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 - 산전수전 다 겪은 DOG동
기획취재 - 산전수전 다 겪은 DOG동
  • 김예람 기자
  • 승인 2008.03.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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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남관에서 이번학기 보내고
▲ 우리대학 기숙사 중 유일한 영어생활 자치동인 DOG동.
다음학기에 이전 예정


우리대학 기숙사 중 유일한 영어생활자치 동으로 DOG(Dorm for Our Global Dream) 동이 있다. DOG 동은 설립된 2003년부터 현재까지 20동 상남관을 사용하고 있다.

최근 이 상남관에 문제가 생겼다. 지난해 기숙대학(RC) 제도 도입이 상남관 문제의 시발점이었다. 신축 기숙사만으로는 수용 인원이 모자라 기숙대학을 제대로 운영할 수가 없어서, 학교 측은 외국인 교환학생들이 거주하는 상남관의 게스트 룸을 기숙대학으로 쓸 계획을 밝혔다. 이렇게 되면 사실상 외국인이 거주하는 게스트 룸이 없어지게 된다.

외국인 교환학생이 DOG동 프로그램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DOG 동민들은 게스트 룸을 폐지한다는 것에 반대했다. 동민들은 상남관이 아닌 다른 동을 RC로 쓰길 원했지만, 학교 측은 신축 기숙사와 가장 가까이 있는 상남관을 RC로 써야한다고 했다. 이에 동민들은 한발 물러서 DOG 동을 상남관이 아닌 다른 동으로 이전할 것을 제안했고, 학교 측은 이를 받아들였다.

이전하게 되는 동은 DOG동 대신 Internatioal House(가칭)라 칭하게 된다. International House는 외국인 교환학생과 DOG동 주민들이 함께 사는 동이 된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이번 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이전해야 했지만, 올해 대학원 기숙사가 3인 1실에서 2인 1실로 바뀌고 기숙사 리모델링이 진행되면서 거주할 방이 부족해져 DOG동 이전은 다음 학기로 유보되었다. 따라서 DOG 주민들은 이번 학기는 게스트 룸이 없는 상남관에서 그대로 거주하게 되었다.

그러나 또 다른 문제가 발생했다. 상남관은 1·2층에는 남학우, 3층에는 여학우들이 거주하고 겹 벽으로 남·여 층이 구분되어 있다. 지난 공학2동 화재사건으로 인해 교내 전 건물의 시설점검이 있었는데, 점검 과정에서 이 겹 벽이 소방법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벽이 아닌 문을 설치하지 않는 이상 DOG동 여학우 또는 남학우가 강제로 퇴사해야 한다. 이에 “문을 설치해 달라”는 DOG동 주민들의 요구와 “한 학기만 쓸 상남관에 문을 설치하는 것은 낭비다”라는 학교 측 주장이 대립되었다. 결국 동민들의 거센 요구에 문 설치 안이 통과되었고, 지금은 예전 그대로 DOG동은 남·여 모두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DOG동의 이남우(기계 02) 동장은 이에 대해 “학교 측과의 의견 차이로 많이 힘들었지만 결국은 일이 잘 마무리 돼서 다행이다”라며 “외국대학의 기숙문화에 못지않은 한국형 기숙문화 형성을 위해 앞으로 대학에서는 특성화된 기숙사에 아낌없는 지원을 해주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