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전리 주상절리 들어보셨습니까?
달전리 주상절리 들어보셨습니까?
  • 문재석 기자
  • 승인 2003.04.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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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백만년전 소중한 유산, 무관심 속에 흘러내린다

포항 달전리의 주상절리는 5각형, 6각형의 감람석 현무암으로 이루어진 돌기둥이 이어져 있는 높이 약 20m, 폭 약 100m 규모의 지형이다. 제주도나 울릉도의 바닷가에 있는 주상절리와는 달리, 내륙지방에 있다는 것과 신생대 제 3기(약 2백만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신생대 제 4기(약 3십만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 다른 주상절리와 다른 학술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1997년 발견 이후 지질학자들 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많은 관심을 가졌고, 지난 2000년 4월에 국가지정 천연기념물 제415호로 지정되었다.

그러나 현재 달전리 주상절리의 관리 상태는 천연기념물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많이 훼손되어 있었다. 이미 오른쪽의 대부분은 무너져 내려 흙이 뒤덮었으며, 상대적으로 보존이 잘된 왼쪽 부분도, 쉴 새 없이 부서져 내려오고 있었다. 조사과정에서 접한 지정 당시 사진에 비해 지금의 주상절리는 그 길이의 1/3 가까이가 정도가 풍화된 모래더미에 묻혀 있었으며, 군데 군데 무너져 내려 바위들이 굴러다니고 있었다. 그나마 윗부분은 나무뿌리가 모두 드러날 정도로 무너져 내려 주상절리의 모습을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유강터널 못미쳐 유강방면으로 우회전 후 자명리 지나서 위치한 달전리 주상절리는 적극적인 홍보나 안내도 이루어지지 않아 찾기도 힘들뿐 더러, 관광자원으로 쓰이고 있는 울릉도나 제주도의 경우와는 달리 방치된 것처럼 7번 국도에서 찾아 들어가는 내내 안내표지판은커녕 인근 주민조차도 그 정확한 명칭을 모르고 있었고, 인터넷을 통해서 약도나 정확한 길 안내를 받기 어려웠다.

포항시는 이 주상절리의 보존을 위해 계획을 세웠다고 하지만 매년 계획을 세웠다는 이야기만 들릴 뿐 시행했다는 이야기는 들리지 않는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될 당시 이곳을 정비해 학생들의 야외 관찰 학습장으로 만들고 시민들에게 공개할 것이라는 계획을 세웠다고 하지만 지금까지도 그러한 것들은 이루어지지 않은 채 비닐을 제대로 뜯지 않은 안내표지만 하나 덩그러니 설치해 놓았다. 관리를 해야하는 포항시도 문제이지만 이를 총괄하는 문화재청의 무관심도 이러한 사태를 악화시키는 한 요인이다.

제주도 해안 기둥 모양의 주상절리가 유명관광자원으로 활용되고 있는 사태와는 정책상의 많은 차이를 보인다. 지금 무너져 내리고 있는 달전리 주상절리는 천연 기념물이라는 지정만 해 놓고 아무런 보호나 보존 조치를 하지 않은 우리나라 천연 기념물의 관리 실태를 보여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주상절리)

화산암, 암맥이나 용암, 용결응회암 등에서 생긴다. 절리는 암석의 틈새기나 파단면으로서, 잘린 면을 따라 일그러짐이 없는 것을 말한다. 절리에는 쪼개지는 방향에 따라 판상(板狀)절리와 주상절리가 있는데, 주상절리는 단면의 모양이 육각형이나 삼각형의 긴 기둥 모양을 이루는 절리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