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과학! 그 실체를 파헤친다
수사과학! 그 실체를 파헤친다
  • 승인 2007.03.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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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로 지능화되고 있는 범죄와 그에 대응하여 발전하고 있는 첨단과학수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포항공대신문에서는 이러한 관심을 과학기술적 관점에서 접근하여 ‘과학수사’가 아닌 ‘수사과학’에 대한 기획특집을 구상하게 되었다. 이번 기획에서는 우리나라 과학수사의 현황과 수사과학만이 갖고 있는 특징, 과학수사 업무에 종사하는 법과학자의 진로, 우리가 열광하는 범죄과학드라마 CSI와 현실과의 비교 등에 관한 내용들을 다룸으로써 독자들에게 ‘수사과학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해답을 주고자한다.
<편집자주>



◆ 수사과학(Forensic Science)이란?
범인 잡기위해 동원하는 과학적 수단

수사과학(Forensic Science)이란 범죄라는 키워드 아래 생긴 독특한 과학으로 볼 수 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Science를 자연현상에 대한 의문을 풀기 위한 탐구 산물의 집합체로 정의한다면, 수사과학은 범죄와 관련된 사건에서 범인을 잡기 위해 동원할 수 있는 과학적 수단을 발전시킨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즉, 과학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범인을 잡기 위한 도구가 될 수 있다면 흔히 말하는 물리·화학·생명뿐만이 아니라 심리분석·영상분석 등 모든 영역을 수사과학의 범주에 포함시킬 수 있다. 이것은 과학의 응용과도 좀 다른 개념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다.

수사과학은 하나의 공통적인 목표를 갖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의 관련 기술 역시 기본적으로 같은 원리들을 추구하고 있다. ‘범행현장에 남아있는 여러 증거물을 분석 해석하여 최종적으로 사건을 재구성한다’는 개념 하에 수사과학기술은 스킬과 경험이 요구되는 ‘분석 테크닉’과 ‘결과해석’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러한 원리를 바탕에 깔고 세부 수사과학 분야의 기술을 살펴보도록 하자.

⊙법생물학 법생물학은 사건·사고 현장에서 채취한 타액·정액·혈액·땀·대소변과 치아·머리카락·살점 등 면역학과 생리학에서 다루던 인체조직으로 필요한 정보를 얻어내는 이전의 수준에서 DNA 감식이라는 혁명적인 방법의 도입으로 눈부신 발전을 이룩했다.
1980년대 영국에서 개발한 DNA fingerprinting과 최근 완성된 인간게놈지도로 유전자분석은 범인의 신원확인(Identification)에 절대적인 공헌을 하고 있다. 사람마다 고유하게 갖고 있는 번역되지 않는 DNA의 XTR부위 판독을 통해 개인을 식별하는 수사과학에서 이용되는 유전자 분석은 업무의 특성상 적은 양의 샘플을 가지고 얼마나 신속 정확하게 분석해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된다. 따라서 이 분야의 발전을 위해서는 분석기술 노하우의 개발과 분석장비 개발이 필수적이다. 분석장비 개발은 법과학자가 아닌 엔지니어가 담당할 부분으로, 법과학자와 엔지니어간의 긴밀한 소통을 필요로 한다.

분석방법의 객관성, 과정의 투명성, 결과의 재현성, 업무의 진실성, 직원의 전문성을 표방하는 우리나라의 국과수 법생물학실에서는 각종 논문을 참고하여 표준화할 수 있는 분석방법을 도출해 내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법생물학실의 한면수 과장은 “연구원들은 샘플을 신속하게 분석할 수 있는 실무를 수행할 수 있는 technician의 역할과 신뢰도 있는 분석결과를 낼 수 있는 interpreter의 역할을 모두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법물리학 순수과학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물리학 역시 법과학에서 여러 분야로 응용되고 있다. 교통사고차량의 속도와 질량, 노면의 상태 등을 분석하는 물리학, 흉기의 종류와 가격방법, 피해자의 외상정도 등을 분석하는 의공학, 유괴사건의 협박전화 음성분석 등 어떤 사건에 관계된 다양한 역학적 사실들을 재구성하고 해석하기 위해서는 물리학적인 개념이 가장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전자·전기·물리·기계·교통·컴퓨터 등의 전공자가 함께 작업해야 사건 현장에 남아있는 증거물과 당시의 정황을 따져 사건을 보다 정확하게 재구성할 수 있다. 따라서 법과학의 어느 분야보다도 정확한 현장보존을 중요시하는 분야다. 이 분야에서 국과수가 해결한 사건 중에는 소련과 한국이 막 수교했을 때 소련에서 보내온 KAL기의 해독 불가능한 블랙박스 테이프가 사실상 거꾸로 녹음되었던 것을 밝혀낸 사건이 있다.

