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에 다시 살펴보는 ‘광자(光子)의 전성시대’
20년 만에 다시 살펴보는 ‘광자(光子)의 전성시대’
  • 권오대 / 전자 교수
  • 승인 2008.1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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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쏘¤광 (노벨로 쏘아올린 작은 광)
포항공대신문은 저널리즘 못지않게 아카데미즘을 중요시하고 있다. 이에 창간 초기에 ‘하이테크’라는 이름으로 과학과 기술의 최신동향을 소개했다. 그중 창간호에서 권오대(전자) 교수는 ‘광자의 전성시대’라는 주제로 ‘탈 디지털’시대의 광통신·광논리회로의 신기술을 소개했었다. 이번 학술 면에서는 20년 전에 살펴본 광자의 전성시대가 이제 어떻게 우리 실생활에 다가왔는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광자(光子)의 전성시대 21세기는 왔는데 광자는 더디게 오고 있다. 빛을 느리게, 또는 세웠다가 보내는 현상의 대발견 때문에 광자의 시대가 더딘 건 아니다. 오히려 그 기술로 빛을 전자처럼 자유롭게 저장하며, 광선의 굴절을 뒤집기도 하고, 빛이 자기 덩치보다도 작은 나노유리동굴을 통과하는 등,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으로 우리를 영원히 놀라게 할 그 전성시대가 밖에서는 ‘성큼성큼’ 안에서는 ‘느릿느릿’ 오고 있지 않은가.
광통신은 이제 6대륙 물길을 휘감고, 내륙으로는 21세기 자동화도로들이 종횡무진 휘감을 것이다. 에너지 위기 속에서도 LED(light emitting diode) 전광판들이 도시의 어두움을 이미 몰아내는 예술로 탈바꿈하고, 2010년부터 유럽은 친환경 LED조명기술로 전환하며 절전의 우리 아파트 숲속에서도 에디슨 백열등과 형광등이 트윈폴리오의 하얀손수건을 흔들 것이다. 태초에 ‘있으라’ 한 빛은 우리의 몸속에도 있을 것이니, 눈 수술을 하다가 유리동굴을 타고 우리의 장 속을 살피는 건 옛이야기, THz 파장의 마술은 살 속을 뚫어보고 양자점(quantum dot)은 뇌속까지 신출귀몰하니 무소부재의 빛은 우리 몸을 ‘어디서나 언제든지(ubiquitous)’ 진단하고 치료하는 영원한 반려자가 될 것이다. 바깥세상과 우리를 연결하는 고속인터넷망은 이미 빛이고, 그 21세기 컴퓨터 역시 양자컴 광컴일 것이다.
이렇게 오는 21세기 광자의 전성시대는 밖에서 온다. 즉 우리도 일부 광기술들을 쓰고 있으나 위에 열거한 몇 가지 원천기술들만 해도 우리 것이 아니다. 반도체 이후 우리 전자산업의 먹거리는 디스플레이라고 하지만 사실 첨단디스플레이 기술의 핵심인 LED광원도 우리 원천기술은 아니다. 그 없음의 하늘을 손바닥으로 애써 막으면서 ‘우리도’ 하고 힘을 쏟아본 90년대 속성 광사업들은 하나둘 슬그머니 사라졌고, 서둘러 씨를 뿌려본 국내 대학 연구들은 그 쓰나미에 대부분 무너진 채 일부 ‘광공학과’ 간판들만 비를 맞는다. Fast come fast go!
우리가 디스플레이 기술이라 할 때는 그건 대부분 구동관련 전자회로 기술이다. TFT(thin film transistor) 회로기술들이 대표적이다. 그것은 광원이 즉 빛이 있은 후에 필요한 부수기술이다. LCD(liquid crystal display)도 마찬가지, LC는 독일·일본에서 수입하고 우리는 D에 관련한 TFT를 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 부수적 기술들로 반도체에서 돈을 벌어왔고, 디스플레이도 그러려니 한다. 그런데 이제 대만과 중국이 ‘이봐 잠깐만’ 한다. 우리의 원천기술이 돈을 번 것이 아니고 우리 졸업생들이 회로설계제작 잘하니까, 우리의 세계적 기능공들이 땀 흘리고 있으니까, ‘서울 꿈’을 꾼 시골처녀들이 클린룸에서 2~3년씩은 도망 않고 견디며 일본보다는 반도체칩을 잘 만드니까, 이래저래 가능하였던 과거의 시나리오는 우리의 21세기 통행증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도 21세기 조명시장은 휴대폰처럼 ‘황금알을 낳는 거위’는 아닐망정 ‘닭’은 될 거라고 90년대 통광은 팔고 다른 광패를 들었다. 광주는 빛고을이라고 거금의 광기술원을 개발하였다. 기술을 개발해야 하는데? 암튼 잘 되어야 할 것이다. 그 핵심은 질화갈륨(GaN)계 LED 반도체기술. 여기도 우리의 주특기 뒷북을 힘차게 두둥! 하니 벤처들이 우후죽순 솟았다. 이 반도체 기술은 니찌아(Nichia : 끝의 ‘a’가 아시아를 뜻해서 ‘일본아시아’)가 10여 년간의 각고로 500여 개의 특허를 높이 쌓아놓은 기술이다. 이걸 말할 때 뺄 수 없는 것이 ‘나까무라(Shuji Nakamura)’의 입지전적 스토리. 그는 거대기업 ‘교세라’를 포기하고 막판에 고향 깡촌의 꼬마회사에 입사한 괴짜, 최초의 전자공학도이다. 시골교사인 처를 냅두고 혼자 도시로 가길 포기한 완소남이다.
