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한 뒤에, 서점 안에 앉을 수 있는 긴 의자가 생긴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서점에 이익이 되지 않는, 그저 서점 안에서 책을 읽고 갈 뿐인 아이들을 위해 편의를 제공하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았다. 대학교가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이름이 아니라 저런 모습이 아닐까 하고 생각할 정도로. 주말에 아이들이 옹기종기 앉아 책을 읽는 모습을 보면 흐뭇함과 어린 시절에 대한 그리움이 동시에 느껴졌다.
이제 지곡회관 서점은 텅 비어 황량한 모습으로 남아 있다. 새로운 가게가 들어와 다시 북적거릴 것을 알면서도, 사라질 의자를 생각하며 가슴 한구석이 아련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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