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망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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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0.04.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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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군대도 갔다왔다. 전과도 없고, 세금도 꼬박꼬박 냈고...

아차차, 이건 남의 얘기.

난 술마시고 강의에 지각하지 않는다. 78계단 위의 흰 줄을 무시하고 잔디밭을 가로지르지도 않고, 아무데나 담배꽁초를 버리지도 않는다. 도서관에서 시끄럽게 휴대폰을 받지도 않고, 강의실에 슬리퍼를 끌고 들어가지도 않는다. 자치단체에서 일도 해봤고, 이번에 부재자 투표도 했다. 난 나 때문에 다른 사람이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노력한다.

이게 우리 얘기인거 같은데...
이젠 이렇게 당연한 일들도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는 꺼리가 되었다.

◎ 일요일, 학생회관 위에서 보이는 잔디밭에 사람들이 옹기종기 앉아있다. ‘공원이 되어버린 것일까?’ 하는 생각에 쓴웃음도 짓지만, 학생들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더 이상하게 느껴지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따뜻한 햇살 아래 누워서 낮잠이라도 잘라치면 곧장 웃음거리가 되어버릴 것이라는 생각 때문인지, 그럴 시간이 있으면 도서관에서 공부라도 한 자 더하겠다는 기특한 생각인지, 잔디밭은 들어가면 안된다는 철칙이라도 가지고 있는 것인지.

도대체 홍보지에 나오는 교수님과 토론하는 학생들의 사진은 언제 찍었는지 모르겠다.

◎ 대학행정에 대해 학생들이 아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대학에서 알리지 않는다면 그것이 학생들에게는 거의 알려지지 않는다. 더구나 지금의 대학본부처럼 감추려고만 하고, 서로간의 대화의 창을 닫아버린다면 학생들은 아무것도 알 수가 없다.

교수, 학생, 직원, 그리고 보직교수 등 대학구성원들이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런 자리가 있었으면 한다. 그렇다면 지금처럼 서로를 불신하고 화합하지 못하는 것은 사라질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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