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육진단 시리즈 1. 기초교육
대학교육진단 시리즈 1. 기초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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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4.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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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도·입문과정 첫걸음부터 제대로
“좋은 인재는 질 높은 교육을 통해 나온다”는 말이 정설이 될 정도로 교육은 중요하며, 대한민국 교육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대학교육의 질은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우리대학도 예외는 아니다. 백성기 총장은 취임과 동시에 학부 교육의 중요성을 피력하며 학부 교육을 다각도로 개선할 것을 촉구했다. 그로 인해 학부 교육은 지난 1년 동안 많이 변하고 있으며, 아직도 개선중이다.
학부 교육은 크게 △학부 1년 대상 기초교육 △학부 2년 이상 대상 전공교육 △교양을 목적으로 하는 인문사회교육, 그리고 △리더십 교육과 각종 강연 등 정규과정 외 교육으로 나눌 수 있다. 포항공대신문사에서는 이 네 가지 학부 교육을 다각도로 진단해보고자 한다. 우선 첫 번째로 학부 1학년 대상의 기초교육에 대해 알아보았다. 학부 교육의 최종 수혜자인 학부생 전체의 설문을 토대로 전반적인 기초교육을 진단했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1. 기초교육
2. 전공교육
3. 인문사회교육
4. 정규과정 외 교육



⊙ 기초필수교육 설문조사 결과

개인별 다양한 기초교육 커리큘럼 제공해야


우리대학 학부 1학년 대상의 기초교육을 다각도로 진단해보기 위해 먼저 학부 학생들을 대상으로 기초필수교육의 전반적인 만족도에 대해 조사했다. 이번 조사는 E-Mail 설문조사로 진행되었고, 조사대상자 총 1,372명 중 220명의 학우들이 참여했다. 학년별 분포는 1학년 60명, 2학년 47명, 3학년 59명, 4학년 54명으로 다양한 학년의 학우들이 참여했다.

첫 번째 질문인 전반적인 학부 기초필수과목 강의 만족도에 대한 평가는 ‘매우만족’이 약 3%, ‘만족’이 약 38%로 상당수의 학우들이 기초필수과목 강의에 대해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불만족’과 ‘매우불만족’을 선택한 학우도 약 19%인 걸로 보아 기초필수과목 강의가 모든 학우들에게 만족을 주지는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당초 기획 당시 예상했던 결과보다는 만족하는 학우들의 비율이 높았다.

두 번째 질문인 전반적인 학부 기초필수과목 강의 효용성에 대한 평가 또한 첫 번째 질문과 결과가 비슷하게 나왔다. 하지만 ‘불만족’과 ‘매우불만족’을 선택한 학우는 첫 번째 질문보다 약 6% 많은 25%로 나타나, 효용성 측면에서 더 많은 학생들이 불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 번째 질문인 학부 기초필수과목 중 만족하는 과목을 3개 고르는 문항에서는 수학이 26%로 가장 만족스럽다는 결과가 나왔고, 2% 차이로 일반물리가 그 뒤를 이었다. 나머지 과목들의 만족도는 전자계산입문, 일반화학, 일반화학실험, 일반물리실험 순으로 나왔으며, 발표와 토론 방식으로 진행되는 일반생명과학 과목이 가장 불만족스럽다는 결과가 나왔다. 과목에 대해 만족하는 이유로는 높은 효용성이 가장 많았고, 과목자체가 재미있어서, 좋은 교수법 때문에 만족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네 번째 질문인 학부 기초필수교육의 질을 떨어뜨리는 요인을 물어보는 문항에서는 ‘수업방식 및 교수법에 문제가 많다’는 의견이 약 36%로 가장 많았다. 이에 대한 학우들의 의견은 “기초과목인 만큼 체계적인 교수법이 필요하다”, “교수들이 수업을 소홀히 하는 것에 대한 페널티나 수업에 대한 피드백이 절실하다” 등이 있었다. 그 뒤로 ‘영어강의’와 ‘수강인원 규모’의 문제점이 각각 약 26%와 23%로 뒤를 이었다. 기타의견으로는 기초교과목의 수강 시기 분포, 학생들의 열의 결여, 학생들의 수준차 등이 나왔다.

