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촌맺기] 포항공대신문 만화작가 김태완(컴공 03) 학우
[일촌맺기] 포항공대신문 만화작가 김태완(컴공 03) 학우
  • 유형우 기자
  • 승인 2008.05.0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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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행복합니다. 여러분도 행복하세요!”

- 처음 만화작가를 맡게 된 계기는?
이전 만화작가가 그만둔 상태에서, 알고 지내던 신문기자의 권유를 받아 2005년 2학기부터 연재를 시작했다. 소재는 풍부했지만 만화 자체를 잘 그리지 못하기 때문에 걱정을 많이 했더니, 일단 샘플로 하나 그려서 보내보라고 하더라. 당시 편집장이 샘플을 보고서는 ‘OK’ 사인을 냈고, 이후 연재를 시작한 것이 지금에 이르고 있다.

- 폭넓고 다양한 소재를 만화에서 다루고 있는데, 주로 소재를 얻는 곳은?
나는 평소 매우 재미있게 살아가는 편이다. 그만큼 주변에 재미있는 사람도 많다. 이들과 함께 어울려 지내다 보면 일상에서 TV 시트콤과 같은 일이 자주 펼쳐진다. 이런 일들을 소재로 활용하기도 하고, 학교와 관련된 것은 PosB 같은 곳에서 이슈화되는 일들을 내 나름의 시선으로 재해석해서 소재로 활용한다. 처음엔 그저 재미있는 소재로 만화를 많이 그렸는데, 최근 들어서는 약간 정치색을 띠는 소재로 그리는 것 같기도 하다.

- 만화를 기다리는 팬들이 많다. 인기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평소에 팬이 많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 최근에야 PosB 스크래치 보드에 내 만화가 재미있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오면서 조금 느꼈을 뿐이다. 아무래도 주로 웬만한 학교 사람은 공감할 수 있는 소재로 만화를 그리는 것이 가장 큰 인기 비결이 아닌가 한다. 하지만 내 시선으로 재해석하거나 비꼬는 만화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내 만화를 좋아하는 팬만큼 안티 팬도 많을 것 같다(웃음).

- 그동안 그린 만화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2006년 9월 6일자 238호 신문에 실린, ‘갈라진 아인슈타인’ 만화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내용 중에 교수가 질문을 던지는 부분이 있는데, 이는 내가 1학년 때 물리과목 수강 중 실제로 겪었던 일이다. 당시 교수님은 “갈라진 아인슈타인의 의미를 아는 사람이 있나요?”라는 질문을 했는데, 어떤 수강생도 답을 말하지 못했다. 나중에 마감을 앞두고 어떤 소재로 만화를 그려야하나 고민을 하다가 이 질문이 떠올랐고, 내 나름대로 생각하고 있던 답을 만화에 옮겼다. 물론 절대로 이 답을 당시 수업시간에 말한 것은 아니다.

- 졸업을 앞두고 있는데, 그동안의 학교생활은 어땠는지?
사실 나는 좀 학교를 오래 다니고 있다. 올해로 6년째다. 처음 화학과에 입학했다가 중간에 컴퓨터공학과로 전과를 했다. 전과하기 전까지는 학업에 별 흥미가 없어 소홀히 했는데, 전과한 뒤로는 제법 학업도 열심히 하고 있다. 동아리 활동은 1~2학년 때는 이것저것 해보다가 MANIA에 들어온 뒤로 정착을 했다. 학교 다니는 동안 우울증을 겪기도 했다. 몇 년 전엔 꽤 심해서 휴학도 했지만, 최근엔 치료 같은 것을 받으면서 괜찮아졌다. 요즘엔 더욱 밝게 살려고 노력 중이다.

- 학교에 관해 비판적인 주제가 많다. 이 기회를 통해 학교와 학교 구성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학교의 커리큘럼이 여러 가지 면에서 학생들에게 너무 많은 부담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열심히 하는 것은 좋으나 대학생이라면 이런저런 활동, 다양한 사람을 만날 시간 또한 주어져야 한다고 본다. 그러나 우리대학 학생들은 대학에서 요구하는 것을 모두 만족시키고 나면 더 이상 다른 것을 할 시간이 없다.
이는 특히 1학년 때가 심하다. 학생들은 1학년 때 대학의 분위기에 적응하기에 앞서 과중한 학업의 부담을 껴안아야 한다. 이런 학생들의 모습은 대학생이라기보다는 ‘고4’에 가깝지 않나 생각한다. 이러한 부담감은 학년이 갈수록 덜해지기는커녕 심해져, 주위에서는 나와 같이 우울증에 걸리는 학생도 심심치 않게 보았다.
이런 학교 시스템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우리학교 학생들은 한마디로 ‘재미’가 없다. 이전까지 정해진 틀 안에서 올바르게 커왔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대학을 와서도 그런 틀 안에 갇혀 사는 것 같다. 대학생이라면 보다 활동적으로 살아갔으면 한다.

-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한마디.
딱 한마디 하고 싶다. 여러분, 저는 행복합니다. 여러분도 행복하세요. 우리 모두 학고 받지 말고 다같이 빨리 졸업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