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스플랑크 연구소와의 제휴와 관련하여
막스플랑크 연구소와의 제휴와 관련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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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6.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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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대학은 독일의 막스플랑크 재단(Max Planck Gesellschaft : MPG)과 폭넓은 제휴에 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MPG는, 현대물리학의 기반이 되는 양자이론의 선구자로서 1918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독일의 대표적인 물리학자 막스 플랑크(Max Planck)의 이름을 딴 명실 공히 세계 최고의 기초연구기관이다. 1911년에 빌헬름 카이저(Wilhelm Kaiser) 학회로 설립되어 1948년 막스플랑크 재단으로 재탄생하였다. MPG에서는 독일 전역에 걸쳐 78개의 연구소(Max Planck Institute : MPI) 및 3개의 인문 분야 해외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2006년 타임지 선정 비(非)대학 연구소 부문 1위로 랭크된 바 있다. 현재 노벨상 수상자 16명 등 전 세계 4,000여 명의 박사급 연구자를 포함 1만 5,000여 명의 인력이 물리·화학·생명·의학 등의 기초연구 분야에 걸쳐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19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면서 ‘노벨상 사관학교’라는 명성을 얻고 있다. 기초원천 연구기관임에도 불구하고 2,000 건 이상의 발명, 매년 약 100건의 특허를 비롯하여 기술료로만 연간 약 200억 원(2,000만 달러)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기초과학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를 약속하고, 기초과학에 기초한 미래 원천기술의 개발을 다짐해 왔다. 기초과학 분야에 있어 명실 공히 최고 권위의 상으로서 때론 국가별 기초과학의 수준을 가늠하는 잣대로도 인식되는 노벨상의 수상자가 발표되는 매년 10월이면, 주요 언론들이 부러움과 시샘을 갖고 수상자들에 대한 기사를 올리곤 했다. 과학 분야의 노벨상 수상자가 언제나 나올까하는 바람어린 논의 속에서, 기초과학에의 체계적이고 집중적인 투자를 다짐해 온 것이다.
노벨상을 끌어올 만한 기초과학의 발전을 위해서는 국가 사회의 관심과 투자가 증대되어야 함은 물론이지만 대학의 노력 또한 필수적이다. 여기서, 과연 무엇이 MPI로 하여금 세계 최고 수준의 기초연구를 수행하며 ‘노벨상 사관학교’라는 명성을 얻게 하였는지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국내 최초의 연구중심대학, 최고 수준의 이공계 대학이라는 거대한 기치를 걸고 설립되어 2020년에 세계 20위권 대학이 되겠다는 ‘비전 2020’이라는 원대한 목표를 세운 우리대학으로서는, 이와 같은 MPI를 벤치마킹함으로써 우리의 연구 환경 및 체계를 점검해 봄 직할 것이다.

지난해 우리대학과 MPG 및 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APCTP)는 우수 연구자 육성 프로그램인 ‘Junior Research Group’을 설치 운영하는 국제공동연구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그에 따라 올해에는 MPG의 엄격한 심사기준에 따라 2개 부문의 리더가 선정되어 부임하였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작년 10월 Peter Gruss 이사장을 포함한 MPG 대표단의 우리대학 방문을 계기로 Full scale의 공식적인 막스플랑크 공동연구소(MPI-Korea) 설립에 관한 의견이 개진된 이후, 그 타당성에 관한 심도 깊은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만일 이와 같은 공식적인 MPI가 설립된다면 세계 최고 연구소와의 전략적 공조를 통해서 세계적 수준의 연구 인력 및 인프라의 조속한 확보, 미래 과학을 선도할 세계 최고 수준의 독립적인 우수 과학자의 유치 및 세계적인 연구브랜드의 산출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MPI 운영기법이 우리나라 실정에서도 반드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초연구를 위한 모범답안이 될지는 미지수이다. 또한 하나의 MPI가 커버할 수 있는 분야 또한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세계 최고 수준의 기초연구 수행을 통한 미래 원천기술의 창출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모두가 합심하여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MPI-Korea를 설립, 운영하고 이와 같은 운영기법을 여러 기초연구 분야로 확산해간다면, 우리도 세계최고의 연구 및 노벨상 수상이라는 세계적인 잔치에 한 일원으로서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대학과 막스플랑크 재단의 제휴가 ‘세계 20위권 대학’이라는 원대한 꿈의 실현을 위한 한걸음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