그는 열심히 해서 형광 재료 회사의 무에서 시작, 혼자 장비를 만들고 GaP, GaAs 반도체까지도 생산했으나 대기업 장벽에 걸려 판매는 부진, 돈만 날렸다는 욕이 돌아오고, 약 8년째 승진은 없었다. 코너에 몰린 생쥐 꼴. 그는 외골수 ‘나 이제 bright blue LED 개발하겠다’고 감히 사장 앞에서 욱하고 내질렀다. NO! 하면 지금 보따리 싼다. OK! 하면 죽도록 해보고 안 되면 보따리 싼다.
사장은 OK! 나까무라는 귀를 의심하고 다시 확인하였다. 소기업의 매출액 2% 연구비를 몽땅 그에게 주었던 오가와 사장은 다시 그를 믿고 두 배를 주었다. 6년의 피 말리는 세월이 다시 지났다. 마침내 그는 분리흐름성장법, 열벼림(+)도핑, InGaN으로 청색(1992)성공, SiC보다 100배 밝기, 백색 LED 개발로 에디슨조명 갈아치우기(1995) 등의 성과를 이뤄냈다. 수십 명의 시골 회사가 갑자기 4~5년 내에 1,300명으로, 매월 3,500만개 청색LED 매출 기업으로 우뚝! 그런 1999년 12월 그는 산타바바라의 캘리포니아 대학 교수로 떠나는 아픔을 겪기도 하였다. 박사학위도 없는 LED제왕이 언제 노벨상을 탈 것인가?
광자의 전성시대를 예비하는 LED와는 딴판으로, 반도체레이저(LD) 광원은 2000년대초 AT&T, Cisco, JDS Uniphase 등 거대 정보통신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전성기가 지나고, LED와의 경쟁은 아예 접었고, 광기술은 앞에 얘기한 방향으로 흐른다. 이 LED 전성기에 우리 LD연구실은 ‘잠깐’ 하고 손을 들었다. 우리가 발명한 특수 광양자테(PQR) LD기술에 10년 전부터 우리 힘을 올인 해왔다. 나까무라처럼 외골수로. PQR기술은 세계에서 우리만 한다. 일리노이대의 초켓 등은 좀 시도했으나 안 된다 했다. 특수 기술에 특수 평가법을 쓰므로 유럽에서도 포기했다. 일본은 보호할 경쟁소자가 있으므로 우리를 멀리한다.
NRL(국가지정연구실) 지원 등으로 10년 동안 무르익은 기술로 적외선·적색·청색 다 만들고 있다. 나노사이즈로 가기도하는 소자이므로 출력은 개미군단 전법으로 극복한다. 볼록도 되고 오목도 되는 자유자재의 양자테LD 전류는 양자점LD보다 좋고, 주파수는 LED보다 월등하며, 구동온도 안정성이 특이하여 오메가칩(optical mega PQR chip)까지도 개발하여 LED를 넘보기 시작하매 삼성에 새로운 ‘광원’기술을 제공하는 파트너가 되고 있다. 작기로는 몸속에도 들어갈 것이며, 시스템으로는 평판이 없는 차세대 레이저TV가 되고, 미지의 광컴도 될 것이다. 칩은 방향도 감지하는 유별난 특성이 있어 21세기 자동화도로기술(ITS)은 그리 먼 데 있지 않다. 지금은 여러 가지 딴 기술들이 ITS 주변에 똬리를 틀지만 결국 광의 위력 없이는 21세기 ITS는 꽃피지 못할 것이다.
지난겨울에는 산호세 광학회가 오라 해서 소개하였고, 이번 초겨울엔 LA의 Newport Beach에서 개최되는 IEEE(미 전자공학회) 학술대회에서 또 기술을 소개하며, 금년 말엔 싱가폴에 불려갈 것이다. 아직은 세계적으로 덜 알려진 작은 연구실이나 꿈 많은 우리의 자랑 랩돌이들은 위처럼 21세기 광자의 전성시대로 한걸음씩 성큼 성큼 나가며 이 밤을 밝히고 있다.

▶ 적색 PQR. LED보다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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