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무자년(戊子年) 새해를 맞이하며
사설 - 무자년(戊子年) 새해를 맞이하며
  • .
  • 승인 2008.01.0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08년 첫 해가 떠올랐다.
1년 365일 중 어느 하루 소중하지 않은 날이 없지만, 한 해의 첫날을 맞이하는 심정이 유다른 것 또한 자연스러운 일이다. 1월 1일이란, 한 해의 첫 번째 달 첫 번째 날이라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우리의 시야를 넓게 만들어 준다. 새해 첫 아침 원단(元旦)에는 으레 오늘 하루가 아니라 앞으로 이어질 한 해를 생각하게 마련이지 않은가. 비록 현실이 냉혹하고 사정이 좋지 않더라도, 지금보다 조금 더 나은 내일과 내일 그리고 일 년을 꿈꾸는 일은 소중하다. 이러한 꿈꾸기가 없다면 개인이든 사회든 되어가는 대로 될 뿐이기 때문이다. 생각하는 대로 살지 못하고 사는 대로 생각하는 맹목의 상태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꿈과 이상을 보듬을 필요가 있다 할 때, 우리 모두에게 이런 점을 새삼 일깨워 주는 1월 1일은 다소 특별한 날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이렇게 시작점에 서서 목적지를 가늠해 보는 것, 앞으로 지낼 일 년을 생각하며 소망과 포부를 새삼 의식하고 그에 필요한 일을 헤아려 보는 것, 요컨대 큰 틀에서 한해를 계획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데 새해 첫 날의 의미가 있다. 이러한 의미는 비단 개인에 그치지 않아, 가정은 가정대로 국가는 국가대로 모두 자세를 새롭게 하고 한 해를 그려 보기 마련이다. 해서 원단은 더욱 의미 깊다.
2008년을 여는 오늘, 우리 포스텍은 개교 20주년을 넘어서서 어엿한 성년의 걸음을 떼어 놓게 되었다. 한 개인의 삶에 빗대어 보자면 성장기를 거쳐 이제 도약기에 들어서는 세음이다. 2008년은 제5대 신임 총장과 새로운 대학본부가 본격적으로 자신의 구상을 펼치게 될 첫 해이다. 세계 일류 수준의 연구중심대학을 지향하는 포스텍의 미래 전략을 담은 비전 2020의 3기 ‘Rolling Plan’이 구체적으로 실행되고, 2단계 프로세스 혁신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해이기도 하다.

지난해 우리는 포스텍의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한 신임 총장단의 구체적인 목표 설정과 조직 개편 계획을 보아 왔다. 국내 1위를 넘어 세계 수위권으로 교수들의 연구능력을 신장시키기 위한 획기적인 구상과, ‘소수 정예 교육’을 뛰어넘어 ‘맞춤형 영재 교육’을 이루기 위한 각종 계획을 접한 바 있다.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춘 명실상부하게 세계적인 연구중심대학을 이루고 상위 1%의 학생을 0.1%의 글로벌 리더로 키우고자 하는 이러한 소망은, 신임 총장이나 대학본부만의 것이 아니고 4천여 포스테키안 모두의 것임에 틀림없다.

포스테키안의 소망이 꿈으로 그치지 않고 실현 가능한 이상으로 우뚝 서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올바로 설정할 철학과 비전이 필요하다. 한 개인의 경우에도 원단의 구상이 소박한 바람에 그치지 않는 것은 바로 이러한 철학이 요구되기 때문이니, 개교 20주년을 뒤로 하는 포스텍의 2008년 새해 구상 또한 그에 걸맞은 철학이 있어야 마땅할 것이다.

철학이라 했지만 막연하거나 거창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이미 품고 있고 한층 발전시키려 하는 비전을 내실 있게 달성하는 데 필요한 근본 원칙이 우리가 가져야 할 철학이다. ‘포스텍이 포스테키안 모두의 포스텍일 수 있어야 세계 1류 대학 포스텍 또한 가능하다’는 점을 명확히 하는 것, 대학본부뿐 아니라 구성원 모두가 갖춰야 할 이러한 마음가짐이야말로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철학이라 할 수 있다. 지난 일을 되돌아보고 앞날을 크게 그려보는 새해 첫 아침을 맞아 이 당연한 사실을 새삼 가슴에 새겨 본다. 이러한 철학이 포스테키안 모두의 열정을 북돋워서, 교육과 연구, 연구와 교육 모든 면에서 세계 1류가 되기 위한 우리의 소망이 2008년 한 해 착실한 걸음을 내딛을 수 있기를 진심으로 축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