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촌맺기] 복지회 최돈순 씨 (청암학술정보관 휴게실 근무)
[일촌맺기] 복지회 최돈순 씨 (청암학술정보관 휴게실 근무)
  • 김현민 기자
  • 승인 2008.1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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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가족처럼 느껴져
도서관 6층 휴게실. 그 곳에는 언제나 웃는 얼굴로 우리를 맞아주는 아주머니가 한 분 있다. 한 번 본 학생들의 얼굴도 잊지 않고 먼저 인사를 건네주고, 이성교제와 관련한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포스테키안이라면 누구나 이 아주머니와 이야기를 나눈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번 취재 계획을 PosB에 게시해서 아주머니께 묻고 싶은 질문을 받았다. 신문사로 날아든 수많은 쪽지들은 아주머니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포스텍과 포스테키안을 사랑하는 최돈순(복지회) 씨를 만나 포스텍에서의 생활과 훈훈한 이야기들을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 포스텍에서 근무하게 된 계기는?
입사하기 전 호텔과 백화점에서 근무했었다. 그리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개인사업을 하게 되었는데, 생각처럼 되지 않아 중단하고 포스텍 복지회에 입사하게 되었다. 현재 만 6년째 근무하고 있다. 지곡에서 산 기간이 오래 되었기 때문에 학교에서 아는 사람을 종종 만나게 된다. 처음에는 부끄럽고 쑥스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지금은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자랑스럽게 일하고 있다. - 주로 하는 일은? 오전 11시부터 저녁 7시까지 일하는데, 음료와 간단한 문구류를 판매한다. 요즘은 휴게실이 많이 더러워서 청소도 겸하고 있는데, 혼자 청소하기가 버거울 때가 있다.

- 학교에서 근무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손으로 다 헤아릴 수 없을 정도지만 하나만 말하겠다(웃음). 올해 한 학생에게 자신의 논문이 실린 ‘우수논문집’과 케익을 선물 받았다. 그 학생은 언제나 같은 시간에 같은 음식을 사가던 학생이었는데, 매점에 들를 때 마다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그런데 그 학생이 졸업을 하게 되었다며 선물을 들고 찾아온 것이다. “힘들고 외로운 시기에 아주머니께서 해 주신 칭찬으로 용기를 얻었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한 것이란다. 지금도 가끔 전화를 하며 소중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또 첸 샤오잉 씨가 보내준 편지를 잊을 수 없다. 첸 씨는 중국에서 온 유학생이었는데, 중국으로 돌아간 후 “아주머니 덕분에 유학생활을 잘 마칠 수 있었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왔다. 지금도 그 편지를 간직하고 있다.

- 늘 학생들에게 따뜻하게 대해주는 것으로 유명한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특별히 잘해줘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지만, 학생들과 오랜 시간 함께 하다 보니 늘 보는 가족처럼 느껴진다. 학생들이 타지에서 공부하느라 힘든 것을 알기에 따뜻하게 안아주고 마음을 나누고 싶다. 학생들은 나의 비타민 같은 존재이다.

- 쉬는 날에는 무엇을 하는지?
중학교 2학년인 막내의 엄마이다. 평일에는 학생들의 엄마로, 주말에는 아이들의 엄마로 열심히 일하고 있다.

- 청암학술정보관 휴게실에서 근무하면서 힘든 점은?
도서관을 이용하는 태도에 문제가 있는 학생들이 많다. 대부분 저학년 학생들인데, 자기가 앉았던 자리조차 치우지 않아 도서관이 쉽게 더렵혀진다. 오늘은 6층 바깥 휴게실이 너무 더러워서 복지회에 도움을 요청해야 했다. 청암학술정보관은 학생들만 이용하는 곳이 아니다. 포스코 직원들과 지곡 주민, 그리고 견학을 오는 사람들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도서관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

- 마지막으로 포스테키안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학습에 쫓겨 살아가는 학생들의 모습이 안쓰럽다. 20대는 두 번 다시 오지 않는 소중한 시간이다. 학생들이 동아리 활동도 열심히 하고, 학교생활을 즐기면서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었으면 한다. 덧붙여 남녀 비율이 맞지는 않지만 연애도 많이 해보면 좋겠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