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생과의 대화 - 유영란, 백지혜 동문
▲졸업생과의 대화 - 유영란, 백지혜 동문
  • 문재석 기자
  • 승인 2002.04.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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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사랑, 두마리 토끼 쫓기 어려워마라’

난 12일, 대학교육개발센터주최 <일과 여자와 관련된 몇 가지 얘기... 그리고 알고 싶은 것들>이란 주제로 졸업생과의 대화시간을 가졌다. 지금까지의 졸업생과의 대화는 리더십이나, 개인관리의 측면을 주제로 한 상대적으로 딱딱한 느낌의 강연들이었다면, 이번 시간은 편안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형식으로 이루어졌다. 졸업생으로는 컴퓨터 공학과 (입학당시 전자계산학과) 88학번 유영란(TNG 정보기술 의료정보연구소 과장)과 백지혜 (아더 앤더슨 코리아 Senior Consultant) 동문이 참석했다.

두 동문은 사회 생활을 해나가는 데에 있어서 아직까지는 직접적으로나 간접적으로 여성차별을 받은 적이 없다고 이야기한다. 공대생이기에 관리와 경영마인드가 부족하여 승진에 문제가 있을 수는 있지만, 그것을 충분히 넘을 수 있고, 사회적인 배려또한 뒷받침되고 있다고 한다. 단지, 배려가 보호가 되어, 경험이 차단되고 그것으로 인해 능력의 차이가 생기게 되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고 백지혜 동문은 덧붙인다.

우리 학교 석사 과정생과 결혼을 하고 올해로 학부형이 된 유영란 동문은 학교에 있을 때 적당한 짝을 찾아 나오라고 이야기한다. 졸업반이 되어서야 연애를 시작했기 때문에 기억에 남는 ‘화끈한’ 연애를 못한 것이 하나의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두 자녀를 키우면서 회사 일을 하기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어린이집을 적극 활용하면 큰 문제가 될 것은 없고, 아이와 같이 있는 시간은 많이 줄어들지만 아이와의 교감을 어떻게 안정되게 갖느냐가 중요하지 얼마만큼의 시간을 공유하느냐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아이를 키우는 일에 지나치게 겁먹지 말라고 당부했다.

벤처기업과 대기업 중 어느 것을 선택해야 하냐는 질문에 두 사람 모두 대기업에서 어느 정도 일하는 방식을 먼저 접하라고 말한다. 대기업에서 일하는 것은 그 기업이 어떻게 돌아가고 사람들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며, 많은 사람과 접할 수 있어서 자신만의 네트워크가 형성되어 훗날 중요한 인적자원으로 활용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유영란 동문의 생각이다. 백지혜 동문은 이외에도 자신의 역량을 많은 사람들 앞에서 시험해 볼 수 있는 기회로라도 대기업은 들어갈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말한다. 처음에 입사를 하면 실질적인 업무보다는 복사를 하는 등의 잡무 수준인 것은 사실이지만, 서류 복사를 하면서 회사의 구조나 경영 등에 대한 공부를 스스로 할 수 있다는 것이 그녀의 견해이다.

유영란 동문은 사회 진출을 준비하는 사람은 이미 사회 각계에 골고루 퍼져있는 선배들과의 Communication Route를 확보하라고 충고한다. 졸업생의 수는 타대학에 비해 적은 것이 사실이지만, 다양한 분야에 진출해 있으므로, 취업 준비나 연봉제에 대한 조언등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그녀의 생각이다. 더욱이 공대생은 타과 학생들에 비해 자신의 가치를 지나치게 겸손하게 평가하여, 그 능력에 걸맞는 대우를 받지 못하기 때문에, 사회 경력이 풍부하고 협상을 자주 해본 선배가 옆에서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날 졸업생과의 대화는 약 한 시간 반에 걸쳐 진행되었으며, 졸업생들은 이날 시간이 후배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며 마무리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