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
  • 이상현 기자
  • 승인 2008.1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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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국제화
▲ 더 타임즈지의 2008 대학평가 결과
대학 국제화란?

학내 인적자원의 국제경쟁력 제고 전략 국제화가 대학가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전국 4년제 대학 201개교를 대상으로 한 조사(최정윤, ‘고등교육 국제화 지표 및 지수 개발 연구’)에서는 약 66%의 대학이 국제화 목표를 수립했으며, 규모가 큰 대학일수록 국제화 목표를 수립한 빈도가 높아졌다. 서울대는 최근 대외협력본부를 대외협력처와 국제처로 나누어 격상시켜 국제화 관련 업무를 강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노컷뉴스 7월 20일자). 이와 같은 국제화 전담기구는 사실 서울 소재 사립대학에서는 이미 준비된 것이다. 이렇듯 대학 국제화는 유행을 넘어 하나의 흐름으로 정착하고 있다. 대학 국제화를 한마디로 깔끔하게 정의하기란 어렵다. ‘대학 국제화란 어떤 상태를 말하는 것이며, 무엇을 위해서 추진되는가?’에 대해서 전문가들 간에 합의된 견해가 없기 때문이다 (최대권, ‘대학 국제화의 현황과 전망, 대책에 대한 토론 원고’). 대학의 국제화 수준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흔히 등장하는 영어강의 비율이나 외국인학생 비율 등이 그 수준을 모두 말해주진 못한다. 심지어 국제화 수준을 평가하는 방법 역시 다양한데다가 그 방법마다 세부적으로 정해진 기준이 매우 넓은 범위에 걸쳐 있어, 한마디로 뭉뚱그리기는 요원해 보인다. 이에 대해 한국교육개발원 최정윤 연구원은 “대학의 국제화는 세계화의 대응 방식으로서 대학 내 인적자원이 국제적 통용성이 있는 지식과 기술을 갖추도록 하는 모든 전략적 실천 과정이다. 이를 위해 국제화가 추진되는 영역은 인적자원의 교류 확대, 인적자원 교류가 원만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인프라의 구축 및 제도조직 개편, 교육 및 연구 프로그램 교류의 확대, 캠퍼스 내 국제화된 문화의 정착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라고 국제화 개념을 설명했다. 한편, 각 대학마다 고유의 교육이념을 가지고 그를 실천해가는 과정에서 국제화라는 것을 획일적으로 추진하려고 하는 현상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국제화가 가져올 결과가 어떤 것인지 충분히 검토해보지 않고 맹목적으로 흐름에 동참하는 것에 대한 비판이다. 종합해보면, 대학의 국제화는 세계화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각 대학의 고유한 입장에 맞게 생존 혹은 발전전략을 수립하여 수행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정연수 기자 yeonsu00@


지표로 본 우리대학

국제화 경쟁대학에 비해 심각하게 밀려 현재 여러 기관에서 세계 각국의 대학에 대한 평가를 내려 순위를 매기고 있다. 언론기관으로는 대표적으로 국내의 중앙일보 대학평가와 세계적으로 영국 ‘더 타임스’지의 평가가 있다. 언론뿐만 아니라 중국의 상해교통대나 스페인의 국립연구회의 등 여러 대학이나 기관에서도 대학평가를 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가장 공신력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 대학평가는 더 타임스지와 QS(Quacquarelli Symonds)가 공동 진행하는 ‘세계대학평가(Times Higher World University Rankings)’이다. 더 타임스의 2008년 대학순위에 따르면 서울대가 공동 50위, KAIST가 95위, 그리고 우리대학이 공동 188위이다. 동료학자 평가(Peer Review)에서 서울대는 97점의 높은 점수를 받았으나 KAIST는 76점, 우리대학은 37점을 받았다. 또한 채용담당자 평가(Employer Review)에서도 서울대 65점, KAIST 53점에 비해 낮은 34점을 받았다. 이 두 가지 기준은 일종의 해외인지도로서 각각 전체 평가의 40%와 10%를 차지할 만큼 중요한 요소이며, 국제화에 있어서 간접적 지표로 사용할 수 있다. 이 두 가지 기준뿐만 아니라 외국인 교수 비율과 외국인 학생 비율 역시 국제화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으로 사용된다. 이 경우 서울대는 각각 23점과 37점을, KAIST는 48점과 36점을, 우리대학은 52점과 19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233위였던 우리대학의 순위가 188위로 45계단 상승한 것은 분명 좋은 현상이지만, 이처럼 국제화에서 여전히 서울대와 KAIST에 비해 부족한 면을 보인다. 두 평가점수의 합이 서울대 162점, KAIST 129점인 데 비해 우리대학은 71점으로 두 대학에 비해 심각할 정도로 낮은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KAIST의 경우 작년에 비해 점수의 합이 40점이나 상승하여 100위권 내로 진입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국내에서 진행되는 중앙일보 대학평가의 경우 우리대학이 KAIST와 1, 2위를 놓고 경쟁하는 상황이며, 1995년부터 2008년까지 14년간 두 대학이 1위를 똑같이 7회씩 차지하였다. 특이할 점은 이 평가에 2006년부터 국제화가 하나의 기준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국제화를 평가하는 데 사용되는 기준으로는 △외국인 교수 비율 △외국인 학생 비율 △해외파견 교환학생 비율 △국내방문 외국인 교환학생 비율 △영어강좌 비율이 있다. 이 지표에서 드러난 우리대학의 국제화도 역시 심각하다. 지난 2007년에는 국제화에서 홍익대경희대와 공동 16위를 차지했으며, 올해는 비교적 나아진 10위였다. 그러나 KAIST가 총점 48점을 받은 데 반해 우리대학은 22점밖에 받지 못했으며, 모든 기준에서 KAIST에 심각하게 밀리고 있다. 특히 2006년에 비해 2007년에는 해외파견 교환학생 비율을 제외하고 네 가지 기준에서 모두 순위가 낮아졌으며, 올해 순위를 소폭 회복했지만 여전히 2006년에 비해 순위가 낮다. 물론 지속적인 노력에 의해 실제 수치는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하지만 순위가 이렇게 낮아진 이유는 다른 대학의 노력에 비해 우리대학의 노력이 부족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 타임즈와 중앙일보 평가에서 모두 외국인 학생의 비율이 낮은 것을 알 수 있다. 현재 외국인 학생을 유치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그 비율이 늘어나지 않는 것은 외국인 학생이 들을 수 있는 강의의 수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대해 최학순 기획예산팀장은 “국제화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는 영어강의의 확충이라고 생각하며, 대학에서도 이를 공감하고 있다. 현재 영어강의를 의무화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영어강의의 비중을 학부 70%, 대학원 100%까지 늘리고자 한다. 물론 교수와 학생 모두에게 많은 부담이 될 것이지만, 세계유수의 대학이 되고자 하는 데 있어서 필수적인 사안인 만큼 함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영어강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조규하 기자 jgh0812@


