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곡골 목소리] 여학우들이 커피 마시며
[지곡골 목소리] 여학우들이 커피 마시며
  • 김수영 / 생명 07
  • 승인 2007.1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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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쉴 수 있는 공간을
입학할 때 자기소개서에 “대학생활의 낭만을 포항에서 찾아보겠다”고 썼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지금 내 모습을 보면 그 때의 당찬 포부는 온데간데없는 영락없는 공대생이다. 요즘은 거의 대부분을 빡빡한 수업과 숙제에 찌들어 있다가 갑자기 여유라도 생기게 되면 무엇을 할지 몰라 쩔쩔매게 된다. 강의실에 가기 위해 분반 친구들과 바깥을 걸을 때면 모두 약속이라도 한 듯이 예쁜 하늘을 쳐다보면서 나지막이 한숨을 쉰다.

포스텍은 공부만 하기에는 완벽한 조건과 최고의 시설을 갖춘 학교다. 하지만 엄청난 양의 스트레스를 받는 학생들의 정서에 대한 배려는 턱없이 부족한 것 같다. 남학생들은 스트레스를 술로 푼다지만, 여학생들에게는 술마저 좋은 해결책이 아니다.
비록 넘치는 여유는 없지만, 중간중간 한두 시간쯤 비는 공강 시간이나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 비교적 수업이 적은 날에는 분위기 있는 카페라도 가서 모처럼만에 늘어지고 싶은 것이 여자들의 바람이다. 그렇다고 얼마 안 되는 공강 시간에 택시를 잡아타고 매번 대이동이나 시내로 나갈 수도 없는 노릇이니, 학교 안에 여학생들이 커피 한잔과 함께 잠시나마 힘든 학교생활을 잊고 쉴 수 있는 공간이 생겼으면 정말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