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기획-‘Residential’이냐 ‘Restricted’냐
학원기획-‘Residential’이냐 ‘Restricted’냐
  • 김예람 기자
  • 승인 2008.03.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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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에게 달려있다
RC(Residential College)는 강의실 외에 학생들이 거주하는 기숙사에서도 다채로운 교육 프로그램을 적용시킴으로써 학생들에게 다양한 교육을 선사하는 것을 목적으로 영국에서 유래하여 예일대학이 영국식 RC를, 그리고 동부의 일부 학교들이 영국식이 변형된 RC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연세대·한양대 등에서 시행되고 있다.

영국과 미국의 RC는 시설 면에서 우리대학의 여건에 맞지 않아 한국적 모델인 연세대 원주캠퍼스의 모델을 많이 따랐다. 연세대의 경우 마스터 교수들이 학생들과의 생활과 상담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전체적으로 학생들의 대학생활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높다. 그러나 강의실에서 진행되던 수업을 기숙사로 연계시켜 저녁 시간에 리더십 관련 강의를 열고 있어 일부 학생들이 사생활의 제약에 대해 불만을 나타내고 있으며, 마스터 교수들도 많은 시간 할애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조준호(전자) 사감교수는 우리대학 RC의 방향에 대해 “현재 우리는 수업과 관련 있는 프로그램은 수학과의 튜터링 세션 정도만을 생각하고 있는 정도이고, 리더십 센터에서도 수업 이외의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연세대와 달리 마스터 교수들에게 주당 몇 시간 이상 RC에 투자하라는 식의 요청은 하지 않고, 마스터 교수님마다 다르겠지만 부모 같은 역할과 함께 학생들과 체육활동, 식사, 명사초청 강연, MT, 상담 등의 활동을 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RC는 각 층마다 △마스터 교수(Resi dential Master) △RA 조교(Residential Advisor) 2명 △거주하는 학생들(2~10층 각 54명, 11~13층 각 24명)로 구성되어 있다. 마스터 교수는 ‘부모’의 입장으로서 각 층에 소속되어 있는 학생들을 지도 편달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여기에 마스터 교수를 보조하는 RA 조교가 있어 ‘맏형’, ‘큰 언니’의 역할을 맡으며 학생들과 함께 생활한다. RA 조교는 매학기 평균평점 3.0점 이상자로 품행과 학업이 우수한 재학생(3·4학년생)으로 구성되어 있고, RA 조교 1인당 25명에서 30명 정도의 학생을 담당하게 된다.

운영 시스템을 고등학교 학급 시스템에 비유하자면 이렇다. 마스터 교수는 담임선생님 역할을, RA조교는 학급 회장 역할을 맡게 되는 것이다. 학급 회장이 학생들의 불편사항이나 건의사항을 수렴하고 종합하여 담임선생님께 고하듯 RA 조교와 마스터 교수의 관계 역시 같은 골격이다. 또한 일주일에 한번 학급회의가 열리듯 RC에서도 RA 전체회의가 열린다. 이 회의에서 RA 조교는 마스터 교수에게 학생들의 리더십 과목의 현황, 불편 사항, 각종 제안사항을 보고하고 마스터 교수와 함께 RC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방법을 논의한다.

하지만 이러한 RC의 조항들에 대해 입주자인 1?학년 학생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기존 기숙사에 비해 행동에 많은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채택되지는 않았지만 초기에 제안된 내용 중 음주 후 입실금지, 새벽 인터넷 사용금지 등의 조항은 많은 학생들의 반발을 일으켰다. 또한 RC는 혼성 기숙사이기 때문에 철저한 감시가 있어 사생활 침해 문제도 불거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일부 학생들은 RC를 ‘Restricted College’라 부르기도 한다.

이재성(화공) 교육부총장은 “RC가 ‘Residential’이 될 것인가, ‘Restricted’가 될 것인가는 학생들에게 달려있다”며 “학생들이 주어진 프로그램에 따라 소극적으로 참여하게 되면 기숙대학을 자유를 억압하는 짐으로밖에 생각할 수 없게 되지만,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프로그램을 개혁하고자 한다면 기숙대학의 문화가 발전할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인생에 있어 강의 이상의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