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곡골 목소리-불현듯 코를 찌르는 담배냄새와
지곡골 목소리-불현듯 코를 찌르는 담배냄새와
  • 김경연 / 생명 08
  • 승인 2009.05.20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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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에 펼쳐진 꽁초들의 향연

최근 포스비 등 학생들의 여러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흡연자들의 무책임하고 개념 없는 흡연행위에 대한 비판 글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이 글들에는 비흡연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으며 흡연을 비판하는 댓글들의 레이스가 펼쳐졌다. 그 상황을 보고 있자면 현재 담배를 끊은 상태인 나까지도 왠지 모를 죄책감이 느껴진다.
흡연에 의해 다른 사람들이 피해를 입는 것에 대한 일차적인 책임은 당연히 그 행위를 저지른 흡연자들에게 있다. 하지만 흡연자들을 일절 배려하지 않는 학교의 정책이나, 흡연행위에 대한 규정을 강제하는 단체가 없다는 점 역시 이러한 행태를 부추기고 있다.
RC 기숙사의 경우 다른 기숙사와 달리 13층의 고층건물이며, 남자용 엘리베이터는 하나뿐이다. 이로 인해 흡연자는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고, 규정을 강제하며 감시하고 있는 단체가 없다는 이유로 많은 흡연자들은 규정을 어기고 베란다로 향하게 된다.
일반기숙사라고 해서 규정이 잘 지켜지는 것은 아니다. 화장실과 베란다는 이미 흡연자들의 아지트가 되었다. 또한 대부분의 흡연자들이 기숙사 입구에서 출입자들을 향해 연기를 뿜어내고 있다. 이로 인해 기숙사 입구 주변의 방은 온통 담배연기로 가득 차 부모님의 방문 시 “여보, 철수가 담배를 피나 봐요”라는 심각한 오해를 낳을 소지가 보인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할 대책으로는 기숙사 내에 ‘흡연실’을 마련하는 것이 있다. 특정한 장소를 ‘흡연실’로 정하여 환풍 시설을 설치하면 흡연자는 이 공간 내에서 흡연자 간의 묘한 동질감을 느끼며 즐거운 흡연을 할 것이며, 비흡연자는 역시 담배꽁초도 눈에 띄지 않고 담배 냄새도 사라져 쾌적한 기숙사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길바닥에 담배꽁초가 널브러져 있는 거리는 쓰레기통을 기숙사 근처 여기저기에 배치함으로써 해결 가능하다. 이로 인해 담배꽁초도 눈에 띄지 않고 더불어 흡연자들의 아지트가 기숙사 입구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할지도 모른다. 흡연자들 역시 기숙사 입구 앞에서 받는 비난 섞인 눈초리가 달갑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간단하고도 강력한 방법 중 하나는 흡연자들을 위한 흡연동을 만드는 것이다. 이 방법이 시행된다면 바람에 날리는 연기를 제외하고서는 쾌적하고 상쾌한 기숙사 생활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그렇게 될 경우엔 흡연을 즐기는 교수님이나 직원분들을 위한 시설을 세울 수밖에 없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