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의 길(大學之道)과 대학다움
대학의 길(大學之道)과 대학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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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1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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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대학은 최고의 지성인이 모인 집단이며 진리를 추구하고 사회와 국가의 지도자를 양성하는 최고의 교육기관이다. 포스텍은 국내최초의 연구중심대학으로 출범한 이후 많은 과학인재를 배출하고 학문적 연구 성과를 통해 우리사회 나아가 인류의 발전에 기여하여 왔으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학으로 발전하였다. 최근에는 ‘글로벌 리더십을 갖춘 창의적인 과학인재를 양성하고, 학문적 산업적으로 유용한 연구를 통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며, 2020년 세계 Top 20 세계일류 수준의 연구중심 대학으로 발전’하기 위한 ‘비전 2020’을 선포하기에 이르렀다.
최근 불어 닥친 미국발 세계 금융위기에 전 세계가 패닉상태에 빠져 있으며 특히, 우리나라의 금융 경제 사정이 미국에 비해 심각한 공황상태에 있음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아직도 우리의 경제 금융 구조가 아직 상대적으로 취약하고 난관을 능동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국민적 사회적 기반 및 시스템, 우수한 인재 풀이 적은 데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우리사회는 대학이 무엇이며, 무엇이어야 하느냐 하는 근본적 물음과 나아가 대학과 사회가 안고 있는 많은 문제점에 대한 접근에 소홀했던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따라서 포스텍이 2020년 세계 Top 20 수준의 연구중심 대학으로 발전하고 대한민국이 세계를 주도하는 나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대학의 길과 다움’에 대한 자기성찰과 실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대학이란 지식의 3기능인 지식의 획득, 전달, 응용이 제도화된 것으로 사물의 이치를 밝히고 진리를 탐구하는 연구, 미래의 지도자를 양성하는 교육, 이를 통해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사회봉사가 대학의 기능 내지는 사명이다. 동서양의 대학은 최고학부라는 점에서 차이가 없지만 서양에서의 대학은 학생 또는 교수의 길드 형태인 조직체 (university) 즉, 이익집단의 성격이 강하였고,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양에서의 대학은 최고학부로 소학과 상대되는 학교의 명칭으로 사용되었다.
사서삼경 중 하나인 대학(大學)은 최고학부인 대학의 교육이념을 적어 놓은 책으로, 대인지학(大人之學)은 장성한 사람이 배우는 수기치인(修己治人)의 학문이다. “대학지도(大學之道) 재명명덕(在明明德) 재친민(在親民) 재지어지선 (在止於至善)”하다는 삼강목과 이를 실천하기 위한 “격물(格物), 치지(致知), 성의(誠意), 정심(正心), 수신(修身), 제가(齊家), 치국(治國), 평천하(平天下)”의 8조목을 통해 수기치인과 대학의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즉, 대학의 최고 목표는 자신의 선함, 즉 밝은 덕을 밝히고 일반 대중과 친해지고 나아가 새롭게 함을 통해 타인에 대한 배려의 마음을 실천하고, 궁극적으로 인류의 복리증진에 기여하는 데 있다 하겠다. 또한, 우리 선조들은 소학을 통해 인간관계의 기본예절을 익히고 마음의 수련을 한 다음에 지도자의 학문인 대학을 공부하도록 하였다. 즉, 개인의 인격적인 수양이 학문의 습득에 선행하는 것으로 판단하였던 것이다. 결국, 장차 사회의 지도자가 될 인재의 학문은 반드시 인격적인 수양이 학문의 습득에 선행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오늘날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의 근본원인은 구성원 각자가 자초한 결과가 아닌지 스스로 반성하고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특히, 대학은 우리사회를 이끄는 동량으로, 모든 교육 주체들이 명명덕하고 친민하며 지어지선하기 위해 능동적으로 노력하고 실천하는 ‘대학다움’을 발휘하는 길이 우리 사회가 직면한 위기를 극복하고 세계일류 수준의 대학으로 발전하기 위한 첫 관문일 것이다. 우리 모두 인격적인 수양과 선함을 밝히고 타인을 배려하기보다는 주위의 관심사항들에 이끌려 우리의 마음을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 반성해야 할 것이다. 개인이든 집단이든 자신의 적성 능력과 관계없이 주위의 여러 다른 여건에 이끌려 우왕좌왕하는 모습에서 문제는 시작된다.
현재의 대학 교육은 개인의 자유를 확장시키고 사물의 이치를 밝히고 양적인 지식을 전파하는 교육에는 상당한 진전이 있었지만 사회적 책무성을 지니는 공동체교육 및 연구는 매우 등한시해온 면이 적지 않다. 가르치는 이는 가르칠 바를 알고 실천해야 하며, 배우는 이는 배울 바를 알아야 한다. 따라서 학문하는 목적과 태도가 반듯해야하며 창조하는 자세를 갈구하고 이를 통해 사회발전에 기여하며 우리 사회를 이끌 지도자를 양성하는 ‘대학 본연의 길과 대학다움’에 대한 모든 주체의 성찰이 필요하다. 이러한 의미에서 3강령 8조목으로 대변되는 대학은 청년 포스텍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 모두는 내적인 수양과 외적인 수양의 동시추구를 주장하는 옛 교육의 근본 취지를 다시 한 번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