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사람 저런얘기-조명화(복지회 편의점 근무)
이런사람 저런얘기-조명화(복지회 편의점 근무)
  • 조성훈 기자
  • 승인 2000.05.2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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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 동생처럼 재미있게 지내고 싶어요’
우리 학교 복지회에는 17명의 여직원이 있다. 그 중 학생들이 가장 많이 알고 기억하는 사람. 바로 지곡회관 편의점에서 근무하고 있는 조명화(27)씨다.

학생들이 그를 가장 기억하는 것은 94년 3월부터 지금까지 7년째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기도 하지만 락밴드 자우림의 보컬인 김윤아를 많이 닮았기 때문이다(그는 김윤아보다 4개월 늦게 태어난 동갑내기다). 학생들이 ‘자우림’이라고 부르는 그를 만나 7년 동안의 학교생활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힘들죠. 하지만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일이라 그런지 힘든 것도 잊어버리곤 해요”

편의점에서 일하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닐 것이다. 같은 일을 계속 반복하는 것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물론이고 일하는 동안 계속 서 있어야 하기 때문에 다리가 많이 아프다고 한다. 언젠가 한번은 전엔 예뻤던 다리가 굵어진 것 같아 슬프기도 했단다.

편의점 근무는 일주일 주기로 주간 근무와 야간 근무로 교대하는데 야간 근무일 때는 특히 더 힘들다고 한다. 낮과 밤이 바뀌어서 남들은 다 퇴근할 시간에 출근해야 하니 그럴만도 하다.
하지만 밤에 더욱 활기 넘쳐 보이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이제는 야간근무가 그리 어렵지는 않단다.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요, 워낙 수줍음이 많아서...”

학생들이 그를 ‘자우림’이라고 부른다며, 스틸러의 객원가수로 참여해 자우림의 곡을 불러달라고 한다면 어떻게 할지 물어보자 이렇게 대답했다. 처음 기자가 인터뷰를 요청했을 때 당황하는 모습에서 보였던 수줍어하는 표정으로. 자신이 김윤아을 닮은 것은 인정한단다. 개인적으로 자우림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처음엔 기분이 좋지는 않았는데 자꾸 보니까 정말 닮았더라나. 하지만 자우림의 곡을 불러달라고 해도 거절할거라고 한다. 노래를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수줍음이 많아 많은 사람들 앞에 서는 것이 힘들다면서.

“예전 학생들이 순진했다면 요즘 학생들은 자기 주장이 뚜렷해진 것 같아요”

7년째에 접어든 학교 생활로 수많은 학생들을 보아온 그는 예전 학생들과 요즘 학생들의 차이를 이렇게 표현한다. 그가 처음 근무를 시작했을 때는 94학번이 신입생이던 시절이다. 그땐 학생들이 정말 순진했다고 한다. 물건을 사면서 그가 간단한 인사말이라도 건네면 얼굴까지 빨개지면서 부끄러워하고, 간혹 용기있는 학생이 쪽지를 건네주고 얼굴이 빨개지며 도망가거나 하면 학생들의 순진한 모습에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반면 요즘 학생들은 순진함보다는 활동적이고 자신있게 자기를 표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라고 한다. 세월이 많이 지났으니 당연한 것이겠지만 학생들의 이런 자신있는 모습도 귀엽게 보인다나.

“학생들과 사무적인 딱딱한 관계가 아닌 누나*동생처럼 재미있게 지내고 싶어요”

예전엔 학생들과 정말 친하게 지냈다고 한다. 지금까지 기억에 남는 일 중 하나가 95년 축제 때 학생들과 아틀라스에서 재미있게 놀다가 공학동 옆에 흐르던 물에 빠졌던 것이라며 그때는 학생들과 지내는 것이 정말 재미있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요즘 학생들을 보면 가장 먼저 ‘귀엽다’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자신보다 어리고 모두 착하니까
그렇단다. 특히 99학번이나 00학번은 친동생보다 어리니 오죽하겠는가. 예전처럼 ‘누나’라고 부르며 농담을 건네는 학생들이 많지 않아 조금은 아쉽다면서 학생들과 스스럼없이 지내고 싶다고 한다.

그는 오는 10월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다. 근무시간에 쫓겨 남자친구와 데이트 할 시간이 부족했지만 틈틈이 만나 사랑을 키워왔다고 한다. 주간 근무일 때는 근무를 마치고 저녁에 만날 수 있지만 야간 근무를 하는 일주일은 7년처럼 느껴졌단다.

수줍음이 많다는 그. 하지만 처음이 어려워 그렇지 한번 친해지면 친동생처럼 지낼 것이라고 한다. 집에서 멀리 떨어져 외로움을 느끼기 쉬운 학생들에게 예쁜 언니*누나 하나 생기는 것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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