다섯 번째 질문인 학부 기초필수교육의 학업성취도를 저해하는 요인을 물어보는 문항에서는 ‘학습동기 및 흥미의 비유발’이 약 21%로 가장 많았고, ‘교수님에 따라 천차만별인 난이도’가 19%로 뒤를 이었다. 이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은 “전공과 전혀 관련 없는 과목을 배울 때면 학습동기 및 흥미가 아주 현저하게 떨어지기 때문에 공부를 하지 않게 된다”, “흥미를 느끼게 하기보다 학생들로 하여금 단순히 주어진 과제만을 해결하도록 한다” 등이 있었다. 기타의견으로는 적은 수강인원, 영어강의, 강의능력 부족 등이 있었다.

마지막 질문인 본인이 생각하는 여러 가지 기초필수교육 개선안을 물어보는 문항에서는 △10개 학과에 대한 소개를 하는 1학점 수업 필요 △화학겭燻?전산 1, 2학기로 나눠서 수업 진행 필요 △일반생명과학 과목을 기존 토론식에서 강의식으로 전환 및 아너과목 추가 개설 △각 학과별 차별화된 기초교육 틀 개발 △교수나 조교가 만든 창의적 문제 제공 △환경관련 과목 신설 등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다. 여러 의견을 종합 분석한 결과 1학년 전체 학부생들에게 개개인마다 다양한 기초교육 커리큘럼을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상당수였다.
이길호 기자 greensocks@postech.ac.kr




⊙ 기초교육의 발전방향

‘교육 만족도’ 높이기 위한 변화가 필요하다

대한민국 1%의 학생들이 모인 포스텍. 이런 학생들이 입학 후 반드시 거쳐야 하는 관문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기초필수교육이다. 기초필수교육은 전공지식을 쌓기 위한 주춧돌을 놓는 과정이라 할 수 있으며, 그만큼 중요하다. 하지만 아직까지 기초필수교육은 학생들의 불만을 개선한 이렇다 할 변화 없이 계속 이어져왔다.

우리대학 학생들은 기초필수 과목에 대해 41%가 만족한다고 평가했다. 이는 높은 수치이기는 하지만 39%에 달하는 학생들이 보통이라고 평가한 것과 맞먹는 수준인 만큼 앞으로 ‘교육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기초필수 과목은 전 학생이 듣는 과목인 만큼 많은 학생이 만족하는 과목과 같은 방향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 많은 학생들이 만족하는 과목을 효용성을 기준으로 선택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만족도가 낮은 기초필수 과목은 상대적으로 전공과목과의 연계 및 효용성이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은 ‘기초필수’라는 명목 하에 의무적으로 수강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수학과나 컴퓨터공학과 학생이 일반생명과학을 수강할 경우, 과목에 관심이 있어 수강하는 학생을 제외한 학생들은 수강동기부터 불명확하여 만족도가 떨어지는 것이다. 이 문제는 MIT와 같이 기초필수 과목 선택의 폭을 넓히거나 전공별로 다른 기초선택 과목을 두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학생들이 느끼는 기초필수 교육의 질을 떨어뜨리는 가장 큰 요인은 수업방식 및 교수법이다. 이는 학업성취도를 저해하는 요인인 학습동기 및 흥미의 비유발과도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그 수업만의 특별한 방식이나 특별한 지도법이 특정인들에게는 효과적일 수 있으나, 다수에게는 효과적이지 않을 수 있다. 수업방식을 표준화하고 교수법을 개선한다면 다수에게 효과적인 수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즉, 따라가는 사람만 따라가는 수업이 아닌 수강생 모두가 흥미를 갖고 공부할 수 있는 수업방식이 필요할 것이다.

더불어 학생 스스로가 능동적으로 공부하는 것도 중요하다. 총학생회 교육국장 윤진하(화학 05) 학우는 “대학생활 적응단계에 있는 신입생들은 스스로 찾아보며 창의적으로 공부하는 태도를 갖추는 것 또한 중요하다”며 학생들의 능동적인 태도를 강조했다. 이처럼 교수와 학생의 쌍방향의 노력이 있다면 교육의 질은 높아질 것이다.

한편, 만족하는 학생의 수가 단적으로 적었던 ‘일반생명과학’의 변화는 시급하다. 현재 강의 수업과 토론 수업을 병행하고 있는 일반생명과학 과목의 교육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불만이 많다. 대형 강의, 학생들 간의 심한 수준 차이, 한 학기에 끝내기엔 과다한 강의내용 등의 문제점 해결을 위해 대학교육개발센터는 수업의 소규모화, 강의전담교수제, 개론 및 아너반 도입, 일반생명과학 Ⅰ겈굣?분리 등을 제안했다.

