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의 강의 시스템
우리대학의 강의 시스템
  • NULL
  • 승인 2008.05.07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의 그 처음부터 끝까지 알아본다
◐매 학기마다 ‘전쟁’
1. 수강신청

“7시 30분에 못 일어날까봐 그냥 잠자는 걸 포기하고 힘들게 버텼는데, 7시 29분 수강신청 페이지에는 아무 것도 뜨지 않고, 결국 원하는 교양과목은 하나도 신청하지 못했어요” “계속 수강신청 페이지가 뜨지 않기에 인터넷 창을 닫고 다시 들어가 보니 이미 로그인 되어있다고 나오네요. 아, 결국 교양과목 하나도 신청하지 못했어요”

매 수강신청 기간마다 학생들은 결코 낯설지 않은 전쟁을 한 치레 하면서 이에 대한 학생들의 원성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학생들의 목소리는 흔들리지 않는 장벽 앞에 점차 감정적이고 공허한 외침으로 부딪치며, 더 이상 해결책이 없는가라는 의구심만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위의 사례처럼 매 학기마다 학생들은 ‘수강신청 전쟁’을 치른다. 다음 학기 수강과목을 결정하는 수강신청은 학생들에게 매우 중요하지만, 원하는 수업을 듣기 위해서는 온라인 수강신청을 통해 제한된 수강인원 안에 들어야 한다.

우리대학의 수강신청 과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수강신청은 매학기 개강 후 14주째에 다음 학기 수강신청이 시작된다. 하지만 경쟁률이 높은 교양과목 같은 경우 이보다 약 한 달 전에 예비수강신청이 먼저 시작된다. 그리고 계절학기는 매학기 개강 후 13주째에 다음 계절학기 수강신청이 시작된다. 수강신청은 신청기간 첫날 오전 7시 30분부터 가능하고, 신청은 POVIS 수강신청 메뉴에서 할 수 있다. 그리고 원하는 과목을 모두 신청하고 나서는 수강신청 내역서를 인쇄해서 지도교수의 사인을 받아 학과사무실에 제출하면 된다. 이 제출과정은 학과마다 약간씩 차이가 있다.

하지만 문제는 수강신청 첫날 7시 30분에 대다수의 학생들이 POVIS 수강신청 메뉴를 클릭하기 때문에, 역시 대다수의 학생들이 정상적인 속도로 접속을 할 수 없게 된다. 이 부분에 대해서 대학발전추진팀에서는 “아직 수강신청관련 문제에 대해 신고가 들어오지 않았고, 이번 달 중순부터 문제점 도출을 시작해 POVIS 학사시스템 부문 워크숍을 가질 예정이다. 그리고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한 다음 6월부터는 본격적인 개선작업에 돌입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고질적인 문제로 고착되어버린 수강신청 때문에 매학기 전쟁을 겪고 있는 학생들을 위해 총체적인 원인분석을 통한 심도 깊은 대처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자신이 원하는 수업을 듣는 것은 학생의 가장 기본적인 학습권이다.

이길호 기자 greensocks@




◐계획은 있는데 계획서는?!
2. 강의계획서

강의 시스템 중 많은 학생들이 신경 쓰지 않는 것이 바로 POVIS상의 강의계획서이다. 수업이 어떤 내용을 다루며,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성적은 어떻게 산출되는지 알려주는 것이 강의계획서이다. 그렇기 때문에 강의계획서는 과목에 흥미를 갖도록 하고, 학생의 수업준비를 도울 수 있다. 물론 대부분의 수업에서는 수업진도에 대한 공지는 신경을 쓰고 있다. 하지만 일부 과목에서는 강의계획서가 올라오지 않는데다 POVIS 자체를 이용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강의계획서에 대한 교수들의 입장은 분분했다. 대부분의 전공과목의 경우나 교양과목과 같이 선택의 문제에 있어 특수한 과목에서는 강의계획서가 과목의 정보를 주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었지만, 몇몇 과목에 있어서 같은 수업에 대해 매년 다른 강의계획서를 올리는 것이 불필요할 것 같다거나, 강의계획서를 올리는 것이 자칫 형식적인 과정의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말한 교수들이 있었다. 또한 강의를 위해 홈페이지를 이용하는 이병주(신소재) 교수는 “POVIS는 좀 더 개방적이지 못한 것 같아 강의를 알리는 데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POVIS를 이용하는 황인환(생명) 교수의 경우 강의계획서에 대해 “학생들이 어느 정도로 정확한 정보를 원하는지 모르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학생들의 생각은 강의계획서를 읽느냐 안 읽느냐에 따라 조금 달랐지만, 하나의 공통점이 나타났다. 강의계획서를 읽는 학생의 경우에는 보다 더 정확한 정보를 얻기 위함이 대부분이었다. 인정훈(전자 06) 학우의 경우엔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데다 수업진도도 계획서대로 진행돼 잘못된 점은 없다”고 했다.

