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지곡연못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니?
넌 지곡연못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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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4.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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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수질검사 결과
[역사와 현황]
삭막한 캠퍼스에 ‘ 활기’

지곡연못의 이름은 단순히 행정구역상 옛날 주소가 지곡동인데서 붙여졌다. 원래부터 자연적으로 있었던 연못이 아니라, 우리대학이 만들어질 때 같이 만들어진 인공연못이다. 1986년 개교 당시에는 연못이 없었고, 1987년 지곡회관을 만들기 시작할 때 건물만 있는 단조롭고 삭막한 구조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2~3일 만에 만들어졌다고 한다. 완공과 동시에 나무·벤치 등 연못 주변 환경들도 조성되었다.

1998년 태풍 ‘예니’로 인해 상대적으로 낮은 지대인 연못으로 토사가 떠내려 와 물을 전부 빼고 준설공사를 한 적이 있다. 태풍 ‘예니’ 당시 연못 지역에 약 609.2mm의 비가 내렸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 후 2000년대 초에 연못 수질정화와 미관상의 목적으로 부유 분수를 설치했다. 분수는 학기 초부터 겨울이 오기 전인 10월 말까지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50~70% 정도 구멍을 열어서 가동된다.

연못의 면적은 2167.28m이고, 가장 깊은 중심부의 수심은 1.5m정도이다. 포스코 수원지로부터 물을 공급받는데, 지곡연못 역시 이곳에서 급수가 된다. 급수는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며, 50mm 파이프를 3분의 2 개방시킨다고 한다. 그러나 계량기가 달려있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급수량을 알 수는 없다.
연못 급수 및 부유분수 개구와 같은 관리는 대학서비스센터 시설운영팀에서 담당하고 있다.

이길호 기자 greensocks@


[문화]
연못을 찾는 사람들
지곡연못은 평소 지역주민들의 쉼터와 인근 아이들의 놀이터 역할을 할뿐만 아니라 우리 학우들의 독특한 문화의 장이 되기도 한다.
지곡연못에서 행해지는 가장 대표적인 문화는 생일때 연못에 빠지는 일명 ‘지곡빵’이다. 언젠가부터 생일을 맞이한 학우를 친구들이 다 같이 연못으로 데리고 간 다음, 자진입수를 유도한다. 그리고 끝끝내 자진입수를 거부할 경우 강제로 물에 빠뜨리면서 생일을 맞이한 학생을 축하해준다. 언뜻 보면 다소 잔인해보일 수 있는 문화이지만, 이 때문에 연못에 빠진 학우와 빠뜨린 학우들 사이에 우정이 상하는 일은 아직까지 찾아볼 수 없다. 지곡연못 입수의 단 한 가지 단점이 있다면, 일단 연못에 빠지고 나면 그 때 입었던 옷은 다시 입기엔 곤란하다는 것이다.

꼭 생일이 아니더라도 무언가 축하해줄 일이 있는 사람들도 입수자 대상이 되곤 한다. 이러한 지곡연못 입수는 주로 밤에 행해지는데, 덕분에 늦은 밤 지곡연못 주변에서는 이 잔인한 문화를 피하려는 학생과 입수를 시키려고 하는 학생들 간의 실랑이가 벌어지고는 한다.
또한 매해 열리는 우리 대학 봄 축제인 해맞이한마당 때 지곡연못에서 많은 행사들이 진행 된다. 지난해에는 ‘Lake Game Tycoon(연못게임)’이라는 행사가 열려 많은 학우와 지역민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이길호 기자 greensocks@


[생태]
비정기적 방생으로 식구 늘어

지곡연못은 제대로 된 생태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아 지금으로서는 정확한 생태 조사가 힘들다. 방생 역시 특정 단체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시설운영팀이나 복지회, 그리고 주변 낚시꾼들에 의해 비정기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라 어떤 종류가 얼마나 살고 있는지 추측하기가 어렵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은 연못에는 주로 붕어·잉어·남생이 등이 살고 있고, 여름에 종종 숨을 쉬러 수면으로 올라오는 물고기들을 볼 수도 있다.

1997년에는 외래 어종인 블루길과 황소개구리가 지곡연못에 많아 총학생회와 복지회에서 블루길·황소개구리 잡기대회를 열기도 했다. 1998년에는 태풍 ‘예니’로 연못으로 떠내려 온 토사로 인해 준설공사를 할 때 연못 밖으로 빼놓은 물고기들이 죽는 일도 있었다.