⊙법화학 현장에 남아있는 것은 증거이다. 페인트자국, 바퀴자국, 유리조각 등 현장에서 발견된 이 증거들은 모두 물질이며, 이 물질을 확인·규명하여 그 정보를 다른 전문가에게 넘겨주는 역할을 화학분석 분야에서 하고 있다. 예를 들어 피해자의 의류에서 토양이나 광물을 추출하여, 그에 맞는 분광학적 측정법이나 크로마토그래피 방법을 경험적으로 적용하고 결과를 통해 사건 발생 장소를 추적하거나, 방화사건에서 휘발유 잔재를 GC/MS 등의 장비를 이용해 분석하여 이미 구축되어 있는 DB를 토대로 그 종류와 회사 등을 알아낸다.

화학분석 방법에는 분광학적 방법, 크로마토그래프 방법, 전기화학 방법 등이 있다. 분광학적 방법엔 적외선 분광(FT-IR), (UV/Visable) 방법, X-선 분광법이 있다. 증거자료를 받으면 그에 맞는 분광학적 측정법을 적용하여 주로 스펙트럼 형태로 나타난 결과를 사전에 알고 있는 물질 스펙트럼들과 비교하여 증거자료가 어떤 물질인지 판별해낸다. 크로마토그래피는 주로 이동상으로 기체를 이용하는 기체 크로마토그래피(GC)를 사용하는데, 주로 물질의 작용기를 알아내는 데에 사용한다.

이 외에도 화학분석은 마약과 같은 약독극물을 분석하는데 이용되고 있다. 범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마약감식 같은 경우 피의자의 소변이나 모발을 통한 마약복용 여부의 감정이 매우 중요하다. 현재 우리나라 대검찰청 마약지문감식센터에서는 압수 마약류에 함유되어 있는 불순물을 감정하여 마약의 원산지나 유통경로를 추적하는 새로운 감정기법을 개발 중에 있다.

이은화 기자 youndu16@



◆ 우리나라 수사과학 기관 현황
국과수 -1955년 발족한 우리나라 과학수사의 메카

우리나라 과학수사의 메카라 할 수 있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이하 국과수)는 1955년 발족, 지난 23일 개소 52주년을 맞았다. 국과수는 대검 과학수사과, 경찰청 과학수사센터, 국방부 과학수사연구소와 함께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과학수사 관련기관 중 하나이며, 최근 서래마을 사건 등과 같은 굵직한 사건에서 혁혁한 성과를 올려 그 진가를 인정받고 있다.

국과수는 크게 법의학부와 법과학부로 나눠져 있다. 법의학부에는 법의학과·유전자분석과·범죄심리과·문서영상과가 있으며, 법과학부에는 약독물과·마약분석과·화학분석과·물리분석과·교통공학과가 있다. 각 과마다 2~5개 정도의 연구실이 있고, 연구실마다 기능에 맞는 연구 및 분석을 한다. 한 예로 법과학부 마약분석과 소속의 마약연구실 같은 경우는 아편·코카인·헤로인·대마초·향정신성의약품 등 남용약물의 생체시료 감정 업무를 맡고 있다. 서울에 있는 국과수 본소 이외에도 지방에 4개의 분소가 있으며, 본소와 분소를 합쳐 총 27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국과수에서 주로 맡는 일은 분석에 관련된 일이다. 물론 처음 사건현장부터 담당자가 개입하여 증거를 채취하고, 이를 연구실로 가져와 분석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형태겠지만, 이는 인력문제로 인해 시행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실제로 과학수사에 종사하는 인원을 비교해 보면 알 수 있다. 과학수사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는 영국의 경우, 대표적인 과학수사 연구기관인 FSS(Forensic Science Service)에 근무하는 인원이 2,300여명인데 비해, 국과수는 여기의 1/10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이러한 인력 문제는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한다. 먼저 국립과학수사연구소라는 명칭이 무색하게 과학수사 자체에 대한 연구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270여명 정도의 인력을 가지고는 끊임없이 들어오는 의뢰를 해결하기도 힘들다(지난해 21만 1,934건의 감정 실시). 국과수에서 이런 연구를 하기 어렵다고 해서 우리나라의 법과학 관련 협회나 단체가 잘 되어 있어 이를 대신 해결해주는 것도 아니다. 이는 비록 지금은 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지만 지금처럼 연구가 잘 이뤄지지 않을 경우 기술력이 낙후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는 것이다. 이에 반해 미국은 AAFS(Amirican Academic of Forensic Science)라는 법과학자 협회만 해도 2만여명의 회원이 가입해 있으며, 서로 활발한 정보교환과 의사소통을 통해 과학수사의 질을 높이고 있다.