우리대학은 매 학기말에 ‘효율적이고 올바른 강의 유도’의 목적으로 수강과목에 대한 강의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강의평가를 단순한 평가만으로 끝내지 않고 실제 교육에 적용하고 개선해 나간다면 기초교육은 발전할 것으로 본다.

강민주 기자 genzo14@postech.ac.kr




⊙ 국내외 이공계 대학의 기초교육 커리큘럼

Caltech 선택권 거의 없고, MIT 선택 폭 넓어

국내 대표적인 이공계 대학의 하나인 KAIST의 기초과목은 총 32학점이다. 이중 기초필수는 23학점으로, 과목 구성은 우리대학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Introduction to Design and Communi cation이라는 과목(3학점)이 포함되어 있으며, 화학의 경우 기초·일반·고급으로 나눠져 있다. 화학 Ⅰ·Ⅱ과목 중 Ⅰ과목만이 기초필수 과목이며, 물리실험과 화학실험 역시 Ⅰ과목만이 필수과목이다. 산업디자인학과의 경우 일반물리학Ⅱ(기초·일반·고급)와 미적분학Ⅱ(일반·고급)과목의 이수를 면제한 20학점을 이수하면 된다.

32학점 중 9학점 이상은 기초선택으로 교과과목과 실험과목의 구분 없이 이루어진다. 기초선택은 총 21개 과목으로 학과에 따라 필히 이수를 요하는 과목들도 있다. (2007·2008 요람 기준)
우리대학이 모델로 삼고 있는 Caltech의 경우 1학년에서 2학년까지의 필수과목과 각 과목의 이수학기가 모두 정해져 있다. 물론 지망학과나 학생 수준, AP 시험, Placement Exam 등에 따라 과목 이수가 학생마다 조금씩 달라질 수는 있겠으나, 보통의 경우 5학기의 수학과목, 5학기의 물리 과목, 2학기의 화학 과목, 한학기의 생물 과목, 신입생 선택과목을 필수로 이수해야 한다. 선택과목은 천문학·지질학·환경공학·에너지과학 중에서 선택하는 것이다. 또한 2학기 동안 신입생은 화학실험과목과 응용물리학·생물학·화학·엔지니어링 또는 물리학과의 실험과목 중 한 과목을 더 이수해야 한다.

선택과목과 실험과목에서의 과목 선택권을 제외하면, 기초필수 과목은 모든 학생이 똑같이 이수하게 된다. 우리대학에서는 전공과목인 양자물리학·전자기학·선형대수 등을 Caltech의 학생들은 기초필수로 수강해야 하는 만큼, Caltech의 기초필수 교육은 과목의 선택권이 거의 없다고 할 수 있겠다.
반대로 MIT의 경우 선택의 폭이 좀 더 넓다고 할 수 있다. 학생들의 다양한 관심사와 적성 등에 초점을 맞춘 MIT는 과목에 다양성을 높여 좀 더 융통성 있는 교육이 되도록 기초필수교육을 구성했다. MIT의 경우 Science Core(기초과학 과목)에서 수학과 물리는 2과목씩, 화학과 생물은 1과목씩, Laboratory Requirement(실험 과목) 1과목, REST(Restricted Electives in Science and Technology, 기초선택 과목)에서 2과목을 이수해야 한다.

화학의 경우 고체상 화학을 포함한 3과목 중 하나를, 물리의 경우 역학 4과목 중 하나와 전자기학 2과목 중 하나를 수강하면 되는 것이다. 수학 역시 Single Variable Calculus 3과목 중 하나와 Multi-variable Calculus 4과목 중 하나를, 생물학은 4과목 중 하나를 이수하면 되어서 수준에 따른 선택의 폭이 넓다.
기초필수에서 선택의 다양성은 실험과목과 기초선택에서도 나타난다. 기초선택은 전공당 몇 개 과목으로 이뤄진 총 47개 과목 중 2과목을, 실험과목은 주로 전공실험으로 이뤄진 12개 과목 중 1과목을 이수하게 된다.

이런 식의 기초필수 교육을 통해 2004년 졸업생들의 경우 Science Core와 REST, Laboratory requirement에서 총 118개의 다른 과목을 이수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학생들에게 선택이 주어지는 교육에 대해 MIT의 넓은 분야를 다 보여주지 못하고, 전공을 선택하는데 있어 그 폭을 오히려 제한하는 교육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상현 기자 lsh014@postech.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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