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 이길호 기자
  • 승인 2009.0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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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의 새해가 밝았다. 사실 끝없는 하나의 평행선을 토막 내어 이것과 저것을 나누는 것이 그다지 큰 의미가 있는 일은 아니지만, 그리고 무한개의 동일한 조각중 하나의 특정한 조각에만 더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도 그다지 현명해 보이는 일은 아니지만, 많은 이들에게 1월 1일은 어떤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것 같다. 1월 1일은 지나간 과오, 지나간 후회, 지나간 미련, 이런 것들을 잊어버리고 새로운 각오, 새로운 계획,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새롭게 시작할 계기를 주는 듯싶다. 하지만 사람의 결심이란 것은 얼마나 하찮은 것인가?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달성하지 못한 2008년의 계획을 숫자만 바꿔 2009년의 계획으로 만들 것인가? 또 얼마나 많은 새로운 계획들이 작심삼일의 법칙 아래 간단히 깨어져버릴 것인가? 핑계 없는 무덤은 없다고, 누구에게나 ‘사정’은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어떠한 변명도 결국은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한 자기합리화일 뿐이다. 그러고 보면 모든 계획을 세운 그대로 달성하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한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미래를 알지 못하는 우리들은 처음부터 정해진 항로대로 올곧게 나아갈 수가 없다. 그 경로에는 필연적으로 수정과 개선이 수반된다. 중요한 것은 계획을 한 번 지키지 못했을 때, 애초부터 계획을 세우지 않았던 것처럼 무시해버리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좌절과 후회, 심지어는 자학의 단계를 거쳐서라도 계획에 수정을 가하여 새로운 경로를 설정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1월 1일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인가? 새해 첫날은 적어도 자신의 계속되는 실패에 질려 이젠 계획을 세우는 것조차 귀찮아하던 우리에게 다시 한 번 새로운 계획을 세울 계기를 제공해준다. 그러나 새해 첫날이 우리에게 주는 것은 이러한 자극,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결국 우리들의 휘황찬란한 신년 계획들은 머지않아 곧 깨어지며, 기존의 나태하고 무질서한 생활로 금세 돌아가고 말 것이다. 이미 우리의 세포 구석구석 각인되어있는 습관은 우리가 기존의 혼돈 속에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우리를 굳건히 붙들 것이다. 이러한 악순환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은 변화의 필요를 깨닫고 단칼에 결단하여 실행에 옮기는 것이다. 습관이란 결코 점진적으로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이 변화의 필요는 결코 어느 누구도 도와줄 수 없다. 반드시 스스로 깨우쳐야 한다. 그리고 자칫하면 관성에 의해 변화의 필요를 스스로 지각하지 못한 채 더욱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 수 있기에, 무엇보다도 항상 경각심을 갖고 스스로에게 깨어있어 언제나 스스로 성찰하는 자세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1월 1일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