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단상] 베를리오즈 탄생 200주년
[문화단상] 베를리오즈 탄생 200주년
  • 류정은 기자
  • 승인 2003.06.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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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리오즈 탄생 200주년 - 새로운 음악 형식의 탄생

음악 속 그의 속삭임을 들어보라

어떻게 하면 음을 기교적으로 구사하여 순수한 예술성을 뽑아낼 수 있을까라는 것이 화두였던 음악계에 새로운 관점의 음악이 나타난 것은 프랑스의 유일한 교향곡 작곡가 베를리오즈를 전후한 일이었다.

근대의 음악이 음의 구성과 기교를 표현하는 것에 관심을 쏟고 있었다면, 그는 인간의 감정이나 문학, 회화 등의 다른 예술표현을 음악적으로 재구성해보려는 첫 시도를 했다. 작곡가의 시적 감상과 감정을 구체적인 것에 의탁한, 이야기 있는 음악인 ‘표제음악’을 창시한 것이다. 환상과 상상력으로 사랑의 아픔을 표현한 그의 대표작 <환상교향곡>의 레퍼토리를 살펴보면 그의 이야기, 한 여인에 대한 사랑이 음악 속에 어떻게 녹아있는지 ‘표제음악’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의 음악사적 공헌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낭만파 사조의 음악가답게 자신의 음악을 풍성하게 표현하기 위해 관현악을 구성하는 개개의 악기들의 특성을 살리는 데에 관심을 기울였다. 그의 저서인 <근대의 악기법과 관현악법>에서도 그러한 그의 관심을 잘 읽어볼 수 있다. 그는 ‘관현악기가 그의 손에서 다루어질 때는 갑자기 찬란하게 빛난다’라는 극찬을 받고 있다. 그의 음악 속에서 두드러지는 금관 악기의 음색은 그의 음악을 한층 외향적이고 풍부하게 만든다.

또한 그는 관현악 규모의 확대 실현을 위해 애썼다. 그가 활동하던 1830년 당시에는 오케스트라의 단원이 30명이 넘는 것이 흔한 일이 아니었으나 그는 1825년, 이미 150명의 단원으로 구성된 오케스트라를 편성한 적이 있었다. 이에 만족하지 않고 그는 현악부문 242명, 하프 30대, 호른 16개, 갖가지 타악기로 구성되는 총 467명의 초대형 오케스트라 편성을 구상해왔다. 이것 역시 그의 화려한 표현력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었으며 풍부한 악기의 특색을 과감히 살려보고자 하는 그의 의지의 발현이었다. 한편, 초대형 오케스트라의 편성은 자연스럽게 곡을 시연할 장소를 요청했고 그것은 극장 발전에의 공헌으로 이어졌다. 그는 새로운 오케스트라의 창시자이기도 한 것이다.

새로운 관점으로 음악을 접근하여 많은 후배 작곡가들에게 신 패러다임을 전수해 준 그이기에 올해, 그의 탄생 200주년을 맞아 음악계는 분주하다.

파리 오케스트라, 런던 심포니는 2000년부터 베를리오즈 연속 기획을 진행 중이며 영국 런던 잉글리시 내셔널 오페라는 1월 27일부터 6월까지 5시간짜리 서사오페라 <트로이인>을 공연 중이다.

또한 5월 4일부터 6월 19일까지 빈에서 열리는 국제 음악제에서 비엔나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베를리오즈 연주가 있으며 그의 탄생 200주년을 맞아 가장 의미있게 치러지는 행사인 그의 유해 이장식은 6월 21일 파리 오케스트라의 <장송과 승리의 대교향곡>이 가두 연주와 함께 치러진다. 런던 프롬스 축제에서도 슈투르가르트 남서독일 방송교향악단(지휘 로저 노링턴)이 8월 17일 오페라 ‘벤베누토 첼리니’ 전곡을 콘서트 형식으로 상연한다. 또한 그의 정식 200회 생일인 12월 11일에는 파리 샹젤리제 극장에서 프랑스 국립교향악단(지휘 존 넬슨)도 오페라 <벤베누토 첼리지>를 콘서트 형식으로 상연할 계획이다.

독일 쪽으로 치중된 국내 클래식계에서도 3월 28일 수원시향(지휘 박은성)의 교향악축제에서 <환상교향곡>과 <로마의 사육제 서곡>이 연주되었다. 또한 이번 달 29일에는 프라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캐나다 토론토 필하모닉 음악감독인 케리 스트래턴, 비올리스트 오순화씨가 함께 ‘어느 예술가의 생애’라는 제목으로 예술의 전당에서 베를리오즈 콘서트를 연다. 이 공연에서는 서사오페라 <트로이인>을 재구성한 <트로이인 모음곡>과 <환상교향곡>, <로마의 사육제 서곡>, <이탈리아의 해롤드>가 상연된다. 9월 26일 부산시향의 <해적서곡> 연주, 10월 10일 <로미오와 줄리엣> 중 러브신 연주에서도 그를 만날 수 있다.

국내에서 공연 뿐 아니라 음반으로도 그의 명연주를 들을 수 있다. 베를리오즈 해석의 권위자, 콜린 데이비스 경이 녹음한 베를리오즈의 관현악, 오페라, 종교음악 전곡 음반이 24장의 CD로 구성되어 국내에 출시되었고 가을 즈음에는 수원 시향에서 베를리오즈로 꾸민 CD를 출반할 예정이라고 한다.

올 여름, 음악 속에 흐르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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