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촌맥지] 이연희 기술경영대학원과정 연구교수
[일촌맥지] 이연희 기술경영대학원과정 연구교수
  • 최여선 기자
  • 승인 2007.10.1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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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고 유익한 강의 하고 싶어”
쉽게 이해하도록 전달하는 방법 무엇일까 고민

이연희 교수는 독일에서 경영학을 공부하고 LG CNS에서 근무하다 지난달 우리대학 기술경영대학원과정 연구교수로 부임했다. 독일에서 마케팅을 전공하고 기업에서 이론을 실제로 적용하면서 쌓은 경력은 강의는 물론 대학에서의 여러 업무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웃음도 많고 화통한 이 교수와 유쾌한 대화를 나누었다.

- 우리대학에 부임하게 된 계기
베를린자유대학에서 학위를 받은 뒤 국내에 들어와 LG CNS에서 6년간 근무했다. 처음부터 강의를 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가르치는 것에 대한 의욕은 있었다. LG CNS에서 부장으로 있으면서 서강대에 강의를 하러 가곤 했다. 그러던 중 작년 말에 산업경영공학과(이하 산경과)에서 정기적으로 하는 특강에 출연했다. 이 기회를 통해 산경과 교수들과 알게 되었고, 기술경영대학원과정에 대해 듣게 되었다. 기술경영대학원은 이론도 중요하지만 실무경험도 중요하기 때문에 내가 현장에서 쌓은 풍부한 경험이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 하면서 교수직에 지원하기를 권유했다. 그동안 가르침과 연구를 열망하던 나는 포스텍 교수직에 지원했고, 지난 9월 임명되었다.

- 학사를 한국에서 마치고 독일에서 다시 학사과정부터 박사과정까지 공부했다고 들었다. 한국에서는 무엇을 공부했고 독일에서는 어느 분야를 전공했는지
한국에서는 화학을 전공했다. 학부를 마친 뒤 외국에서 근무했다. 이 회사에서 일하다가 경영학을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학비를 부담하며 공부할 여건이 안 되었는데, 독일은 전액 장학금을 주기 때문에 독일에서 경영학 학위를 취득하게 되었다. 어릴 때부터 튼튼한 독일제품을 보고 독일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가진 것도 한 몫 했다.

- 독일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독일기업이 아닌 한국기업에 취직한 이유
내가 비록 독일을 좋아하긴 하지만 독일에서 공부하면서 외국학생에 대한 차별을 받았었다. 공부가 끝나갈 즈음 한국에서 당당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이런 개인적인 이유뿐만 아니고 독일에서는 외국인이 취직하기가 힘들다. 자국의 실업률이 높기 때문에 외국인 학생을 채용하려면 회사는 증명서를 써서 정부에 제출해야 한다. 시도는 안 해봤지만 내가 모든 독일 경쟁자들을 넘어설 만큼 탁월했는지는 지금도 의문이다.

- 현재 하고 있는 강의
마케팅 리서치(시장조사론)다. 기술경영대학원 학생을 대상으로 하지만 학부생들도 듣고, 다른 대학원생들도 듣는다.

- 경험을 바탕으로 한 실무위주 강의
회사에 다닐 때 회사 일이 바쁜데 꼭 교육 프로그램을 참석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 강의를 잘하는 강사가 왔을 경우 이 자리에 온 게 보람된 반면, 어떤 강사의 경우 교육을 받는 게 무의미하다고 느낄 때도 있었다. 나도 종종 강의를 나갔기 때문에 ‘강의에 참석한 사람들이 무언가 얻어갈 수 있는 강의를 해야겠다’라고 다짐했다. 그래서 강의를 할 때마다 학생들이 쉽게 이해하도록 전달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고민한다. 실무위주의 강의를 한다는 것은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어떻게 현실에 쓰이는지에 대한 차이를 줄여주는 강의를 하기 때문인 것 같다.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사례를 예로 들어 나중에 내 강의를 들은 학생들이 사회에 나갔을 때 이론에 나온 현상을 쉽게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해 노력한다.

- 회사와 대학의 근무환경의 차이
대학이 회사보다 훨씬 자율적이다. 일의 양과 질을 내가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고 가장 매력적인 부분이다. 하지만 이것을 잘 조율하지 못하면 사생활과 업무의 경계가 없어질까 걱정되기도 한다.

- 우리대학에 대한 느낌
지난해 12월에 처음 포스텍에 강연하러 왔다. 강연을 마친 뒤 산경과 교수들에게 “포스텍은 정말 공부하기 좋은 환경이네요. 공부가 저절로 되겠어요”라며 감탄했다. 이때 포스텍에 대한 좋은 인상을 가졌다. 실제로 포스텍에 와보니 공부이외에 딱히 할 게 없어 보인다. (큰 웃음)

- 앞으로의 계획
재미있게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 삶을 풍부하게 할 수 있는 방안을 생각 중이다. 서울에 있었다면 가끔 음악회도 가고 연극도 보러 갈 텐데, 이곳에서는 이런 문화생활을 어떻게 하는지 차차 알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