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현장] ‘포항문화 어떻게 할 것인가’ 간담회
[문화현장] ‘포항문화 어떻게 할 것인가’ 간담회
  • 정리 : 오창선 편집간사
  • 승인 2002.03.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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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담회 모습
‘탄탄한 문화기반 구축이 지역사회 발전의 디딤돌’

포항이 21세기 환태평양의 중추도시로서, 철강산업을 기반으로 포항공대와 포항테크노파크를 핵심역량으로 하는 첨단의 도시로 발전해야 한다는 데에 포항지역 사람들은 입을 모은다. 하지만 지금의 포항 문화환경은 어떠한지, 또한 앞으로 포항의 문화 수준을 높이기 위한 과제는 무엇인지에 대한 논의는 부족한 실정이었다.

이러한 때에 우리대학 문화프로그램위원회(위원장 이재성 학생처장, 화공 교수)는 지난 14일, 문화프로그램 탄생 15주년을 맞아 포항지역 주요 사회인사 초청 ‘포항문화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간담회를 개최하여 이채를 띠었다. 이 자리에는 정장식 포항시장, 임덕치 경북매일신문사장, 배용일 포항문화연구소장(포항1대학 교수), 백성기 포항가속기연구소장(포항YMCA 이사장, 신소재 교수), 최성진 포항시립합창단 상임지휘자 등 지역인사와 정성기 총장, 정진철 부총장 등 우리대학 주요 보직자 등 모두 15명이 참석하여 이재성 문화프로그램 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되었다.

문화환경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참석자 대부분이 공감하였다. 정장식 포항시장이 “포항이 21세기를 주도하는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문화 수준이 높아져야 하는 것이 필수불가결한 요소”라고 지적하였고, 김영걸 명예교수(화공)는 “지역사회가 제대로 유지, 발전하려면 구성원들이 높은 문화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전영 교수(컴공, 포스텍기술투자 사장)는 앞으로 포항이 테크노파크 건설 등 첨단과학도시를 지향해야 된다는 것을 감안할 때 “문화인프라가 다져진 환경이어야만 전국의 우수한 인재가 모여들 수 있음”을 강조했다.

현재 포항의 문화 환경에 대한 진단과 처방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이 개진되었다. 배용일 포항문화연구소장은 ‘최근 수십년간 포항제철 건설과 함께 엄청난 변화를 겪으면서 고유의 지역문화 기반과 단절’된 것이 포항 문화가 낙후한 한 원인으로 들었고, 이에 대해 진병수 포항공대 이사는 ‘항토의 문화유산과 역사성을 감안하면 포항이 문화의 불모지라는 것은 선입견일 수도 있음’을 지적했다. 또한 정장식 포항시장은 앞으로 “다양한 문화행사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문화관광산업의 주력산업화로 문화도시로서의 이미지를 확대해 나가는 정책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한편 기업과 대학의 역할과 관련하여서는 지역사회에 대한 봉사와 기업 이익의 사회적 환원 차원에서 포스코와 포항공대가 더욱 적극적인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유병길 포스코 행정지원부장은 “포스코의 지역문화 육성을 위한 투자는 앞으로도 계속 늘려나가는 한편, 효자아트홀-갤러리 등 포스코 부설 문화공간을 활용한 지역문화예술인들의 공연 및 전시 기회를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백성기 소장은 “최근 몇 년간 문화접촉기회가 확대되고 그 성장 또한 괄목할 만한 것이었다”고 평가하고, 운영주체별로 차별화된 문화행사를 진행하는 것도 문화저변을 확대하는 한 방법일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하지만 ‘문화행사의 무료관람을 바라는 문화의식 미성숙 등의 부작용’(유병길 포스코 행정지원부장), ‘포스코 효자아트홀, 포항공대 목요문화행사와 일반 포항지역 문화행사와의 공간적, 정서적 단절’(최성진 포항시립합창단 상임지휘자) 등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되었다.

2시간 가까이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서는 한정된 시간으로 심도있는 토론에 한계를 보였으나, 포항지역 문화를 고민하고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장을 마련하였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하겠다. 이 간담회를 주관한 이재성 문화프로그램 위원장은 “올해로 15주년을 맞는 문화프로그램으로 대학과 지역사회가 함께하는 문화의 장이 되었듯, 이 간담회를 바탕으로 더욱 성숙한 포항문화를 만들어 나가는데 문화프로그램이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간담회에 이어 문화프로그램 15주년을 기념해 하성호 상임지휘자가 지휘하는 서울 팝스오케스트라 초청 ‘신입생 환영음악회’가 대강당에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