피부로 느끼는 우리대학 국제화

다양한 프로그램과 인식 개선 필요 구성원들이 피부로 느끼는 우리대학의 국제화는 어떠한지 알아보기 위하여 외국인 교수·연구원·대학원생과 해외에 단기유학 중인 재학생들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현재 해외에 단기유학 중인 재학생(이하 유학생) 대부분은 우리대학의 국제화가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외국인들과 1:1로 만날 기회가 거의 없어 전반적으로 한국인들과 외국인 간의 괴리감이 크다고 했다. 캐나다에 유학 중인 한 학우는 유학중인 학교의 국제 페스티발, 교환학생을 위한 영어 튜터(tutor) 및 교환학생과 현지 학생이 1:1로 친해질 기회가 있는 ‘그림자 프로그램’ 등을 예로 들면서 우리대학에서도 국제구성원들끼리의 교류를 확대하기 위해서 이러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우리대학에 ‘캠퍼스 생활영어’라는 과목이 있지만, 이는 기존의 대학 구성원들이 아닌 방학 동안만 방문하는 외국인들과의 교류를 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대학 자체의 국제화에는 부족한 실정이다. 많은 유학생들은 현재 우리대학의 국제화 수준을 높이기 위해 영어강의의 비중을 높이는 것에 전적으로 동의했다. 하지만 영어는 국제화 교류를 위한 하나의 매개체일 뿐이므로, 진정한 대학의 국제화는 다양한 국제 구성원들이 모여 국제적인 학문의 교류의 장을 만들어, 구성원들의 국제적 의식을 함양하는 데에 더 주력해야 한다고 했다. 현재 우리대학에서 생활하는 외국인 교수연구원대학원생들은 유학생들과 의견이 비슷했다. 이들은 우리대학이 국제화에서 낮은 평가를 받는 이유로 외국인들을 배려하는 최소한의 영어 사용의 부족을 꼽았다. 많은 대학원 세미나와 수업이 한국어로 진행되어, 외국인 대학원생들이 수업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또한 대부분의 프로젝트나 연구주제 역시 한국어로 주어져, 연구나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데에도 어려움을 느낀다고 했다. 이들은 일상생활 부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각종 편의시설과 학과사무실 등의 구성원들이 영어구사 능력이 부족하며, 학내 공지사항이 대부분 한국어로 개제되어 불편함을 느낀다면서, 글로벌 대학이 되려면 이런 작은 면들부터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유학생들과 마찬가지로 대학 자체의 국제화를 위해 외국인들의 구성비율을 좀 더 높여서, 한국인들만의 문화에서 벗어나 캠퍼스에 전체적으로 국제적인 문화와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고 했다. 부가적인 문제로, 대학원생들의 경우 학생들이 생활하기에 넉넉한 장학금 및 연구 환경이 제공되어야 한다고 했다. 실제로 외국인 학생들 중 금전적 문제로 박사과정을 포기하고 다른 나라로 간 학생들도 있다고 했다. 현재 우리대학의 국제화를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단체로 외국인들과 한국인이 함께 모여 생활하는 ‘DICE’라는 국제 기숙사가 있다. 그러나 DICE가 실질적으로 한국인들에 의해 주도적으로 운영됨에 따라 재학생들과 외국인들의 교류가 활발한 편은 아니다. 이남우(기계 02) DICE 회장은 “외국인 중 거의 강제적으로 입사한 이들도 있으며, 한국인이 외국인보다 적기 때문에 이들과 1:1 맨터 프로그램과 같은 활동을 하는 것이 힘들다. 하지만 현재 외국인들의 행사 참가 비율이 점점 늘어나고 있으며, 앞으로는 외국인과 한국인들이 어우러져 참여하는 행사가 점점 증가할 것”이라며 앞으로 외국인과 한국인의 교류가 긍정적으로 변할 것이라고 암시했다. 전반적으로 우리대학의 국제화 수준은 아직 미흡한 점이 많다. 좀 더 국제화된 대학이 되기 위해 영어 상용화도 중요하지만 학내 외국인 비율 증가, 외국인들이 어울릴 수 있는 문화 조성, 한국인과 외국인의 교류 등 다양한 방면에서 국제화를 추진해야 할 것이다. 성주연 기자 sophia89@