국과수 이원태 소장은 “매번 인력 증원을 요청하는 안건이 국회에 상정되지만, 아직도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며 “국과수가 이러한 인력부족 문제를 딛고 일어서 발전하여 우리나라의 과학수사를 이끌어 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일반 국민들의 관심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대검찰청 과학수사과는 비록 그 규모는 국과수에 비해 작지만(총 인원 30여명) 우리나라 과학수사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검 과학수사과는 특히 마약감식 기술이 뛰어나며 이를 통해 많은 마약 관련 범죄를 해결해 왔고, 빠른 시일 내에 마약의 유통과정을 파악할 수 있는 마약 지문 감정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하지만 대검찰청 과학수사과 역시 국과수와 마찬가지로 인력부족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다.

유형우 기자 midnight@


◆ 법과학자의 진로
국가기관·학계 등 여러 분야에서 활동


사회가 복잡해지고 범죄가 지능화되고 있는 지금 수사에 있어 과학수사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사과학에 대한 관심은 날로 증가하고 있으며, 법과학자로의 진출 역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지능화된 범죄에 맞서 과학수사의 경우 세분화 된 과학수사가 필요하며, 이에 따라 법과학자의 전공은 다양하다. 국내 대부분의 과학수사가 이뤄지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이하 국과수)의 경우 법의학·법과학의 감정 및 연구부서가 세분화 되어 있으며, 이에 따라 유전자분석, 범죄 심리, 약독물, 마약분석, 화학분석, 물리 교통 분석 등의 과로 나뉘어 있다. 이 세분화되어 있는 과들은 사건 발생 시 필요한 과학수사 기법에 해당되는 과들에 업무가 주어지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처럼 세분화되어 있는 과학수사에 맞춰 법과학자로의 진출 경로는 물리·화학·약학·심리학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가능하며, 석·박사학위 전문 인력을 주축으로 한다. 실제로 국내에 과학수사대학원은 경북대가 유일하지만, 법과학자의 경우 다양한 대학의 다양한 전공에서 진출하고 있으며, 채용 후 1년 정도의 교육 뒤 실무자로 일하게 된다.

현재 국내의 법과학 종사자는 국과수, 대검찰청 과학수사과, 법과학 분야의 대학교수 등으로 다양한 곳에서 활동하고 있다. 전체 인원은 한국법과학회 회원을 기준으로 5,600명 정도이며 이중 실무를 맡고 있는 사람은 2,300명 정도이다. 과학수사의 비중이 커짐에 따라 법과학 종사자도 늘어날 전망이다.

한편 국과수의 경우 직원은 국가공무원의 신분으로 채용되며, 연구소 직제상의 TO가 빌 때마다 특별공개채용 방법으로 공개경쟁채용 시험에 합격한 자를 채용한다. 모집분야 및 기본적인 응시자격 요건은 연구직(보건연구사·공업연구사)과 의무직을 따로 모집하며, 관련분야의 석사 이상 학위를 소지해야 한다. 석·박사학위 전문인력을 주축으로 채용하므로 특별히 연구논문 관련 요약서·목록·실적 등을 심사한다. 시험은 1?차로 나누어 1차 서류전형에서 합격한 사람을 대상으로 2차 면접시험을 치른다. 이 외에 연구보조원의 경우 따로 채용하기도 한다. 채용 때 각 부서마다 지원 비율이 다르지만, 의무직을 빼고는 경쟁률이 높은 편이다.

대검찰청 과학수사관의 경우 연구직(유전자·마약감식 분야)과 별정직(문서감정, 영상·음성·심리분석, 디지털포렌직 분야)으로 나뉘며, 역시 직제상의 TO가 빌 때마다 분야별로 특별채용하고 있다.

정민우 기자 jaden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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