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오름돌 - 비판을 위한 비판
78오름돌 - 비판을 위한 비판
  • 조규하 기자
  • 승인 2009.03.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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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기자 활동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접하다보면 다양한 부분에서 생각지도 못한 문제점을 지적받곤 한다. 비단 개인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작게는 우리대학에서부터 크게는 전 세계적인 문제에 이르기까지 저마다의 만족과 불만족을 가지고 있다. 때로는 하나의 이슈에 대해서도 사람마다 가지는 견해가 천차만별이다. 우리대학의 구성원도 포스텍이라는 대학에 대해서 개개인마다 다른 수준의 만족도를 가지고 있다. 동아리나 학과를 비롯하여 다양한 모임에 참가하다보면 다른 사람들이 우리대학에 대해 가지고 있는 만족뿐만 아니라 불만에 대해서 비판하는 것을 들을 기회가 생기곤 한다. 학생식당 식사의 질에 관한 비판에서부터 대학의 정책에 대한 비판까지, 모임이나 사람에 따라서 그 규모나 성격은 천차만별이다. 물론 이는 자신의 활동분야에서 주로 문제점을 발견하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래서인지 필자가 주로 활동하는 영역에 관련된 비판을 듣다보면 간혹 의아한 기분이 들 때가 있다. 불만을 토로하는 이가 대체 무슨 이유에서 이러한 비판을 하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다. 분명 비판의식이라는 것을 가지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대학의 장기적 발전에 있어서도 구성원들이 느끼는 불편사항을 해결해나가는 것은 필수불가결한 일이며, 이 과정에서 구성원들의 비판을 수렴하는 과정이 포함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땅한 근거도 없이 일단 불편하다고 느끼는 것은 비판부터 하고 보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는 것에 놀라기도 한다. 간단한 예로, 다음과 같은 경우가 있었다. 기숙사의 샤워시설에 문제가 생겼는지 바닥에 물이 고여서 빠지지 않아 샤워를 할 수가 없다는 불만을 가지고 있는 학생이 있었다. 이러한 내용과 함께 그 학생은 왜 샤워시설을 빨리 고쳐주지 않느냐면서, 우리대학은 학생복지에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물론 다른 몇 가지 불편사항이 겹쳐서 이러한 비판을 했을 것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그 학생에게 POVIS와 같은 공식적인 경로를 통해서 학교에 불편사항을 신고했는지 물어보았고, 그런 것은 해본 적이 없지만 학교가 알아서 고쳐줘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대답이 돌아왔다. 필자는 지금까지 식비 인상에서부터 학생회관 및 지곡회관 리모델링, 그리고 장학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학내 이슈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과 의견을 나눌 기회를 가져왔다. 그 중에는 자치단체에 소속되어 이러한 업무를 직접 추진해온 학생들도 있었고, 설문조사에 답변도 하지 않았던 무관심한 학생도 있었다. 필자의 경험상 업무진행과정을 전혀 모르거나 관심이 없는 학생으로부터 비판을 위한 비판을 많이 들을 수 있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아마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전국의 1%라는 소수영재로서 우리대학의 학생들이 자신의 불편사항을 스스로 해결하지 못한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겠는가. 비단 우리대학뿐만 아니라 기업이나 국가와 같은 사회에서도 이처럼 비판을 위한 비판을 종종 찾아볼 수가 있다. 많은 경우에 불만사항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모르거나, 알더라도 시도조차 하지 않으면서 문제가 해결되기만을 기다리곤 한다. 때로는 같은 불편함을 겪는 누군가가 문제를 해결해주기를 기다리기도 한다. 마치 스스로 밥을 떠먹지 못하는 어린아이처럼. 사회의 리더가 되고자 하는 포스테키안으로서 비판을 위한 비판을 지양하고, 불만사항을 스스로 해결해나갈 수 있는 모습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