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 건물은 과연 지진에 안전한가?
우리대학 건물은 과연 지진에 안전한가?
  • 김재억 / ㈜포스에이씨 기술연구
  • 승인 2008.06.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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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風)하중만 적용된 88년 이전건물, 지진하중에도 안전
지난 5월 21일 교육과학기술부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으로 1,000평방미터 이상, 3층 이상 초겵?고 건물 1만 7,734동 가운데 내진설계가 돼있는 곳은 13.7%인 2,429동에 불과했다. 무려 87%의 건물이 지진에 무방비로 놓여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우리대학의 건물은 지진에 안전할까? 지난 2007년 우리대학 건물 내진설계 안전을 담당한 포스에이시 김재억 부장에게 우리대학 건물의 지진 안전성에 대해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지난 5월 12일 중국 쓰촨성에서 리히터규모 8.0의 지진이 발생하여 수만명의 사망자와 실종자가 발생하는 등 상황이 계속 악화되고 있다. 이러한 대규모의 지진으로 우리나라의 내진설계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으며, 특히 중국의 학교건물이 지진으로 인해 붕괴되는 사건을 계기로 우리대학 건물은 과연 지진에 대해 안전한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우선 지진하중에 저항할 수 있게 설계하는 내진설계란 무엇이고, 도입된 배경과 대상건물, 그리고 현재 강화된 내진설계 대상건물에 대해 살펴보자.

내진설계란 앞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지진에 대하여 구조물이 안전하도록 설계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때 ‘안전’이라는 의미가 일반이 생각하는 것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이는 아무리 큰 지진이 발생하더라도 구조물이 전혀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는 설계(Earthquake Proof Design)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부담이 지나치게 크기 때문에, 내진설계(Earthquake Resistant Design)는 경제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고려하는 것이 절대적인 원칙이라 하겠다.

이러한 내진설계를 할 경우 고려되는 사항들로는 지진위험도, 구조물의 진동주기, 지반의 특성, 구조물의 연성, 구조물의 중요성이 있다. 지진에 견디기 위해서 경제성을 고려하여 현재까지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큰 연성(Ductility)을 가지도록 하여 구조물의 비선형거동을 통한 에너지 소산효과를 얻는 방법이다.

국내의 내진설계는 지난 1985년 멕시코 대지진을 계기로 1986년 내진설계법이 마련되어 1988년부터 적용되었다. 대상건물은 6층이상 또는 연면적 1만평방미터 이상의 건축물에 대해 내진설계가 의무화됐고, 2000년에 개정되어 2005년부터 3층 또는 1,000평방미터 이상으로 내진설계가 의무화되었다.

그러면 우리대학은 어느 정도 지진의 규모에 견딜 수 있게 되어 있는지를 전문적으로 풀어 쓴다면 지진의 규모와 진도, 그리고 지진가속도와의 관계를 묻는 것인데, 현재까지 정확한 상관관계식은 없다. 다만 미국 등지에서 사용하는 경험식을 사용하여 풀어나가고자 한다. 또 더 나아가서는 내진설계기준에서 제일 먼저 언급되는 지역계수와도 일맥상통한다.

규모(Magnitude)와 진도(Intensity)는 둘 다 지진의 크기를 말하는 단위이지만 규모는 정량적이고, 진도는 정성적인 개념이다. 규모란 지진이 발생했을 때 방출되는 에너지의 절대량을 표현하는 단위이고, 아라비아 숫자로 소수점 한자리까지 표현함을 원칙으로 한다. 진도는 지진으로부터 입은 피해 정도를 표현하는 단위이고, 로마숫자로 표현한다.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진도의 등급은 미국의 MMI(Modified Mericalli Intensity) 12등급을 따르며, 일반적으로 지진을 느낄 수 있는 유감지진은 규모 3.0이상을 말한다. 여기서 규모에 해당되는 진도와 그에 따라 나타나는 현상을 알아보면 다음과 같다.
- 규모 1.0~2.9는 진도 Ⅰ에 해당하며, 극소수의 사람만 느낀다.
- 규모 3.0~3.9는 진도 Ⅱ·Ⅲ에 해당하며, 건물의 위층에 있는 소수의 사람만이 느낀다.
- 규모 4.0~4.9는 진도 Ⅳ·Ⅴ에 해당하며, 실내에서 많은 사람이 느끼고 그릇·창문·문 등이 흔들리거나 깨지고도 한다.
- 규모 5.0~5.9는 진도 Ⅵ·Ⅶ에 해당하며, 모든 사람이 느끼는 수준으로 무거운 가구가 움직이거나 건물 벽에 균열이 생긴다.
- 규모 6.0~6.9는 진도 Ⅷ·Ⅸ에 해당하며, 일반건축물에도 부분적인 붕괴현상과 지표면에 균열이 발생한다.
- 규모 7.0이상은 진도 Ⅹ~ⅩⅡ에 해당하며, 대부분의 건축물이 기초와 함께 부서지고 지표면에 심한 균열이 생긴다고 할 수 있겠다.

