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신은 로봇과 함께하고 있습니까?
지금 당신은 로봇과 함께하고 있습니까?
  • 정민우 기자
  • 승인 2007.10.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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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항지능로봇연구소에서 개발한 '견마로봇'
정부는 2003년부터 로봇을 국가의 10대 성장 동력으로 선정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최근 ‘로봇그랜드챌린지 2007(서울)’과 ‘지능로봇경진대회(포항)’가 잇달아 열렸고, 다음달 7일 우리대학 캠퍼스에 재단법인 포항지능로봇연구소가 문을 여는 등 최근 로봇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포항공대신문사에서는 로봇공학의 3대 강국인 한국·일본·미국의 중점 로봇연구 분야와 현주소, 전망 등을 알아보고, 포항지능로봇연구소의 계획을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 한국

강한 시너지 효과로 국가발전 도모
우리나라 로봇공학의 연구·발전은 지능형 로봇을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다. 1990년대까지 우리나라가 주력한 로봇의 연구 분야는 반도체·자동차 등 제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산업용 로봇이었다.
그러나 국내 로봇산업은 세계 4위 수준의 생산규모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로봇관련 기술과 핵심부품의 대외의존도가 높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었다. 이를 극복하고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지난 2003년 정부에서 한국의 10대 성장 동력 중의 하나로 지능형 로봇을 선정했으며, 산업자원부겵ㅊ매戮탄?과학기술부에 각각의 로봇관련 부처를 두어 로봇연구를 체계적으로 관리·지원하고 있다.

지능형 로봇은 다른 10대 성장 동력과도 많은 연관성이 있는데, 이는 로봇공학의 연구가 현재의 주력산업인 디스플레이·반도체·자동차·IT 등의 기술과 상호 보완하며 높은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하면 로봇공학의 발전에 있어서 우리나라의 가장 큰 경쟁력은 현재까지 이룩한 주력산업의 기반을 바탕으로 로봇의 발전을 이끌어나갈 수 있으며, 역으로 발전된 로봇공학이 주력산업을 한층 고차원적으로 발전시킴으로써 국가적인 발전을 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우리나라는 가장 먼저 핵심적인 원천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원천기술에는 크게 로봇용 모터나 센서와 같은 하드웨어와 로봇의 학습메커니즘·인지기술과 같은 소프트웨어가 있다. 일단 부품제작기술이 독립적으로 개발되어 사용하는 것이 가능해져야 로봇을 생산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출 수 있다.

수년전에 비해 현재의 하드웨어 제작기술은 일부분을 제외하면 일본이나 미국에 비해 크게 떨어지지 않는 수준까지 왔으며, 소프트웨어의 경우 IT와 같은 분야에서는 오히려 더 높은 수준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다. 이와 같은 결과는 주력산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보여주는 좋은 예이며,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제시해 준다.

원천기술이 확보되어감에 따라 로봇의 발전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그 중에서 우리나라의 로봇공학이 나아가야할 방향으로는 크게 교육용 로봇, 서비스 로봇, 지능로봇 등이 있다. 교육용 로봇은 최근 들어서 많은 벤처기업들이 로봇에 관심을 가지고 기술을 개발한 결과 이미 다수의 시제품이 출시되어 있으며, 축구로봇이나 2족 보행 로봇이 대표적인 교육용 로봇이다.

서비스 로봇은 전문서비스 로봇과 개인서비스 로봇으로 나눌 수 있다. 관공서 등에서 안내를 맡는 도우미 로봇과 원자력발전소나 우주탐사 등에서 사람의 역할을 대신하는 로봇 등이 전문서비스 로봇이다. 건강관리 로봇, 가정교사 로봇 등이 개인서비스 로봇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빠른 속도로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고 있으며, 따라서 노인을 위한 가사 도우미 로봇 개발의 중요성 역시 부각되고 있다. 지능로봇의 경우 앞서 설명했듯이 많은 수의 연구인력이 참여한 가운데 정부의 지원 등을 바탕으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로봇공학을 이끌어나간다고 평가받고 있는 한국과학기술원의 로봇연구는 주로 인간과 로봇의 의사소통과 복지로봇 연구를 목표로 한다. 지금까지 개발된 의사소통 관련 기술에는 얼굴인식·음성인식·자세인식·동작인식 등의 인식기술과 로봇의 립싱크 구현, 감성 구현 엔진 등의 개발이 있다. 복지로봇 관련 기술은 노약자 및 장애인을 위한 휠체어와 침대에 관련된 제어시스템, 건강 모니터링 시스템, 환경인식 기술 등의 개발과 지능형 주거공간의 설계 등이 있다.

