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곡골 목소리-막역한 선후배로 거듭나길 바라며
지곡골 목소리-막역한 선후배로 거듭나길 바라며
  • 이동연 / 생명 05
  • 승인 2008.03.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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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2학기가 끝나갈 때쯤이면 1학년들이 우스갯소리처럼 하는 말이 있다. 다음 학기엔 학생식당에서만 먹겠다거나, 방에서 나오지 않겠다는 것이다. 무슨 말인가 하니, 신입생들에게 밥이나 후식을 사주는 것이 부담스러워 피해 다니겠다는 이야기다.
그런가 하면, 신학기에 항상 떠들썩한 것이 버릇없는 후배들 이야기다. 후식을 사준다고 매점에 데려갔더니 생필품을 고르는 후배, 돈만 받아서 자기들끼리 음식을 시켜먹는 후배 등은 선배를 당황시키기에 충분하다.

새 학기, 얻어먹기는 신입생의 특권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선배가 후배에게 밥이나 후식을 사주는 것은 단순히 자신도 얻어먹었기 때문은 아닐 것이다. 신입생의 생활비가 부족하기 때문은 더더욱 아닐 것이다. 함께 음식을 먹는 시간을 통해 친분을 다지고자 궁한 지갑을 여는 선배들의 마음을 십분 헤아려 부담 가는 자리가 아닌, 함께 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