또한 우리나라를 중약진 지역으로 할 경우 지진의 규모와 진도에 대한 관계식은 우리나라와 비슷한 지역인 미국 동부지역의 경험식을 인용하면
Mag = 1/2MMI + 1.75 --- (1)
여기서 Mag는 리히터 규모를 말하며, MMI는 수정 머칼리 진도 12등급을 의미한다.

그러면 규모의 차이에 따라 지진파 에너지의 차이가 어느 정도일까를 알아보기 위해 Richter 교수가 제안한 지진규모 산정식을 사용하면
Log E = 11.8 + 1.5Ms --- (2)
에서 규모 6.0의 지진파 에너지는 규모 5.0의 지진파 에너지의 약 32배이고, 규모 4.0과는 지진파 에너지의 차이가 거의 1,000배에 이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이것은 건물이 1,000배 정도 더 심하게 흔들린다는 뜻이 아니라, 더 큰 에너지가 더 오랫동안 지속되고 더 넓은 지역까지 에너지가 방출된다는 의미이다. 만약 포항지역에서 1981년에 발생한 규모 4.8과 쓰촨성에서 발생한 규모 8.0과의 지진 방출 에너지 차이가 어느 정도인지 리히터 규모 산정식으로 산출해보면 6만 4,000배임을 알 수 있다.
내진설계가 되어있지 않은 우리대학 건물의 안전을 유추하기 위해 먼저 내진설계가 되어있는 건물에 대해 지진발생시 과연 어느 정도 안전한가를 알아보고자 한다.

예를 들어, 경북(포항)지역에서 지진이 발생했다면 현행 내진설계 기준인 KBC-2005에 따라 지진지역은 1이고 지역계수는 0.11이다. 여기서 지역계수는 50년 동안에 발생할 확률이 10%를 초과하는 지진(500년 재현주기)의 크기에 근거하여 전문가들이 결정한 것이다. 500년 재현주기의 지진은 우리나라에서는 리히터규모 5.5~6.5 정도이며, 우리나라 기준에 따른 내진설계시 건물이 견딜 수 있는 지진의 규모 크기이다. 이 정도 규모가 포항에서 발생하면 그때의 가속도 수준은 0.11이라는 뜻이다.

지역계수는 지진파의 크기와 연관된 최대지반가속도(PGA)가 아니라 구조물의 응답의 크기와 연관된 유효최대지반가속도(EPA)이며, EPA는 응답스펙트럼의 기본이 되는 단주기 구조물의 가속도 응답을 2.5로 나눈 것이다. 이때 PGA와 진도와의 관계는 미국 동부지역의 경험식인
Log_10Acc(cm/sec2) = 0.3 x MMI + 0.014 --- (3)
이다. 1981년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은 리히터 규모는 4.8이며, 이를 (1)식에 대입하면 MMI등급 Ⅵ정도로 평가되고, (3)식에 대입하면 PGA 0.066g를 계산할 수 있다. PGA를 EPA로 치환하면 2.5로 나눈 0.0264가 된다. 이를 경북(포항)지역의 지역계수와 비교하면 내진설계기준의 지역계수는 0.11이며, 계산된 값은 0.0264 수준이다.

따라서 내진설계가 적용된 건물이라면 약4.2배 정도(0.11/0.0264) 안전하게 설계되었다고 예상할 수 있다. 내진설계가 적용되기 이전의 우리대학 건물의 지진에 대한 안전도 평가를 정확하게 진단하기는 어려우나, 아래 방법으로 유추할 수 있다.

풍하중이 적용된 1988년 이전에 설계된 건물 중 6층 이상 혹은 연면적 1만평방미터 이상의 건물인 무은재기념관(6층) 및 아파트(15층)에 대해 지진하중 적용시 구조물의 안전성에 대해 검토한 결과 건물에 작용하는 여러 가지 하중 중 풍하중과 지진하중은 같은 개념의 수평력으로 작용하므로 상대적으로 비교할 수 있다. 그 값의 비교는 밑면전단력으로 확인되고, 검토대상 건물의 밑면전단력을 비교검토한 결과 지진하중에 비해 풍하중이 지배적임을 알 수 있으며, 따라서 풍하중만을 적용한 검토대상 건물은 지진하중을 감안할 경우에도 지금까지 포항지역에서 발생한 최대 크기의 지진인 규모 4.8에 대해서는 안전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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