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터리 매니아> 전쟁·무기·안보 문제에 관심
<밀리터리 매니아> 전쟁·무기·안보 문제에 관심
  • 이수인 / 기계 06
  • 승인 2007.09.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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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평화가 지속되길 바라며
내 취미는 안보와 관련된 것이다. 이렇게 말하니 왠지 수구꼴통, 극우적 사고로 가득 찬 사람이 그려질지 모르겠지만 안보에 관심이 많다고 모두 그런 사람은 아니다. 단지 지금의 평화가 지속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훈련 참관, 토론회 혹은 동호회 모임 등에 참석하면서 표출한다는 것이 다를 뿐 평범한 대학생이다.

무기 자체에 대해서 관심을 가진 것이 시작이었다. 여러 가지 무기들을 보면서 “이게 어떻게 쓰이나?”라는 호기심이 “우리나라는 100년 전 과거를 되풀이 하지 않을 수 있을까”라는 의문에 이르렀고, 지금처럼 취미로 발전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재미있는 취미라고 생각해서 그 이유를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내가 이 취미생활을 하면서 가장 즐거웠던 일은 여러 군부대에 방문했던 것이다. 민통선을 지나 대한민국 최북단에 위치한 전초기지에도 가고(금강산이 바로 눈앞에), 부산 3함대 기지에서 군함도 타보는 등 쉽게 가볼 수 없는 곳을 가면서 색다른 정취와 풍경(?)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있고, 더불어 가끔 금강산 머루주 같은 희귀한 선물도 건질 수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파워 꼬레아’라는 자주 가는 사이트가 있는데, 이곳에서는 모금행사도 갖는다. 가장 기억이 남는 것은 ‘해군 태극기 기증 모금’이었다. 하와이에 한국겧堅퉩영국겴瞿퍊캐나다곂A?등등의 국가들이 하는 림팩 훈련이 있다. 대부분의 나라들이 10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국기를 배의 마스트에 매달고 펄럭이며 훈련을 했는데 반해 우리나라 군함은 너무 작은 태극기를 달고 있었다. “안구에 습기가 차지 않습니까? 우리도 큰 태극기를 달고 훈련을 하자”는 생각에서 시작된 모금운동. 반응은 폭발적이었고, 그리고 2년 뒤 훈련차 우리 해군의 배가 다시금 하와이에 입항하면서 거대한 태극기를 펄럭이는 것을 보면서 “1/100 은 내 돈이 들어갔어”와 같은 알 수 없는 뿌듯한 감정들도 느낄 수 있었다.

또 이보다 더 재미있는 것이 있다. 한 명 한 명의 의견이 온라인상에서 개진되고, 오프라인에서 주기적으로 만나 토론을 한다. 관심있는 사람들끼리 의견을 주고받는 것은 흔한 일이다. 그러나 단순히 그렇게 끝난다면 찻잔 속의 태풍에 불과하다. 아무리 떠든들 실제로 반영이 안되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여러 의견들이 나오고 생기는 공감대. 바로 이것이 실제로 군의 전력증강 계획에 받아들여진다는 것이 이 취미를 재밌게 만드는 것이다. 몇 억원부터 몇 조원짜리 사업에 이르기까지. 내 개인의 의견이 전부는 아니더라도 일부가 들어가 있다는 생각을 해보라. 상상만 해도 뿌듯하지 않은가? 물론 그게 내 돈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유럽과 같은 곳에서는 평화로워서 그런지 이와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 대부분이 제2차 세계대전과 같은 전쟁사를 연구하는 쪽이라면, 우리가 위치한 바로 이곳 동북아시아는 중동 다음가는 화약고이다. 설상가상으로 현재 한국은 GDP 대비 국방비 지출이 세계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와 같이 생존이 위험한지라 안보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어떻게 하면 우리나라가 생존할 수 있을까?”, “무엇을 하면 되나?”를 생각한다. 이 때문에 다른 나라들과 달리 더 현실참여적인 독특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 아는 것은 실제로 써야 제 맛. 그래서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