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학생들에게 ‘국어’ 공부 장려를
포스텍 학생들에게 ‘국어’ 공부 장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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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1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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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는 단순히 ‘국어’라는 학과목을 위한 단어가 아니라고들 한다. 자신이 남에게 알리고자 하는 바를 가장 효율적이면서도 설득력 있게 알리는 능력은 국어 능력에서 출발하며, 이는 인문사회 계통의 사람들에게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인간 사회보다는 자연과 사물을 대상으로 업무 또는 연구를 수행하는 이공(理工)인들에게도 자신의 업무나 연구 결과를 알리는 주요 수단은 논문이라는 ‘글’과 발표라는 ‘말’이다. 따라서 글짓기와 말하기의 근간을 이루는 국어 능력은 포스텍의 학생들과 같은 이공인에게도 업무나 연구 못지않게 중요한 개인 능력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공인에게 있어서 국어는 수능을 대비해야하는 학과목의 한 부분이거나 자연스럽게 생활을 통해 배우는 생활 습관의 일종일 뿐, 특별히 강조되어야 할 능력 계발의 대상이 아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필자 역시 40여 년의 기간 동안 이공인으로서 교육받고 생활하면서 국어 또는 글쓰기와 발표하기에 대해 특별히 교육을 받거나 개인 능력의 발전 방안을 체계적으로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국어’에 대한 이러한 인식은 현재 고등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있는 포스텍의 학부생과 대학원생들에게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포스텍에서 학생들, 특히 대학원생들을 지도하면서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부분 중의 하나는, 많은 학생들이 열심히 수행한 연구 결과를 놓고도 이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 결론의 유도, 효율적인 결과의 전달 능력에 있어 미흡함을 보이고 이를 개선시키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와 같은 어려움에 대해서는 많은 교수님들이 동감을 표시할 것이다. 글쓰기와 발표 능력의 부족은 최근 “특목고 출신 유학생들이 미국 유학을 중도 포기하면서 겪었던 가장 어려웠던 부분이 글쓰기(에세이 작성)였다”고 보도된 사실로 보아 이공계 학생들에게만 해당되는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전문가들 역시 이러한 문제점의 원인을 전반적인 한국의 주입식교육 행태에서 찾고 있다. 미국의 우수 대학들이 신입생을 선발할 때 활용하는 중요한 개인 능력 판단 기준의 하나가 ‘에세이 작성’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최근 입시사정관제 도입을 채용하기 시작한 한국의 많은 대학에서도 ‘글쓰기’ 능력을 학생 잠재력 판단의 중요한 기준의 하나로 활용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교육열에 있어서 세계적 수준인 ‘강남 엄마’들은 최근에 영어보다 국어교육에 비중을 두고 있다는 신문기사도 자주 접하게 된다. 중요한 것은, 언제 어떠한 목적으로 활용이 되건 간에 글쓰기와 말하기 능력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데 있어서 개개인의 능력을 평가받는 중요한 수단이 되어가고 있으며, 또한 개개인이 가진 능력을 효율적으로 남에게 알리는 중요한 수단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소수정예의 글로벌 리더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 포스텍에서 그 학생들의 글쓰기 말하기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실제로 포스텍 교육과정을 살펴보면 교양필수 과목으로 ‘글쓰기’ 과목을 이수하게 되어 있고, 이 과목을 특정 기준 이상으로 이수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고급 작문’ 과목을 교양선택 과목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들 외에 ‘발표와 토론’ 과목을 통해 토의토론 교육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정규 과목뿐만 아니라 각종 특강, 워크숍, 리더십 개발 프로그램 등을 통해 다양한 ‘글쓰기’와 ‘말하기(presentation skill)’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부 학생들은 필수과목인 ‘글쓰기’ 과목을 하나의 학과목으로서 이수하는 데 그치고 있으며 그 이상의 교육 프로그램을 접한 학생들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학생들은 ‘글쓰기’와 ‘말하기’ 능력에 있어서 커다란 개인별 차이를 보인다. 이 중 상대적으로 우수한 능력을 가진 학생들을 대해보면 개인적으로 ‘국어’ 공부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실제로도 학부대학원 과정에 상관없이 학교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들 중 다수는 처음부터 ‘국어’ 능력이 좋았던 것은 아니고,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능력이 향상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이는 학교에서 제공하고 있는 다양한 ‘국어’ 교육 프로그램이 상당히 우수하게 제 기능을 발휘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글쓰기와 말하기라는 ‘국어’ 능력이 우리 사회에서 새삼 개인적 능력 평가 및 발휘의 키워드로 떠오르며, 또한 학생 지도를 통해 이를 절감하고 있는 시점에, 보다 많은 학부대학원의 학생들에게 ‘국어’ 능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교육프로그램에의 참여를 권장함으로써 우리의 학생들이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십분 평가받고 또한 발휘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노력해야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