저작권 침해를 이유로 냅스터를 제소한 사건에서 협회측 손을 들어줬으며 항소에서도 역시 음악파일 배포중지 명령을 내렸다.

우선 소리바다가 ‘저작권 침해의 범법자인가, 정보의 자유화를 이끄는 전도사인가’에 대한 답은 접어두고서라도 정보공유에 대한 문제는 항상 ‘Copyright’라는 현실적 대응과 팽팽히 맞서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정보의 공유에 관하여 Copyright에 반하는 Copyleft는 쉽게 말해 Copyright를 반대하는 주의에 서있는 입장이다. Copyright의 ‘right(권리)’를 풍자하기 위해 그리고 반대하기 위해 사용한 ‘left’라는 단어는 저작자의 의도를 담고 있는 원문의 내용을 크게 왜곡하지 않는 범위에서 자유로운 배포와 이용이 허용된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right의 본래의 의미를 완전하게 반대하는 입장인, 저작권을 반대하거나 스스로 저작권을 포기하는 뜻이 담겨져 있지는 않다. 다시 말하면 저작권을 크게 분리하는 저작재산권과 저작인격권의 두 가지 중 경제적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권리인 저작 재산권에 반대하는 입장에 서 있는 것이다. 즉 경제적인 반대급부를 목적으로 저작물을 제한하는 것을 반대한다.

이같은 입장에 서 있는 가장 대표적인 것은 ‘GNU선언’이다. GNU선언 이란 컴퓨터 사용자 모두가 소프트웨어의 발전을 지향하며, GNU선언 사항에 작합한 조건 아래서는 어떠한 정보 매체에 의한 본문의 전제나 발췌를 허용하자는 것이다. 그리하여 중복작업의 소모적인 비효율성을 피해 기본적 인프라 위에 자신의 성과를 더해나가는 데 그 바탕을 둔다. GNU는 개작, 배포에 대한 권리가 인정되고, 제한되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모순적이면서도 타당한 저작권이 인정되는 소프트웨어로 소개되고 있다. 그들이 생각하는 정보공유의 문제는, 그 중에서도 현실공간에서 벗어난 공간상의 문제에서는 현실보다 폭넓게 인정되는 것을 넘어간 공개적 차원으로, 그 위치를 달리한다.

그러나 이같은 생각들이 사람들로부터 끊임없이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컴퓨터가 급속적으로 발달하고 인터넷 통신망이 초고속으로 변해가면서 정보의 공유는 필연적으로 발생한다는 것과 정보를 독점적으로 공유하여 상업적 이익을 노리는 것은 정보공유라는 대세를 막는 것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보편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정보를 판매하는 사람들이 사용자를 구분하여 그들 위에 군림하고, 사용자들의 정보사용에 제한을 걸어 사용자간의 결속이 깨지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극단적으로 저작권을 파괴하자는 운동은 지적재산권의 침해에 불과하다. 정보에 대한 원형을 그대로 보호하는 범위 내에서 배포되고 저작자의 인격이나 명예를 보호하기 위한 권리인 저작인격권이 지켜지는 상황에서 공유가 허락되어야 한다.

막대한 비용을 들여 공기를 생산하는 우주 정거장에서는 각각의 개인이 호흡하는 공기에 대해 리터 단위로 요금을 지불하기 위해 개인 자신이 계측기가 달린 방독면을 밤낮으로 쓰고 있어야 하고 마스크를 벗는 불법을 행하는 것을 어디서나 지켜봐야 하는 비효율적인 방식을 타당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정거장 안의 공기처럼 정보라는 인위적 가치는 만들어질 때부터 유통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