연못 주변의 식물들은 미관상 인위적으로 심은 게 많아 보통의 자연 연못과는 다르다고 할 수 있다. 급수와 배수가 이루어짐에도 불구하고 연못의 수생식물로는 연(蓮)이 두드러진다. 부레옥잠은 겨울에 얼어 죽어버리기까지 했는데, 연이라는 식물은 잘라내도 뿌리가 깊어 다시 엄청나게 불어난다. 실제로 시설운영팀에서 한차례 연을 제거하는 작업을 했지만, 다시 엄청나게 증가하는 바람에 그 후로는 그대로 두고 있다. 지금은 연이 연못의 3분의 1정도를 덮고 있다. 연못 속 수생식물들은 자세히 조사할 수 없었지만 이렇게 연이라는 한 종이 연못 생태계를 장악하고 있다는 것은 종의 다양성이 그만큼 부족하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으며, 또 하나의 오염의 지표가 될 수 있다.
이상현 기자 lsh014@


[수질]
마음껏 다이빙하지 마세요

연못에 빠지면 병에 걸린다는 소문이 있을 만큼 학생들은 지곡연못 수질에 대해 큰 불신을 가지고 있다. 여름이면 냄새가 심해 가기도 싫다는 연못. 그렇다면 지곡연못을 둘러싸고 있는 이러한 소문은 사실일까?

연못의 수질을 정확하게 알기위해 연못물을 3군데에서 각 2L씩 떠서 영남대 해양과학연구센터에 검사를 의뢰했다. 물을 뜬 곳으로는 급수와 배수가 이루어지는 곳을 피해, 접근성이 큰 세 곳을 선정했다. <표>에 있는 △SS는 부유물질 △DO는 용존산소량(Dissolved Oxygen) △COD는 화학적 산소요구량(Chemical Oxygen Demand) △T-N(Total Nitrogen)은 총 질소 농도 △T-P(Total Phosphorus)는 총 인 농도이다.

<표>에서와 같이 부유물질(SS) 즉, 유기물 또는 무기성의 입자들과 미생물을 포함한 건조중량은 0.0075~0.01mg/l로, 1등급의 수질에 준하는 수치를 보여준다. 호소(湖沼) 수질기준표에 의거하면 1등급 물의 SS는 1mg/l 이하로 나타난다. 용존산소량(DO) 역시 호소기준 용존산소의 기준은 1등급은 7.5mg/l 이상으로 샘플에서 7.76~10.18mg/l로 나타난 것으로 보아 1등급의 상태를 나타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반면 그 외의 수치들은 좋지 않은 결과들을 보여주었다. 연못물의 탁도는 10.2~17.1NTU로 높은 편이다. 이는 연못물이 오염된 것보다는 연못 주변의 흙이 연못으로 유입되어 탁도 수치가 높게 나온 것으로 보인다. 탁도가 높게 되면 빛의 차단으로 인해 수표면에 서식하는 식물플랑크톤의 광합성 작용이 불가능하다.

화학적 산소요구량(COD)의 경우 호소 수질기준을 보면 3급수의 경우 6mg/l이하, 4등급은 8mg/l 이하인데, 샘플의 경우 6.45~7.03mg/l로 COD 기준으로 4급수로 판정된다.
마찬가지로 총 질소 농도(T-N)는 3급수 수질기준이 0.6mg/l로, 2.84~3.19mg/l를 나타내는 연못물의 T-N농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또한 총 인 농도(T-P) 역시 3급수 0.05mg/l 이하, 4등급 0.1mg/l 이하인 것을 감안하면 0.095~0.098mg/l로, T-P를 기준으로 했을 때는 4급수로 판정이 된다. (T-N, T-P의 경우 T-P에 대한 T-N의 농도비율이 7 미만일 경우에는 T-P의 기준은 적용하지 않고, 그 비율이 16 이상일 경우에는 T-N의 기준을 적용하지 않기 때문에, 이 경우 T-N의 기준은 적용하지 않는다.) 이런 식으로 질소와 인의 양이 많아 부영양화가 지속되면 연못 내 생태계가 위험하다고 할 수 있다.

전기전도도 역시 100us/cm 이상일 경우 오염된 물로 판정되는데, 181.8~253us/cm로 상당히 오염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영남대 해양과학연구센터의 박경우 씨는 “DO값이 높은 것은 수중에 있는 물보다 수표면의 물이 산소가 인접하고 있기에, 샘플을 채취하는 과정에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며, “인공연못이라 전체적으로 물이 고여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연못물의 수질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권중갑 시설운영팀장은 “대부분의 연못은 물의 유입량이 적고 유속이 거의 없어 상태가 나빠지기 마련”이라며, “지금까지는 오염이 그렇게 심각하지 않아 수질 개선에 우선순위를 두지 않았지만, 더 심각해질 경우 수질 개선을 위한 공사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현 기자 lsh014@postech.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