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총장배 발표 및 토론 대회
제1회 총장배 발표 및 토론 대회
  • 최명원 / 화학 05
  • 승인 2008.05.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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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와 토론 실력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발판
<발표대회>
다양한 PPT와 발표자세 배울 수 있는 기회·

처음 POVIS에서 발표 및 토론대회를 주최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에는 그저 또 하나의 학교 행사이겠거니 하며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하지만 어마어마한 (?) 상금과 함께 축제기간에 축제 말고 하나의 행사로 생각하고 참여하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대회 신청마감 1시간 전에 신청서를 제출하고 발표대회에 참가하게 되었다.

예선대회는 목요일 오후 3시부터 진행되었다. 프리젠테이션 가주제가 이미 하루 전날 ‘POSTECH Vision 2020’으로 발표되었기에 대략 예상은 했지만, 막상 주제로 ‘POSTECH Vision 2020과 포스테키안이 해야할 일’이라는 것을 통보받으니 당황하고 말았다. 예상했던 주제와 어긋난 것이기에 당황하기도 했지만, PPT를 만들기에는 30분이라는 시간이 도저히 충분치 않다는 것을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평소 컴퓨터로는 영화보기와 웹서핑이 전부인 나에게, 엑셀의 사용법도 1학년이 다 지나갈 때 알아서 일반물리실험의 데이터 정리를 계산기로 손수 처리한 나에게, 파워포인트로 PPT를 만들어 30분 내로 제출은 가히 넘지 못할 커다란 산과 같았다. 하지만 이제 와서 포기할 수는 없어서 대충 홈페이지에 있는
그림들을 붙여 만들고 제출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발표시간. 무슨 말인지도 모르게 덜덜 떨면서 횡설수설 발표를 했다. 리더십센터 부센터장님께서 나의 발표를 심사하시면서 이것저것 문제점을 지적해주셨다. 발표에 대해 처음 받는 지적이라서 정말 여러 가지로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다. 시선 처리, 말하는 속도, 서있는 위치, PPT 구성 등등 내가 평소에 전혀 생각지도 못한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었다.

운이 좋게 결선 진출 7인 엔트리 안에 들어 다음날 결선대회를 치르게 되었다. 제비뽑기로 2번째 발표자가 되어서 미리 발표를 하고 다른 발표자들의 발표를 들을 수 있었다. 나도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했다고 생각했지만 다른 발표자들의 PPT나 발표실력을 보니 정말 너무나 뛰어나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분한 목소리로 중요한 지점에서 더욱 강조하는 사람, 동영상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사람, 여러 가지 자기 생각을 이야기하고 청중의 참여를 유도하는 사람들의 발표를 보면서 “이게 진짜 프레젠테이션이구나. 나는 초등학생 방학숙제 발표에 불과하다”라는 생각을 했다. 미리 발표를 끝내고 다른 사람들의 발표를 볼 수 있어 정말 좋은 기회였다.

발표대회가 끝나고는 토론대회 결선이 진행되었다. 학부 영어강의에 대한 찬반 의견을 나눠서 토론하는 형식이었는데, 토론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대학에도 저렇게 뛰어난 논리와 자료를 가지고 토론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 100분 토론을 보는듯한 살벌함과 날카로운 질문들 속에서 나를 비롯해 토론을 경청하는 사람들은 하나 둘씩 토론 속으로 끌려들어갔다. 찬성팀의 의견을 들으면 학부 영어강의가 정말 필요한 것 같다가도 반대팀의 의견을 들으면 학부 영어강의는 안될 것 같은 우유부단한 마음이 생겨버렸으니 두 팀 모두 토론을 너무 잘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토론대회도 끝나고 폐회식에 들어갔다. 발표대회는 예상했던 쟁쟁한 사람들이 수상했고, 토론대회 우승팀도 가려졌다. 비록 입상은 하지 못했지만 대회참가는 나에게 정말로 큰 보탬이 되었다. 평소 보고서만 쓸 줄 알고 파워포인트의 능력을 우습게 봤던 나에게 파워포인트로 할 수 있는 다양한 PPT와 발표할 때의 자세 등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다음에도 기회가 된다면 이번 대회에서 배운 것을 발판 삼아 다시 한 번 대회에 나가보고 싶다. 그리고 이 대회가 단순히 몇몇 사람들의 대회가 아니라 많은 포스테키안들이 참여하여 자신들의 발표와 토론 실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좋은 발판이 되었으면 좋겠다.



