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논단] 포스테키안의 리더십 발전을 기대하며
[독자 논단] 포스테키안의 리더십 발전을 기대하며
  • 노지훈 / 산경 05
  • 승인 2008.05.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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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투자은행 중 하나이며 미국에서 가장 일하고 싶은 투자은행 4위를 차지한 리먼브러더스에서는 신입사원을 채용(recruiting)의 대상이 아닌, 인재 확보(talent acquisition)의 대상으로 모시고 있다. 이와 같은 신입사원의 격상은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기업을 끊임없이 혁신해줄 수 있는 슈퍼 루키에 대한 확보가 그만큼 어렵다는 반증이다.

비단 금융산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의 초일류 기업들은 인재채용 과정에서 기업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슈퍼 루키를 찾기 위해 전략적 방법을 사용한다. 국내의 기업에서도 과거의 형식적인 면접을 탈피하고 집단토론 면접, 압박 면접, 그리고 브레인티저(brainteaser) 인터뷰 등 고도의 심리적이고 체계적인 방법으로 옥석을 가려낸다.

이처럼 심도 있고 다변화하고 있는 기업의 ‘인재 확보’ 모습을 보면서, 과연 우리대학 학생들이 진정 초일류 기업이 갈망하는 슈퍼 루키의 모습인지 의문이 든다. 우리는 외부로부터 너무나도 자주 듣다시피 수학과 과학 분야에서 수재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기업의 채용 요건에서 ‘수재’는 여러 자격요건 중 하나의 항목일 뿐이다.

기업에서 요구하는 슈퍼 루키는 혼자 뛰는 천재보다는 팀플레이를 구성할 줄 아는 리더십을 갖춘 인재다. 개성이 강한 공부벌레(nerd)들이 모인 학교다보니 팀플레이를 조직하고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학생을 찾기란 쉽지 않다. 이렇다 보니 2006년도 중앙일보에서 조사한 종합대학평가 중 졸업생 리더십 평판도에서 우리대학은 겨우 16위에 그쳤다.

오래 전부터 이런 문제점을 인식한 우리대학은 2004년에 ‘포스텍 리더십센터’를 설립했다. 리더십센터를 통해 그간의 다소 산만하고 비계획적이었던 리더십 교육이 보다 전문적이고 조직적이며 체계적으로 추진되기를 기대했다. 이를 계기로 리더십 관련 수업이 열리고, 교내에 크고 작은 리더십 강좌가 개최되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약진에도 불구하고 2004년 설립 이후 리더십센터가 걸어온 발자취를 따라보면 ‘언론에 비친 포스텍’의 행보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보다 많은 대학 구성원에게 리더십의 중요성을 알리고 리더십을 증진시킬 수 있는 방법을 공유하기에는 현재 포스텍 리더십센터의 홈페이지는 부실하다.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리더십 관련 정보의 양도 부족하고, 그나마 게재되어 있는 내용들은 주로 텍스트 위주이다. 텍스트 기반의 정보제공은 리더십의 중요성을 교내 구성원에게 전달하기에 한계가 있다.
기존의 형식적으로 만든 홈페이지를 혁신적으로 활용하여 홈페이지를 방문한 사람들에게 리더십센터 홈페이지를 다시 방문하고 싶은 곳이 되도록 개선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홈페이지를 통해 리더십 특강을 촬영한 동영상을 게재하거나, 리더십과 관련된 설문조사를 실시한다. 또한 개인의 리더십 지수를 알아볼 수 있는 체크리스트를 게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된다.

리더십센터의 미흡한 여건 속에서도 다행히 지난 14~16일 리더십센터 주관의 ‘총장배 발표 및 토론대회’가 개최되었다. 이 대회의 참석자에게는 2010년 시행 예정인 리더십인증제의 인증요건을 부여할 계획이라고 한다. 한양대에서 작년부터 시작한 ‘한양 리더십 프로그램(HELP)’에 대한 기사를 보면서 부러운 마음을 감출 수 없었기에, 앞으로의 리더십센터의 행보에 주목해 본다.

끝으로 연구 분야에서 포스텍의 국제적인 위상에 걸맞게 국제사회가 포스텍 졸업생에게 요구하는 리더십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전 학교차원에서 자원의 집중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