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촌맺기] 조선족 학부 교환학생 박금화(생명 07) 학우
[일촌맺기] 조선족 학부 교환학생 박금화(생명 07) 학우
  • 이은화 기자
  • 승인 2008.04.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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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후배사이 돈독해지는 학과 MT 부러워
- 교환학생으로 오게 된 계기는?
우연한 기회였다. 하얼빈-포스텍 교류항목이 있다는 것을 알고 신청하게 되었다. 한국과 중국은 인접한 국가지만 엄연한 문화차이가 있으며, 특히 교육의 질이 다르다. 한국의 문화가 궁금하기도 했고, 세계적으로 알려진 포스텍의 교육을 받아보고 싶었다.
내가 알기로는 포스텍의 중국인 유학생 중에 하얼빈공대 출신이 20명 정도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학부생 교환학생으로는 내가 처음이라고 한다. 참고로 교환학생 프로그램의 제1 지원자격은 한국어 수업에 지장 없는 의사소통 능력, 둘째는 토플성적과 중국내륙에서 공인된 대학생 영어인증시험 성적, 셋째는 전공평점이다.

- 하얼빈공대와 우리대학과의 차이는?
포스텍 생명과학과(Life Science)와 하얼빈공대의 생물기술학과(Biology Technology)를 비교하자면 대학의 교육초점 자체가 다른 것 같다. 포스텍은 대학원에 집중하는 연구중심대학인 반면 하얼빈공대는 학부생 배양 위주이다. 예를 들면, 하얼빈공대에서는 학부생들이 많은 기초지식들을 접하게 하므로 4년 동안 20개 이상의 전공필수과목을 수강한다. 반면 포스텍은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전공필수과목을 더 깊게 배우는 것 같다. 하얼빈공대에서는 한 과목당 숙제가 이렇게 많지 않다. 또한 포스텍에서는 3학년부터 연구참여를 많이 하는 편인데, 하얼빈공대의 경우 4학년 논문참여를 시작할 때 겨우 교수님들이 랩에서 어떤 연구를 하는지 알게 된다. 대학원 연구와 관련된 접촉 시점이 상대적으로 늦다고 할 수 있다.

- 수업분위기는?
많이 다르다. 포스텍이 훨씬 활발하다. 교수님들도 개방적인 마인드로 토론 수업을 유도하시고, 학생들도 잘 참여하는 것 같다. 하얼빈공대는 생물공학과와 생물기술학과가 생명과학부를 이루고 같은 수업을 듣는데, 대략 40명 정도가 한 반이다. 이에 비해 포스텍은 20~30명 정도의 더 적은 인원이 한 반이어서인 것 같기도 하다.

- 한국의 캠퍼스 문화를 경험해보니 어떤 것 같나?
제일 인상 깊었던 것은 학과 MT였다. 중국에는 학과 당 인원수가 많아서 이런 MT 자체가 없다. 학과 전체의 선후배간에 친밀해 질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 같다. 중국 대학생들은 거의 부모님께서 학비와 용돈을 다 대주신다. 과외를 제외한 아르바이트가 거의 존재하지 않으며, 학생들도 아르바이트를 잘 하지 않는 편인데, 한국에는 여러 가지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많이 하는 것 같다. 나도 여기서 중국어 과외 아르바이트를 해봤는데, 경제적으로 자립해야겠다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다. 그 외 여가시간을 보내는 것은 비슷하다. 동아리 활동, 체육활동, 술 놀이(?) 등은 중국에서도 똑같다.

- 지내는데 불편한 점은 없는가?
기숙사는 월등히 좋다. 중국에서도 반드시 기숙사 생활을 해야 하는데, 6인 1실인데 여기는 2인 1실이라 굉장히 편리하다. 중국엔 이곳처럼 샤워실이나 휴게실이 없고, 학교 내에 있는 대중목욕탕을 이용한다.
학생식당은 하얼빈공대가 더 좋은 것 같다. 포스텍은 매일의 식단이 한가지로 정해져서 나오는데, 하얼빈공대는 학생식당 자체가 3층 건물이며 50여 가지가 넘는 메뉴를 골라 먹을 수 있다. 원한다면 한 달 동안 매일 다른 메뉴를 먹을 수 있다. 싸고 맛있기 때문에 다른 학교에도 자랑할 정도이다.

- 그 동안 있었던 에피소드 중 인상 깊었던 것은?
학과 MT때 했었던 ‘Miss Life’는 조금 충격적이었다. 중국에서는 남자들을 여장시키지 않는데, 여기 학생들이 훨씬 재밌게 논다. 또 한국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받았다. 지난 방학 때 어학센터에서 수강했는데, 그 곳에서 만난 아주머니께서 집으로 날 초대해 주셔서 식사대접을 받았다. 한국 사람들은 인정이 많고 남에게 베풀기를 좋아하는 것 같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처음 와서 한두 달은 외롭기도 했는데, 지금은 잘 적응해서 너무 좋다. 학업이 힘들긴 하지만 내 마음은 지금 날씨처럼 완연한 봄이다(웃음). 와 있는 동안 친구들이 같이 잘 어울려줘서 재밌었고,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