하지만 강의계획서가 매년 같아 수업을 준비하는 교수의 자세에 대해서는 약간의 불신을 드러낸 학생들도 있었다. 읽지 않는 학생들의 경우에도 강의계획서가 올라오지 않거나 매년 같다는 생각에 잘 읽지 않았다. 수강신청의 척도가 강의내용이나 강의계획서보다는 전공시간표라고 밝힌 학생도 있었다. 게다가 전공과목의 경우는 강의계획서를 굳이 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다.

강의계획서를 작성하는 쪽이든 그것을 보는 쪽이든 서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에 강의계획서에 대해 무관심해지는 경우가 생긴다고 할 수 있다. 교수는 가르치는 입장이자 교육의 제공자로서 자기 수업에 대한 홍보에 좀 더 적극적이어야 할 것이고, 학생은 배우는 입장이자 교육의 수혜자로서 자신이 수강하는 과목에 대해 더 알고자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이상현 기자 lsh014@




◐“적극적으로 사용하세요”
3. e-class

e-class란 학생들이 수강과목의 강의계획, 강의일정, 공지사항, 과제, 출결상태 등 전반적인 정보를 인터넷상에서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을 담당한다.
e-class의 기능에 대해 학생들의 반응은 호의적이다. 장준우(전컴 08) 학우는 “교수님들이 자료를 수업시간에 직접 나누어 주시지 않고 e-class에 업로드해주시니, 언제든 자료를 접할 수 있고 분실우려도 없어 참 편리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최원석(전컴 08) 학우는 “시험이나 숙제 공지사항을 수시로 확인할 수 있어 e-class를 자주 이용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e-class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도 있다. 학생들은 첫 번째 문제점으로 e-class의 하위메뉴 중 실효성이 떨어지는 메뉴가 있다는 점을 꼽았다. 하위메뉴 중 강의계획서 란은 대부분의 과목이 이용하지 않고 있고, 또한 무기명의견 란이나 자유게시판 란에도 글이 하나도 없는 과목이 대다수이다. e-class의 하위메뉴로는 수업 공지사항, 출결관리, 수업 Q&A, 강의계획서, 강의일정, 강의자료실, 발표자료, 과제, 무기명 의견, 자유게시판이 있다.

학생들은 두 번째로 일부 과목은 e-class를 사용하지 않는 대신 전부터 운영하고 있었던 과목 자체 홈페이지를 사용하는 점에 불만을 가졌다. 대표적으로 물리실험 홈페이지의 경우가 그러하다. 이에 지난해 물리실험을 담당했던 조무현(물리) 교수는 “재학생만을 교육하기 위한 홈페이지가 아니라 홈페이지를 방문하는 일반적인 유저에게 교육하려는 과목 홈페이지 특성상 물리실험 과목의 강의내용을 e-class에 통합하지 않고 있었다”며 “학생들이 이에 대해 큰 불편을 느낀다면 물리실험 강의 내용을 e-class에 포함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 번째로 우리대학 ERP 시스템이 구축된 지 얼마 되지 않아 e-class 메뉴를 사용하는 관습이 완전히 정착되지 않았다는 점도 있다. e-class 하위메뉴 중 무기명 의견이나 자유게시판을 이용하는 학생은 거의 없다. 이재현(화학 07) 학우는 “e-class를 통한 커뮤니케이션 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아 문의사항이나 질문사항을 e-class에 올려도 교수님 혹은 조교님들의 답변이 없을 때가 많다”고 말했다.
e-class의 접근성은 학생들에게나 교수들에게도 매우 유용하다. 하지만 적극 활용하지 않으면 접근성은 아무런 쓸모가 없을 것이다. 교수와 조교·학생들은 하루 빨리 접근성의 장점을 살려 e-class를 활성화시키고 편리한 학업생활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김예람 기자 frontierkey@




