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촌맺기-장수영, 권성철 입학사정관
일촌맺기-장수영, 권성철 입학사정관
  • 조규하 기자
  • 승인 2009.03.04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잠재력에 가치를 부여하는 역할
- 우리대학에 오게 된 계기는?
장 : 학생들의 성적만을 평가하는 것이 아닌 학생이 자라온 배경 속에서 그들의 잠재력과 소질을 살피는 입학사정관 일에 대해 알게 되었을 때 이 일이 정말 하고 싶다는 생각에 들어오게 되었다. 사실 포스텍은 고교 시절 한 번 와서 공부해보고 싶은 대학이었다.
권 : 노동경제학을 공부하면서 한 개인이 어떠한 과정을 통해 성장하며 사회에 진출하는 과정에서의 교육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미국에서 공부하면서 입학사정관을 통해 입학하고 졸업하면서 이 제도를 겪어보았다. 이 일을 하면서 성장 가능성이 있는 학생들을 발견해내는 것이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서 지원하게 되었다.

- 우리대학 학생들을 평가한다면?
장 : 사회에서 포스텍을 졸업한 친구들을 보면 자신의 분야에 대한 자신감과 실력이 있는 것 같다. 학생회관에서 울리는 피아노 소리를 듣거나 체육관에서 밤늦게까지 운동하는 친구들을 보면 공부뿐 아니라 많은 재능과 에너지를 갖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캠퍼스나 식당 혹은 잔디밭에서 시끌벅적하게 뛰어다니거나 거니는 친구들의 모습들은 거의 못 본 것 같다. 좀 독립적이고 조용한 편이고, 가끔은 늦은 밤까지 연구실에서의 일과에 지쳐 있는 모습도 보인다.
권 : 개인적으로 통나무집에 가서 술을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학생들이 학과나 자기들만의 코드가 맞는 집단에서는 적극적이고 활발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집단을 벗어나면 너무나 조용하고 내성적인 학생이 된다.

- 앞으로 학생들을 선발하게 될 텐데, 마음이 가는 학생이 있다면?
장 : 입학사정관으로서 학생선발에 있어서 개인의 선호나 가치가 개입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포스텍의 특성에 잘 맞고, 이곳의 교육을 통해 지식뿐 아니라 리더로서의 자질을 갖춰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학생을 선발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이쪽 분야(이공계 공부)를 좋아하는 학생을 선발하는 게 필요할 것이다. 어느 분야에 있든 나름의 고비와 힘든 점이 있을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할 때 힘든 상황에 부닥쳐도 견딜 수 있고, 일을 하면서도 즐겁지 않을까?
권 : 현실적으로 고등학생들이 학교공부밖에 할 시간이 없다고 하지만, 개인적으로 다양한 경험을 한 학생들이 있었으면 한다. 솔직히 방학이나 주말에 충분한 자기계발의 시간이 주어지는데도 현실적으로는 못하고 있다. 사회에 나가보면 몰랐던 것도 많고 접해보지 못했던 일들도 많은데, 경험이 있는 학생이 많이 있다면 보고 듣는 것만으로도 교육효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학생들끼리도 서로 모자라는 부분을 채워줄 수 있고, 다양한 경험을 해볼 수 있는 계기를 서로 마련해주었으면 한다.

- 입학사정관으로서의 목표가 있다면?
장 : 학생들을 많이 만나 입학상담을 하게 될 텐데, 학교에 대해 일방적으로 설명만 하거나 입학이 가능한지를 판단하는 사람이 아니라, 학생이 무엇을 공부하고 싶어 하는지, 어떤 재능이나 능력이 있는지를 찾아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모두다 자신만의 장점과 잠재력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는 몇 점을 받았고, 몇 등을 차지했을지와 같은 결과만이 평가의 잣대였다. 하지만 입학사정관으로 있으면서 과정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물어보고 싶다.
권 : 입학사정관이라는 직책이 학생들의 단점을 찾아내서 탈락시키기 위한 ‘심판자’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꽤 많다. 하지만 떨어뜨리는 역할이 아니라 스스로가 생각지 못했던 것을 알려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누구나 장점과 단점을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나의 노력으로 각자가 가지고 있는 단점을 장점으로 바꿔줄 수 있다면 만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