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촌맺기-우크라이나에서 온 철강대학원 석사과정 08학번 Dzhebyan Igor 씨와 Gusieva Kateryna 씨
일촌맺기-우크라이나에서 온 철강대학원 석사과정 08학번 Dzhebyan Igor 씨와 Gusieva Kateryna 씨
  • 이규철 기자
  • 승인 2008.06.1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훌륭한 실험환경과 색다른 동양문화에 끌려 입학
- 포스텍 철강대학원(GIFT)에 입학하게 된 계기는?
원래는 우리 둘 모두 유럽의 대학원으로 갈 계획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예전에 GIFT에서 입시설명회를 왔던 것이 생각났고, GIFT의 훌륭한 실험환경이 마음에 들어서 여기 오게 되었다. 이외에도 동양의 색다른 문화를 체험해 볼 수 있다는 점도 끌렸다.

- 포스텍과 우크라이나 금속공대와의 차이점은?
우크라이나 대학에는 실험 없이 보통 수업만 듣는다. 그리고 한국의 대학생들은 자기가 직접 수강할 과목과 시간을 선택해서 듣는 데 반해 우크라이나에서는 정부에서 시간표가 짜여져 나와 거기에 맞춰서 수업을 듣는다. 우크라이나 학생들은 수강과목에서의 자유는 없지만 다양한 과목을 균형 있게 들을 수 있다는 점이 좋다.

- GIFT에서 현재 연구 중인 분야는?
아직 입학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무언가를 연구하는 단계는 아니고, 참여한 랩에서 연구하는 분야를 공부하고 있다. 각각의 랩에서 연구하는 분야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겠다.
Gusieva Kateryna는 Surface Engine ering Lab.에 있다. 여기서는 재료보호에 관한 연구를 한다. 자동차를 예로 들면, 자동차에 쇠판이 있고 쇠의 부식을 막기 위해 그 위에 페인트칠을 한다. 이때 만약 페인트가 벗겨지면 이차적으로 방어할 수단이 필요한데, 얇은 막의 아연이 그 역할을 한다. 재료를 바닷물 등 여러 환경에 노출시켰을 때 가장 효과적인 보호를 위한 아연코팅 방법을 연구한다.
Dzhebyan Igor는 Altern ative Technology Lab.에 있다. 철강을 만드는 과정에서 다양한 공정을 거치는데, 각 공정마다 자체적 문제에 의해 재료에 크랙 등의 결점이 발생하게 된다. 우리 랩에서는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는 방법을 찾거나, 이를 대체할 새로운 공정방식을 개발하는 연구를 한다.

- 연구 이외에는 어떤 활동을 하는가?
포스텍에 Foreign Community라는 외국에서 온 학생들끼리의 자체적인 모임이 있다. 우리 둘 모두 여기에 참여하여 함께 파티를 하고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곤 한다. GIFT 내에서의 문화활동도 있는데, 여기서는 와인 클래스를 신청하여 교수님·학생들과 와인을 즐긴다.

- 한국 생활을 하면서 불편한 점은 없는가?
가장 큰 어려움이 언어적 장벽이다. 같은 랩의 동료들이 영어로 말하는 데 불편함을 느끼니까 아예 우리에게 말을 걸지 않는다. 솔직히 한국에 와서 많이 외로웠다. 이 밖의 문화적 차이는 충분히 예상했던 것이므로 큰 문제가 아니고, 한국문화에 적응하기 위해 여러 가지 체험을 하는 등 우리 스스로 노력하고 있다.

- 한국인에 대한 인상은?
한국인에 대한 첫 느낌은 대단히 친절하단 것이었다. 맨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아무것도 준비해오지 못했는데, 주변의 동료들이 그 이야기를 듣고는 같이 마트에 가서 물건도 사고 도와줬다. 하지만 생활하면서 가끔 매우 무례한 사람들도 만날 수 있었다. 특히 시장 상인들이 외국인이라고 물건을 속여 팔려고 하고, 클럽 같은 곳에 갔을 때 불쾌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 한국인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해 잘 모른다. 간단히 소개한다면?
처음에 한국인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게 놀라웠고, 한편으로 아쉽기도 했다. 우크라이나는 유럽의 중심에 위치하고, 역사적으로도 중요한 사건들이 많이 벌어졌다. 또 유럽에서 러시아 다음으로 넓은 국가이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포스텍 사람들이 좀 더 영어를 많이 하고, 포스텍에서도 학생들에게 좀 더 영어를 많이 가르쳤으면 좋겠다. 학교에서는 영어의 상용화를 추진하지만, 아직은 미흡한 점이 많은 것 같다. 만약 의사소통이 조금만 더 자유롭다면 한국에서 좀 더 편하고 즐거운 생활을 할 수 있었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하나 덧붙이자면, 우리와 만나는 많은 사람들이 우리 둘이 애인이 아니냐고 묻는데, 우린 단순한 친구일 뿐이다. 우리 둘 모두 솔로이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