조규하 기자 jgh0812@



● 일본


서비스로봇 업계 최강자를 노린다

일본은 세계 1위의 로봇생산국으로서 전 세계 수요의 60%를 공급하며 또한 그 사용국이다. 특히 제조업용 로봇분야에 있어서는 1980년대 세계시장에서 급성장세를 보인 도요타곂Ⅴ?닛산과 같은 자동차업계를 등에 업고 로봇산업의 시작을 주도했던 미국을 앞지르고 세계 최강자로 부상했다. 그러나 정보통신 혁명기인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산업용 로봇시장이 한계를 보이자 지금은 새로운 로봇산업 분야의 우위를 점거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정부와 기업에서는 신규시장 창출을 위한 선도적인 로봇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에서는 ‘21세기 로봇챌린지(2001)’ 발표에 이어 ‘Made in Japan 7대 성장산업(2004)’으로 로봇을 선정함으로써 로봇산업에 대한 투자의지를 공표했다.

이 외에 민간에서도 소니곂Ⅴ?도시바갢EC와 같은 대기업 주도의 개인용 서비스 로봇에 대한 연구개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10년간 총 200억엔의 연구비를 투입한 혼다의 ASIMO, 소니의 AIBO는 그 대표적인 성과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성장세로라면 일본의 로봇시장 규모가 2010년경 1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일본 로봇공업협회는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투자와 함께 대학에서는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에 힘을 쏟고 있다. 과거에는 하드웨어 중심의 로봇연구에 집중했지만, 현재는 지능을 포함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집중연구 분야를 전환하고 있다. 단순한 학문적 성취를 위해 존재하는 ‘로봇공학’이 아닌 만큼 시판 및 상용화를 목적으로 하는 가사, 사무 및 서비스, 오락용 로봇에 대한 민간기업과의 협력연구도 활발하다.

그 외 과학기술 강국을 상징하는 아이콘인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역시 일본이 자부심을 갖고 집착하는 분야이다. 당장의 상업적 가치는 떨어지더라도 향후 인간에게 친근한 로봇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 아래 동경대·와세다대·와까야마대 등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일본은 로봇기술의 개방화와 표준화를 위해 로봇기술을 국민적 기술로 정의하고 국민 이해증진을 위한 ROBO-FESTA와 같은 대중화 방안도 병행하고 있다. 지난 2005년 아이치 국제 로봇 박람회에서는 63개 국가과제의 연구개발 결과를 전시함으로써 시안의 적용과 대중화, 국가위용 자랑이라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누렸다. 2007년 일본의 산업용 로봇시장은 설비투자 호조, 출산율 저하와 고령화 진행에 따른 노동력 부족현상 등으로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제 일본 로봇공학 산업의 목표는 점차 증가할 서비스로봇 수요의 독보적인 공급자가 되는 것이다.

이은화 기자 @youndu16



● 미국

국방산업 바탕으로 첨단연구 선도

현재 미국은 세계 2위의 로봇 생산국(전세계 수요의 10%)으로서 로봇 분야의 핵심기술기반과 국방산업을 바탕으로 첨단 로봇시스템 및 인공지능 연구를 선도하고 있다.
미국의 튼튼한 핵심기술기반은 생명공학·전자·항공·우주 등 분야의 요소기술들의 확보에서 나오고, 우수한 연구인력과 기술력 및 일본의 10배가 넘는 연구비 총액 역시 핵심기술기반 양성에 지대한 역할을 하고 있다. 국방산업의 경우 그 동안 미국 로봇산업의 근원으로서 각종 국가 대형 프로그램들을 통해 미국의 로봇산업을 이끌어왔다.

현재 미국은 이러한 기술기반을 바탕으로 차세대 로봇 개발을 시도하고 있고, 재활겴퓐?등 서비스 로봇 분야의 기술개발은 물론 기존의 군사겳裡?보안 분야의 기술개발 역시 집중하고 있다.
차세대 로봇 및 서비스 로봇은 미국의 학계에서 그 예를 찾아볼 수 있다. MIT에서는 감정을 표현하고 인식하는 로봇(Kismet), 사람과 같은 해부학적 구조와 오감을 가지고 있어 지능적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로봇(Cog) 등에 대한 연구를 수행 중에 있고, 스탠퍼드대에서는 위치추정과 지도생성을 하는 로봇(SEGBOT)을 연구하고 있으며, 메릴랜드대에서는 어린아이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며 상호작용하는 로봇(PETS)에 대한 연구가 수행 중이다.

군사·우주·보안 관련 로봇의 경우 정부주도적으로 연구하고 있으며, 일부 학계와 산업계의 벤처기업들도 분담하고 있다. 군사로봇 분야는 미국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의 지원을 통해 다양한 로봇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군사장비의 무인화에서부터 전쟁지역에서의 탐사, 정찰 보급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지능형 로봇에 대한 연구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우주로봇 분야는 미국항공우주국(NASA)을 중심으로 하여 우주산업에 필요한 우주로봇을 개발하고 있으며, 현재 화성 탐사 로봇과 인간형 로봇을 활용한 로봇 우주인(Robonaut)을 연구 중이다. 이 외에도 극한 환경에서 스스로 판단하여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는 지능형 로봇(Nomad)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기타 산업계는 벤처기업들이 중심이 되어 로봇을 개발하고 있으며, 가정용 로봇으로 청소 로봇, 잔디 깎는 로봇 등을 선보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