◐“교수님, 사인은 여기에…”
4. 교수 확인 시스템

많은 학생들이 불편을 느끼는 부분이 바로 지도교수·주임교수 확인 시스템이다. 수강신청이나 수강정정원의 경우 인쇄를 하고 각 과목 교수의 확인과 지도교수의 확인을 받는 복잡한 과정을 일주일 안에 해결해야 한다. 혹시라도 지도교수가 해외출장이라도 가버린다면 그저 도장을 찍어주는 일밖에는 되지 않는다.

원래 지도교수·주임교수 확인 시스템은 수강신청 전에 이뤄지는 것이 맞다. 우리대학의 홍보자료에도 교수 대 학생 비율이 낮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으며, 지도교수 시스템에 대한 홍보도 이뤄지고 있다. 이 말대로라면 어떤 과목을 수강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도 지도교수와 학생이 상의를 통해 결정할 부분이다. 하지만 양쪽 모두 업무나 과제로 바쁜 상황이 발생해 지도교수와 지도학생간에 대면조차 힘들어 수강신청 또는 정정 기간 외에는 서로 모르는 사이가 되어버리기 일쑤이다.

교수들의 대체적인 의견은 이런 기간을 통해서 학생들을 어떻게든 만나야 한다는 것이다. 학과의 교수로서, 인생의 선배로서 학업과 진로에 대한 진지한 상담과 젊은 학생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원하고 있는 것이다. 언제든 이런 상담은 할 수 있지만, 교수의 해외출장 등의 문제나 학생들이 평소에 잘 찾아가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더욱이 이 기간이 교수들에게는 중요해졌다고 볼 수 있다.

반면 확인을 받기위해 돌아다녀야 하는 학생의 입장은 주로 누구의 지도학생이냐에 따라 조금씩 달랐다. 학업과 진로에 대한 진지한 상담을 나눌 수 있었던 학생들의 경우 교수님과의 면담시간 조정은 힘들지만 그만큼 보람된 시간이 되었다며, 이런 시스템에 대해 찬성했다. 반대로 만나자마자 교수가 “여기에 사인하면 되나?”며 묻고 끝나는 경우에는 큰 불만을 드러냈다. 바빠서 만나기도 힘든 지도교수의 스케줄을 체크해가며, 그것도 몇 시간씩 기다리면서 어렵게 만났는데 돌아오는 질문이 그런 것이라면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런 학생들의 경우 이 시스템이 학업의 부담으로 시간에 쫓기는 학생들은 그다지 생각하지 않은 것이라며, 시간과 체력의 낭비라고 말하기도 했다.

교수와 학생 간의 대화 중 가장 편한 것이 학교로부터 배정받는 지도교수와 지도학생 간의 대화일 것이다. 하지만 그 관계를 불편해하고 심지어 수강신청 또는 정정기간까지 서로가 대화하는 것에 무관심하다면 더 이상 이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주장할 순 없을 것이다.

이상현 기자 lsh014@




◐“교수·학생 모두에게 도움”
5. 강의평가

매 학기말이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강의평가. 강의평가는 교수가 이를 수업지표로 활용함으로써 자신의 강의의 질을 향상시키고자 마련되었다. 그러나 현재의 강의평가는 평가문항이 구체적이지 않아 그 실효성에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우리대학 학생들에게 강의평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았다. 대부분의 의견은 “강의평가 문항이 너무 애매모호하다” “강의평가가 하나의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하다” “교수님들이 평가결과를 활용하는지도 잘 모르겠다” “평가항목이 강의 자체에 관한 내용들로 확대돼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등의 의견이 나왔다.

