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 최초 모토레이서 정규만 학우
우리학교 최초 모토레이서 정규만 학우
  • 양승효 기자
  • 승인 2001.09.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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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바이하면 ‘위험’, ‘폭주족’ 등의 단어들이 먼저 떠오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우리학교 안에서 오토바이는 이동시간을 아끼고 공학동과 실험동을 편하게 오갈 수 있는 주요 교통수단으로 많은 학우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또한 오토바이를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닌 진정한 매니아로서 타고 다니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그 중에서 우리학교 최초의 모토레이서로, ‘KMF 로드레이스 6전 신인전’에 출전해 당당히 6위의 성적을 거둔 정규만(컴공 박사과정)씨를 만나보았다.

“처음에는 평범한 운전자에 불과했는데 지난 99년 봄 600cc 오토바이를 사고 여기 저기 동호회에 가입하며 활동한 것이 본격적으로 오토바이에 빠지게 된 계기가 되었어요.” 그러다가 우리나라 최대 오토바이 동호회인 하이텔의 ‘바쿠둘’ 부시삽을 맡기도 한 그에게 오토바이는 더 이상 교통수단이 아닌 달리는 그 자체를 즐기기 위한 레저수단이 되었다고 한다.

그가 로드레이스 대회에 나가기 위한 준비를 시작한 것은 작년부터다. 처음에는 학교내 사람들끼리 팀을 만들어 출전하려 했지만 관심있는 사람이 드물어 근처 포항시내 레이서들과 팀을 만들어 출전하고 있다. “도로에서는 다른 차량들 때문에 마음대로 운전을 할 수 없지만 서킷에서는 제 머신이 낼 수 있는 최대한의 힘을 사용할 수 있거든요.”이라며 경기에 나가는 이유를 밝혔다. “경기장에선 집중력의 싸움입니다. 코너를 돌 때면 온갖 생각이 다 들어요. 코너에서 속도를 높이면 기록을 단축시킬 수 있지만 그만큼 위험하기 때문이죠.”

오토바이에 의한 부상이 상당히 있었을 것 같다고 묻자 “97년 이후 사고나 본 적이 없어요. 연습하다 몇 번 미끄러진 적은 있지만 안전장비덕에 괜찮았다.”고 한다. 실제로 그가 학교 오토바이 동호회 게시판인 포스비 모터싸이클 게시판에서 많은 활동을 하며 가장 강조하는 것이 안전운전과 안전장비다. “술 한번 마실 돈만 아끼면 마련할 수 있는 간단한 보호장비가 없어서 큰 부상을 입고 심지어 입원까지 하는 학우들을 볼 때면 너무 안타까워요. 칼이 위험하다고 칼을 안 쓸 수 있나요.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을 배우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그가 로드레이스 대회에 나가면서 어려웠던 것은 학생이라는 신분에서 오는 시간과 자금 부족이다. “트럭에 오토바이를 싣고 팀원끼리 교대로 밤 새워 용인까지 운전하고 가면 컨디션이 말이 아니에요. 하지만 더 아쉬운 건 스폰서 하나 없이 자비로 전부 대회를 준비하다보니 정작 오토바이에 튜닝(차나 오토바이의 상태를 조정 및 조율하여 최고의 상태를 만들어내는 작업)을 할 수가 없다는 것이죠.”

정규만 씨의 현재 꿈은 우리학교로부터 공식 스폰서를 받아 포항공대의 이름을 달고 정식으로 경기에 나가는 것. “학교측에 여기저기 메일도 보내보고 관계자도 만나보았지만 동아리조차 없어 현재로선 학교측의 지원을 받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여기저기 스폰서가 되어 줄 회사라도 찾아볼 생각입니다.”라며 꿈을 위해 달려나갈 것을 다짐했다.

바람과 함께 달리는 사나이 ‘정규만’. 그의 스피드 게임이 어디까지 진행될지 앞으로의 질주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