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공대에서의 성, 성문화
포항공대에서의 성, 성문화
  • 정리 류정은 기자
  • 승인 2003.04.1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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性, 스스럼없이 이야기해보자!


양지성 (이하 성) 일단 ‘성’에 관련된 담론이 시작되면 싸움으로 번지기 쉽고 익명성이 없는 공간에서는 담론의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는 것이 학교의 분위기인 것 같다.

이재윤 (이하 윤) 주변에서 캠퍼스 커플들의 애정표현을 자주 볼 수 있고 예전과는 달리 캠퍼스 커플이라는 것을 숨기지 않는 것을 보면 이성 관계에 있어서도 많이 개방적이 된 것을 느낀다. 분위기 자체가 많이 달라졌기 때문에 예전보다는 ‘성담론’의 분위기도 좋아진 것 같다. 남학생들간에는 우선 성에 대한 피해의식이 없기 때문에 성적인 이야기를 종종 한다.

양현진 (이하 진) 포스비에 올라오는 글을 보면 공식적인 성담론이 이루어진다기보다는 대다수의 남학생들에 의해 여학생들이 대상화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윤 ‘성담론’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한다면 여학생들은 왜 성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을 꺼려 한다고 생각하는가?

이지은 (이하 은) 두가지 이유를 생각해볼 수 있다. 우선 자기검열차원에서 성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에 조심스러울 수 있다. 또 여성이 성적인 이야기를 공공연하게 하는 것에 대해서 억압적이고 보수적인 사회 분위기를 그 이유로 들 수 있겠다.

정민선 (이하 정) 간혹 남성의 성담론은 자랑스러운 것으로, 여성의 성담론은 소위 ‘까졌다’는 인식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진 여성학시간에 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보니 여성들의 성담론을 나쁘게 보거나, 스스로 부끄러워하는 경향성이 나타났다.

최김용상 (이하 최김) 여성들 사이에서는 성적인 이야기를 나누지 않는가?

진) 아주 친한 사이인 경우라면 모르지만 성을 소재로 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드물다. 그것 역시 여학생들의 자기검열이 그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생각한다.

윤 ) 꼭 성적인 이야기가 이루어지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나?

진) 그러한 분위기를 인위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필요해서 이야기할 때의 부정적인 인식은 없어져야 한다. 실제로 남학생들의 사담과 같은 소재로 여학생들이 이야기하는 것은 꺼려진다. 여학생들간에 이야기가 이루어진다면 소재나 방법적인 면에서는 남학생들과 좀 차이가 나게 될 것이다.

윤) 여학생들이 성담론에 소극적이게 되는 이유가 우리 학교이기 때문에라고 생각하지는 않나?

진) 학교 안에서든 밖에서든 굳이 구별을 두지 않더라도 여성의 성담론의 정도나 인식은 비슷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 학교는 남성의 수가 많아 남성중심적인 문화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여성들이 남성들의 성담론을 들을 기회는 많다. 그것이 일상화되어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둔감하게 반응하게 될 때도 있고 그냥 넘어갈 때도 있다.

류정은 (이하 류) 우리 학교는 기숙사 생활을 한다. 그만큼 남학생과 여학생간의 물리적 거리가 좁다고 할 수도 있는데 그런 상황에 비해서 서로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은 것 같다. 성지식이 부족한 사람도 꽤 있으며, 음성적인 경로로 성지식을 접하게 되서 문제가 되기도 하는 것 같다. 이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한 예로 피임지식에 관한 이야기를 해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정 중요한 문제지만 구성원 대다수에게 아직은 직접 관계되는 이야기가 아니어서 구성원들이 스스로 피임 등에 대해서 이야기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윤) 담론이 필요한 것을 느끼지만 못하는 거라면 직접 문제제기를 하고 행사 준비를 할 필요가 있다. 페미니즘 쪽으로 치우쳐지지 않더라도 그것을 이야기하는 행사가 있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은) 집단적으로 이야기하는 문화를 강요할 수는 없는 문제다. 그렇지만 현재의 분위기는 여성의 성적 농담이 공감을 받지 못하고 파묻혀버리는 상횡이다.

진) 성적 농담의 대상이 주로 여성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스스로 여학생들이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꺼린다. 또 여태 듣고 배운 것으로는 농담할 화제, 소재도 거의 없으며 공공연하게 성적인 이야기를 말하는 분위기 조성도 어렵다. 아까 말했듯이 다른 사람의 시선이 두려워서 소극적이 된다.

성) 80%는 진지함 없는 이야기다. 남학생들 사이에서도 진지한 성담론은 정말 가까운 사람하고만 한다. 웃어넘길 수 있는가의 차이지. 진지함이 있는 대화를 하는 것은 남학생의 경우에도 없다.

은) 일단 장난으로 툭툭 던지는 농담들이 조금만 생각하면 여학생들이 기분 나쁜 것일지 알면서도 하는 것은 정말 매너문제고 개인 문제이므로 강제하기는 힘들다. 성교육 차원의 성담론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분위기에는 공감되는 것 같다. 사회생활하고 결혼할 때도 필요한 것 아닌가.

진) 상식 차원의 이야기는 필요하다. 양성적인 경로로 성적인 지식을 갖추기 힘든 실정이다. 우리가 받은 성교육이라고 해봤자 너무 비현실적이다. 남자와 여자가 만나서 입 맞추는 장면과 함께 하트가 짠 나오고 아기가 나오는 화면을 보여줬다. (웃음) 구체적인 내용을 알 수 있는 교육이 아니니 형식적인 것이라고 밖에는 할 수 없다.

은) 콘돔 사용법을 모르는 남자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류) 지금의 분위기에서는 서로 이야기하는 것이 아직 자연스럽지는 않은 것 같다. 그렇지만 여학생회에서 기획하고 있는 여성학 강의나 학생생활연구소에서의 성교육 강좌 등 특별한 주체에서 준비하는 행사를 통해 좀더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제공되고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시스템 차원의 보조가 이루어져야 할 문제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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