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e 한잔 어때 ?
Wine 한잔 어때 ?
  • 강탁호 기자
  • 승인 2008.05.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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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마시는 대학생
시대가 변하면서 술 문화도 변한다. 한 때 막걸리와 소주로 대표되던 대학가의 술문화도 변하고 있다. 심심치 않게 와인을 즐기는 학생들을 볼 수 있고, 와인 동호회도 생겨났다. 와인 대중화. 과연 캠퍼스는 어떨까?

최근 와인산업의 증가추세가 심상치 않다. 와인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몇몇 통계자료를 통해 쉽게 알아볼 수 있다. 1990년대, 가까운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우리나라의 주류 시장에서 와인은 고급주란 인식과 비싼 가격으로 인해 소비량이 미미했으며, 애호가 층에서만 마셨다고 한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빈번해지 해외 여행과 때맞춰 불어온 웰빙 열풍과 저도수의 술을 선호하게 된 대중들에게 와인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히딩크 감독이 월드컵 8강 진출의 기쁨을 이 와인을 마시면서 느끼고 싶다고 말해 유명해진 ‘샤토딸보’, 삼성 이건희 전회장이 임직원들에게 선물하며 유명해진 ‘샤토라뚜르’ 등 일반인의 관심을 자극한 몇몇 품종과 2006년부터 꾸준히 연재번역판이 나오는 만화 ‘신의 물방울’도 와인 열풍에 한 몫을 했다.

꾸준히 성장해온 우리나라의 와인시장은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작년 약 70%의 성장률을 보였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선정한 2007년 10대 히트상품에 이름을 올렸을 정도. 와인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와인바와 동호회가 전국적으로 생겨나고, 1~2만원대의 저가 와인도 이마트나 홈플러스와 같은 주변의 대형마트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게 되었다.

사회 전반적으로 와인 소비의 증가는 대학생들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대학생이 와인을 마시는 것은 흔하지 않은 일이었다. 다음은 박종훈(산경 02) 학우의 말. “학교에서 와인을 마신다는 것 자체를 상상할 수 없었다. 정말 아는 사람만 와인을 즐겼다” 와인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던 우리대학의 술자리에 와인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2006~2007년을 기점으로 하는 듯하다. 지금은 준비위원회나 동아리의 술자리에서 와인이 보이는 것은 흔해진 상태. 물론 모든 학생들이 와인애호가라고 할 수는 없지만, 분명 와인이 친근해진 것은 사실이다. 이 같은 선호를 반영하는 지난 학기 처음 실시된 기숙사자치회의 문화교실에 와인/칵테일 강좌가 포함되어 지금까지 열리고 있다. 지난 학기만 해도 스물 대여섯 명의 학생이 강좌를 수강했다.

우리대학 학생들은 와인을 주로 가까운 롯데마트나 이마트, 와인 소매점 등지에서 구입한다. 이마트 와인 코너를 담당하고 있는 최미선 씨에 따르면 대학생들은 전체 고객 중 약 10% 정도를 차지한다고. 주로 동호회나 커플들이 와인을 많이 찾고, 스승의 날 때도 교수님께 드릴 선물로 와인을 많이 사간다고 한다. 이곳에서 취급하는 와인은 몇 천원짜리부터 있어 금전적 부담도 크지 않아 보였다. 요즘 가장 싼 와인은 세일 판매되고 있는 3,500원의 ‘안티노’였다. 대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은 와인은 스파클링 와인 ‘모스카토’. 젊은 고객은 스파클링 와인처럼 맛이 있는 걸 찾는 반면에 나이든 고객들은 주로 향이 좋은 와인을 찾는다고 한다.

와인 초보자들이 어떻게 입문해야 할지 물었다. 최 씨는 화이트 와인이나 ‘콩코드’처럼 달콤한 종류와 ‘멜롯’ ‘까르미네르’ 등 부드럽고 과일향이 나는 종류가 떫은맛을 꺼리는 초보자들에겐 좋을 것이라고 한다.

교내 유일의 와인동호 소모임에서 활동하고 있는 남윤범(물리 05) 학우는 “주류전문점에서 지속적 구매를 한다”며 “개인적으로 구매할 경우 비용부담도 크고 혼자 다 마시기 힘든 경우도 있는데, 이런 점을 보완해줄 수 있다”는 것을 동호회의 장점으로 꼽았다. 또한 모임이라고 소개하면 매장에서 대접도 달라져서, 질 좋은 와인을 싸게 구매하는 경우도 있다고.

남 학우는 “와인 초보자는 흔히 와인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으나 와인을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으며, 이런 환상을 가지는 것도 좋지 못하다”며 “가격에 상관없이 좋아하는 와인을 마시고 즐길 수 있다면 충분하다. 특별한 훈련 없이도 하나 둘씩 마셔본다면 와인의 맛을 느낄 수 있게 된다”며 와인 입문의 길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