<토론대회>
토론 통해 생각 정리하고, 논리적인 사고력 키워

정신없는 중간고사 기간이 지나고 한가로운 학교생활을 보내던 중 발표 및 토론 대회 개최 소식을 듣게 되었다. 처음엔 그 소식이 그리 달갑게 느껴지진 않았다. 시험은 끝났지만 끊이지 않는 보고서와 숙제의 압박에 다른 무언가를 새로 시작하는 것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어느덧 축제기간이 다가왔고, 문득 지난 몇 년 동안의 축제가 생각이 났다. 축제 기간 동안 내가 했던 일은 주점과 동아리 행사 준비, 늦은 시간까지 술을 마시고 하루 종일 잠을 잤던 것뿐이었다. 즐거운 추억이지만 기억 속의 대학교 축제가 놀기만 했던 축제로만 기억된다고 생각하니 뭔가 아쉬웠다. 그래서 토론대회 신청마감 하루 전 급하게 팀을 모아 출전하게 되었다.

첫째 날은 강연이 열렸다. 강연은 사교적인 말하기, 효과적인 프레젠테이션, 그리고 아카데믹 토론 이렇게 세 가지 주제로 구성되었다. 모든 강연을 다 듣지는 못했지만 내가 들었던 강연 모두 다 알찬 시간이었다. 시간이 흘러 드디어 토론 주제가 나왔다. 주제는 요즘 많은 학교에서 중요한 사안으로 부각되고 있는 ‘학부수업 영어강의 확대’였다. 조원들과 토의를 마친 후 밖에서 들려오는 신나는 음악소리를 들으며 자료를 조사하고, 머릿속 생각을 정리해 보았다. 여기저기서 술 먹자고 연락이 오기도 했다. 고생하는 후배들을 도와줘야 한다는 괜한 책임감 때문에 잠시 나가 축제를 즐기고 싶기도 했지만, 처음 마음가짐을 떠올리며 대회를 준비했다.

둘째 날 오후, 드디어 대회가 시작되었다. 이번 토론 대회는 CEDA라고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는데, 이것은 사회자 없이 조원 각자에게 말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고, 말하는 순서도 정해져 있는 방식이었다. 또한 토론 시작 30분 전에 찬성과 반대를 제비로 뽑기 때문에 찬반 양 쪽을 다 준비해야 했다. 한 번도 해 본적이 없는 방식이라 당황하기도 했지만, 대회 전 연습시간동안 착실히 준비했다. 드디어 16강전이 시작되었고, 우리 조는 14조로 두 번째 조에 편성되었다.

처음 제비를 뽑았을 때 반대가 나왔는데, 찬성 쪽 준비를 많이 해 온 상태라 매우 당황했다. 걱정이 많이 앞섰지만 얼른 반대쪽 논리를 점검하고 토론을 시작했다. 상대편 논리의 허점을 찾아 반론하고, 질문을 통해 상대방을 공격하고, 공격에 방어할 증거를 찾는 등 마치 농구경기를 하는듯한 짜릿한 긴장감 덕에 순식간에 토론이 끝나버렸다. 결과는 승리였다. 전날 밤의 피로가 싹 사라지는 듯했다. 대회가 시작되기 전까지만 해도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대충 해버릴까 하는 생각에 마음에 부담이 많이 되었지만, 대회를 한 번 치르고 나니 자신감과 함께 열심히 해야겠다는 의욕이 솟아올랐다.

셋째 날 오후에 있었던 8강전에서도 또 반대편 입장에 서게 되었는데, 16강전의 경험 덕분인지 또다시 승리를 거두고 4강전에 진출하게 되었다. 하지만 4강전에서는 지금까지 다루었던 반대 편 입장이 아닌 찬성을 뽑았다. 준비가 부족했던 탓인지, 긴장했던 탓인지 대회 우승 팀인 ME GUYS와 만나 아깝게 지게 되었다. 아쉬운 마음에 심사위원 교수님들을 붙잡고 아쉬운 마음을 털어놓기도 하고, 결승전을 보면서도 우리가 올라갔으면 어떻게 이야기할까 하는 생각이 맴돌기도 했다.

처음 토론대회를 준비할 때는 대학생활의 마지막 축제를 좀 더 기억에 남는 축제를 만들고 싶다는 단순한 이유였지만, 끝나고 난 지금 이렇게 후기를 쓰면서 돌이켜 보니 이 대회를 통해 정말 많은 것을 얻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영어수업 확대에 대해 더 깊게 알 수 있었고, 토론을 통해 생각을 정리하고 논리적인 사고력을 키울 수 있었다. 또한 새로운 사람과의 조별 활동을 통해 팀워크의 중요성을 알 수 있었다.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정말 뿌듯하고 짜릿한 경험이었다.

이현영 / 물리 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