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 장애인 교육권
기고 : 장애인 교육권
  • 조경미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
  • 승인 2008.09.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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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앞에 장애인과 비장애인은 없다”
우리에게 교육이란?

각자의 대답은 다양할 것이다. 교육은 사람들끼리 서로 어울려 살 수 있는 기본적인 사회생활의 요건들을 학습하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꿈과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서 대학을 다니고 있다. 특히나 한국사회에서 교육은 꿈과 이상을 실현시켜주기 위한 중요한 수단이 되기도 한다.
그런데 장애인이라고 해서 이런 교육의 의미가 달라질까? 장애가 있다고 해서 학문적 진리를 추구하려는 욕구가 덜하거나 부족한 것은 절대 아니다. 우리 사회가 비장애인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고, ‘교육’ 역시 장애를 가진 사람을 배제하고 있기 때문에 교육환경이 열악하고, 그래서 접근하기 어려운 것이다. 그렇지만 이 사회에서 장애인에게 교육이란 것은 인간으로서 당연히 보장되어야 하는 기본 권리이다. 또한 장애가 없는 사람들과의 기회 평등의 측면에서라도 고등 교육권은 장애인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

낭만의 캠퍼스? 또 다른 차별 공간 = 대학

우리 사회는 교육열이 높아서 대학진학률이 90%가 넘는다. 반면에 대학을 다니고 있는 장애학생들의 휴학과 자퇴율은 50%가 넘는다. 이런 수치들은 무엇을 의미할까? 장애학생들이 대학에 진입하는 것도 힘들지만, 진입하고 난 후에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캠퍼스의 낭만이 아닌 수많은 벽과 차별이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건물은 1층에서 수업을 들어야 하고, 계단과 턱이 많아서 강의실 이외에 학생회관 건물이나 편의시설 이용은 생각조차 하기 힘들다. 인도의 폭도 좁아서 차가 다니는 차도로 휠체어가 지나가야 하고, 저상버스가 다니지 않아 학교 밖으로 돌아다니기도 쉽지 않다. 청각장애학생들은 수업시간 학생도우미들의 문자통역만으로는 수업을 제대로 따라갈 수가 없고, 시각장애학생들은 유도블록 및 점자·확대본 학습교재 확보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학이라는 공간에서 장애학생이 공부를 하기 위해서는 비장애학생의 수업환경과는 달리 몇 배의 노력과 준비 작업들이 필요하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서로의 몸의 차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 같다. 각자의 요구가 다른데, 모두가 일괄적으로 똑같은 방식으로 교육을 받고 있다.

장애인도 교육 받고 싶다!!

올해는 장애인차별금지법과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이 시행된 의미 있는 해다.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 차별을 금지하고, 장애인 교육권을 보장하기 위해 법에서 내용을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현재 차별받고 있는 장애학생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어야 비로소 의미가 있겠다.

교육부와 각 대학은 예산을 핑계로 장애학생의 교육환경 및 편의제공의 의무를 외면하지 않아야 한다. 장애학생들도 비장애학생들과 마찬가지로 동등한 배움의 기회를 누릴 권리가 있어야 하고, 우리는 그것을 보장해야 한다. ‘장애인도 할 수 있다’가 아니라 ‘장애인도 하고 싶다’에 초점을 맞추었으면 한다. 장애인도 공부를 하고 싶고, 졸업을 해서 직장을 구하고, 일을 하고 싶은, 우리와 같은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