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평론가] 퓨전재즈그룹 ‘스파이로자이라’
[나도평론가] 퓨전재즈그룹 ‘스파이로자이라’
  • 임도진 / 화공 박사과정
  • 승인 2002.03.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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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전재즈의 매력을 손쉽게 음미할 수 있는 방법 하나

보통 재즈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렵다라는 선입관을 가지고 있다. 재즈를 소개하는 여러 책들이나 방송 프로그램 그리고 홈페이지들에는 보통 재즈의 기원에서부터 재즈 계보를 쭉 나열하는 데에서부터 출발하기 때문에 보통 사람들에게 지루하고 딱딱한 인상을 주기에 알맞은 장르가 또한 재즈이다. 그래서 우리가 운동을 하기 전에 준비운동을 하는 것처럼 우선은 듣기에 쉽고 편한 ‘smooth jazz’ - 우리나라에서는 퓨전재즈(fusion jazz)로 알려져 있는 - 로 재즈를 접하기 시작하는 것이 좋은 방법 중의 하나다. 하지만 많은 퓨전재즈 곡들은 자극적인 양념을 많이 사용한 음식처럼 처음 듣기에는 좋지만 금방 싫증나는 경우가 많고 이런 이유로 퓨전재즈로 재즈에 입문하는 것을 경계하는 목소리 또한 있다.

이러한 모든 우려를 단번에 날려버릴 만한 훌륭한 퓨젼재즈그룹이 바로 스파이로 자이라 (Spyro Gyra)이다. 1974년 알토 색소폰 주자 제이 벡켄스테인(Jay Beckenstein)이라는 사람이 주축이 되어서 뉴욕의 버팔로에서 결성된 Spyro Gyra는 지난 20년 동안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팝-재즈그룹 중의 하나이다.

밴드의 리더인 제이는 1951년 뉴욕에서 오페라 가수인 어머니와 재즈 애호가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다섯 살에 피아노를 시작했고 초등학교에 입학해서 여덟살에 처음 색소폰을 시작했다고 하니, 그의 음악적인 실력을 가히 가늠해 볼 수 있겠다. 대학에서 음악을 전공한 제이는 졸업 후 바로 클럽에서 고정적으로 사이드맨으로 연주를 하던 중에 고등학교 친구인 Jeremy wall과 작은 클럽에서 독립적인 활동을 시작하면서 스파이로 자이라의 전신 격인 밴드가 만들어 졌다.

밴드의 활동이 시작된 지 두 번째 해에 현재 스파이로 자이라의 핵심 맴버인 또 다른 피아노 주자 Tom schuman이 밴드에 합류하게 되면서 본격적인 밴드 활동이 이루어 졌다. Spyro Gyra라는 단어는 생물학 사전에서 찾아보면 해캄 속의 식물이란 뜻으로 이런 밴드명의 유래는 70년대 초반 뉴욕 버팔로의 한 클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스파이로 자이라는 처음에 밴드명 없이 클럽에서 공연을 했었는데 클럽사장의 권유로 밴드의 이름을 정할 때 제이가 대학교 생물학 시간에 들어봤던 ‘Spirogira’를 농담으로 말했더니 클럽사장이 그야말로 발음 나는 대로 ‘I’를 ‘y’로 바꾸고 스파이로와 자이라를 띄어서 Spyro Gyra라고 쓰는데서, 그러니까 장난스러운 농담에서 시작된 이름이다.

많은 재즈 비평가들에 의해 R&B와 팝, 여기에 카리브해의 리듬을 섞은 재즈음악으로 다소 가볍고 음악 성격의 변화가 거의 없다는 비평을 받고는 있지만 종종 라이브무대에선 세련되고 색다른 연주로 관중을 지루하지 않게 하는 밴드이다. 밴드가 결성된 지 20년이 넘는 세월동안 매년 꾸준히 앨범을 내 현재 앨범이 20장 이상이고 한 달에 세 번 꼴로 라이브 투어를 쉼 없이 해온 그야말로 프로 중에 프로 재즈 뮤지션들이라 할 수 있다.

스파이로 자이라의 앨범 중에서 본인이 추천하고 싶은 앨범은 처녀 앨범인 ‘Spyro gyra(1976)’(앨범 이름이 스파이로 자이라)와 ‘Morning dance(1979)’ 그리고 ‘Catching the sun(1980)’ 등의 초기 앨범들이다. 워낙에 오래된 앨범이라 (대부분 20년 이상 된 앨범) 구하기 어려울 것 같지만 레이블을 바꾸어서 싸게 발매된 앨범을 국내에서 의외로 쉽게 구할 수 있다. 보통 요즘 앨범의 3분의 2가격 정도로 판매되고 있는 초기 앨범들은 가격도 싸고 워낙 옛날 앨범이라 별로일 것이라는 기대를 여지없이 무너뜨린다. 80년대에 녹음 된 음악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녹음 상태도 좋고 세련되어서 요즘 우리나라에서 종종 CF의 배경음악으로도 쓰이고 있을 정도이다.

그 밖에 스파이로 자이라의 히트곡들을 모아 놓은 ‘Collection’이나 유일한 라이브 앨범인 ‘Road Scholars’ 등도 스파이로 자이라를 대표하는 앨범이라 할 수 있다. 특히 ‘Morning dance(1979)’의 타이틀곡인 ‘morning dance’를 라이브 앨범의 그것과 비교해서 들어보면 스파이로 자이라의 라이브 실력이 어느 정도 인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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