물리학과에서는 “강의평가가 교수평가에 많이 반영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강의평가의 실질적인 반영 여부에 대해 물어보니 교수 개개인마다 차이는 있지만 전체적으로 강의평가를 수업지표로 많이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학기 기초필수과목인 일반생명과학 강의를 맡았던 조윤제(생명) 교수는 “강의평가를 많이 참조해 다음 강의 때에는 개선하려고 노력한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현재의 토론식 강의는 3~4년 전에 일반생명과학 과목의 강의평가가 너무 지루하다는 식의 매우 안 좋은 평가를 받은 적이 있는데, 그 때의 강의평가로 인해 지금의 토론식 강의로 바뀌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또 “일반생명과학같이 여러 교수가 파트별로 나눠서 강의하는 과목의 경우 현재와 같은 기준으로 평가되기가 어렵기 때문에, 다른 방식의 강의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학생들이 시험을 잘 보지 못해 취득학점이 낮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에는 해당 강의의 평가를 낮게 해주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며, 학생들이 강의평가에 진지하게 임해 줄 것을 당부했다.

현재의 강의평가가 유명무실한 제도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 적극적인 대책 마련과 구체적인 실천 논의를 하루빨리 진행시켜야 한다. 또한 앞으로는 학생들의 의견을 보다 정확하고 폭넓게 수렴할 수 있는 문항을 마련하고, 학생들이 진지하게 참여함으로써 교수와 학생 모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길호 기자 greensocks@




◐“일관적객관적인 잣대를”
6.성적

교수는 수강학생들의 학업성취도에 따라 점수를 주고 마지막으로 성적을 매긴다. 이를 그레이딩이라 한다. 학생들의 학업성적은 영어로 표기된다. 성적 그레이드는 크게 A, B, C, D, F로 나뉘고 학점은 각각 4.0, 3.0, 2.0, 1.0, 0점이며, +, -가 붙었을 경우 알파벳에 해당하는 점수에 +0.3, -0.3점을 더한다. 예를 들어 A+는 4.3, A-는 3.7점이 되는 셈이다. 그레이드가 F일 경우 이 평점이 평균평점 계산엔 적용되지만 해당 과목은 미수강으로 처리된다.

교수가 학생들을 그레이딩하는 것은 교육자의 권리이기 때문에 그 방식에 있어 교수마다 다소 차이가 있다. 대부분의 교수는 절대평가에 상대평가를 가미한 형태로 그레이딩을 한다. 김만주(화학) 교수는 “해마다 수강학생들의 전반적인 수준에 따라 평균학점을 절대평가로 정한 후, 학생 개개인의 성적을 상대평가로 그레이딩 한다”고 말했다. 이와는 다르게 절대평가만으로 그레이딩하는 방식도 있다. 박성우(컴공) 교수는 “학생들이 수강하는 과목에 대한 이해도가 그레이딩에 있어 가장 우선되어야 한다”며 “애초 시험문제를 낼 때 A+를 받을 학생의 점수를 정해 놓고 그 기준에 맞춰 점수의 구간을 나눈 뒤, 학생들의 점수평균과 상관없이 구간에 맞춰 절대평가 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교수들의 다른 그레이딩 방식과 기준에 대해 대다수 학생은 혼란스럽다. 강보라(산경 06) 학우는 “그레이딩 방식이 교수님마다 다르고 또한 다소 주관적이어서 혼란스러울 때가 많다”며 “교수님마다 방식이 다른 것은 이해하지만, 그래도 전반적인 그레이딩에 있어 일관적이면서 객관적인 잣대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공계 장학금 기준이 2.7점에서 3.0점으로 오름에 따라 학생과 교수 간의 그레이딩 기준에 대한 입장 차이가 발생했다. 학생들의 장학금 기준점은 매년 오르는데 반해 교수의 그레이딩 기준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정성기(화학) 교수는 “이공계 장학금 기준이 오른 것은 학생들이 공부를 더 열심히 하도록 만드는 것이지, 이유 없이 학생들의 평점을 높이기 위한 것이 아니다”며 “수강학생들의 역량에 따라 평균평점이 달라질 수 있으니 교수 대부분은 학생들을 더 열심히 공부시키기 위해 그레이딩 기준을 바꾸지 않을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교수마다 그레이딩 방식이 다른 것은 학생들이 혼란해할만한 여지가 충분히 있다. 그레이딩의 최소한의 일관적인 기준을 편성하여 학생들의 혼란을 해결할 필요가 있다.

김예람 기자 frontierk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