우리대학 국제화의 문제점

교육-연구-행정 3박자 고루 갖춰야 이제는 비켜갈 수 없는 것이 바로 세계화·국제화이다. 그렇다면 그 물결 속에서 우리대학은 어떤 점을 놓치고 있는 것일까? 우선은 대부분의 언론기관이 지표로 삼고 있는 외국인 교수의 수와 영어강의에 대해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국제화라는 것을 세계 속의 대학의 경쟁력과 인지도를 높이는 과정이라 정의하면 우수한 외국인 교수를 영입하는 것과 시대의 공용어인 영어를 사용하는 강의는 그 일부분에 해당된다. 대학의 경쟁력 그 자체를 높이는 것은 교육과 연구 그리고 행정이 모두 국제적인 수준에 이르러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언론기관의 대학평가는 이미 연구 부문에서 순위를 따로 매기고 있어, 여기서 사용된 국제화란 말은 단순한 통계를 통한 점수로 머무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신소재공학과 허종 주임교수는 “국제화의 범주가 다른 것은 맞지만, 언론사의 국제화 점수가 낮다는 것은 그러한 부분에 있어서 확실히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라며 “한국어가 공용어가 아닌 점은 아쉽긴 하지만, 지금의 공용어는 영어이다. 훨씬 높게 평가받을 수 있는 연구 부문에서도 영어실력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받기도 한다”고 말하며 교육 부문에서 국제화가 아직 미숙함을 지적했다. 그렇다면 교육을 제외한 분야에서 우리대학의 국제화가 얼마나 이루어지고 있을까? 언론 통계에 드러나지 않는 대학의 행정 부문은 오히려 교육보다 더 미흡했다. 대학 내의 대부분의 공문이나 대화가 한국어로 이루어지고 있다 보니 외국인들은 알 수가 없을뿐더러 행정적인 측면의 것들을 한국인 직원과 영어로 얘기하는 데에 한계가 오는 것이다. 또한 한국인인 교수들에게도 영어에 대한 거부감과 외국인에 대한 불편함이 있긴 마찬가지이다. 상황이 이러하다보니 자연적으로 외국인들은 불편함을 느끼게 되고, 외국인 교수 수도 적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수학과 최영주 주임교수는 “우리 학과 외국인 교수님들만 하더라도 학교의 일상 활동에 불편을 느끼는 것이 보인다”며 “물론 엄청난 연구 실적이 우리대학에 있다면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테지만, 노벨상 같은 실적이 없는 현 상황에서 행정적 측면에서부터 국제화를 이루지 못한다면 외국인이 흔쾌히 우리대학을 선택하진 않을 것 같다”며 행정 측면에서 국제화의 필요성을 얘기했다. 물론 국제화는 이런 눈에 보이는 교육연구행정의 삼박자가 모두인 것은 아니다. 글로벌한 인재에게 필요한 것이 새로운 것을 수용하고 새롭게 생각해볼 수 있는 글로벌 마인드이다. 현재 대학에서는 세계적 학자의 세미나를 여러 차례 개최하면서 학생들이 넓은 세계를 보도록 유도하고 있다. 또한 단기유학, 세계 문화탐방 프로그램 등을 지원하여 학생들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지원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학생 수가 적다보니 그 효과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세미나의 참석이 적을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경우는 질문을 꺼려하여 학생들이 새로운 것을 더 알고자하는 시도가 부족함을 알 수 있다. 화학과 장태현 주임교수는 “대학 차원에서 국제화도 중요하겠지만, 학생들도 현재 제공되고 있는 해외교류 프로그램 등을 활용해서 자기 자신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려는 적극적인 참여 자세가 필요하다.”라며 “피할 수 없는 국제화에서 경쟁력 있는 적극적인 인재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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