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총장께 바란다_교수
신임 총장께 바란다_교수
  • 강병균 / 교수평의회 부의장, 수
  • 승인 2007.09.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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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발전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할 때
지난 10여년은 여러 가지 문제로 대학이 어지러웠습니다. 특히 지난 1년은 인사권 문제로 대학이 혼란에 빠지고 대학과 법인이 분열되는 불행한 일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얼마 전에 법인이사회는 인사권을 대학에 돌려주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습니다. 따라서 이제는 명실상부하게 대학발전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할 때가 되었습니다.

POSTECH Vision 2020을 시작한지 얼마 안됐고 경쟁대학들은 더 높은 비전을 제시하며 압박해오고 있는 이 어려운 시점에서 총장직을 맡으신 백성기 총장님은 대내외로 신망이 두터우시고 개교이래로 대학의 여러 보직을 섭렵하시면서 대학이 현재의 위치에 이르는데 많은 공헌을 하신 분이시기에 큰 기대를 겁니다.

대학에 산적한 많은 문제들이 있습니다. 대학기금 확충, 신진 연구인력충원, 우수 대학원생유치, 주거환경 개건, 연구실적 강화, 보수체제 개선, 인력 최적활용 등 줄줄이 해결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보수체제는 3대 총장시에 연봉제로 급격히 선회했으며, 4대 총장시에 다시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그간 급격한 변화로 인한 부작용이 드러나는 시점입니다. 여러 전임보직자들이 지적한 문제점들을 해결해야 할 것입니다. 전 이사장님을 비롯한 여러 분들이 강조했음에도 불구하고 연구이외에 다른 방법으로 대학에 봉사할 기회를 이렇다 하게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벌을 주는 식으로는 기존의 인력을 최대한 활용한다고 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강의중심교수 제도를 도입할 수도 있습니다. 강의수가 많아지면 극소수인원 학급을 운영할 수 있습니다. 이는 학부생들의 수준을 향상시키는데 큰 기여를 할 것입니다.

학부신입생의 입학시의 학력저하 현상은 나라의 교육제도로 인한 구조적인 문제로서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다 하더라도 해가 갈수록 우수한 대학원생이 본교를 회피하는 현상은 어떻게든 해결해야하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우리대학이 연구중심대학을 표방하고 있기에 더욱 그러합니다. 상위 5개 대학인 우리대학과 서울대·연세대·고려대·KAIST 중 우리대학 대학원에 응모하는 학교는 우리대학 본교 한 곳 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타 대학 출신 지원생이 급격히 줄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지방군소대학으로 전락하고 말 위험이 커집니다.

신진연구인력 확충의 문제는 기존 연구인력의 고령화와 맞물려있는데, 대학은 명퇴제도의 도입을 심각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파트는 지어진지 15년이 넘어 비좁고 낡고 누추한 상태입니다. 20년전에는 그런대로 살만했을지 모르나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우수한 연구인력을 지방인 포항으로 유치하려면 주거환경 역시 개선이 필요합니다. 해외에서 국내로 유입되는 과학자들이 가장 중요시하는 점은 보수보다도 연구환경이라고 합니다. 강의시간수, 잡무, 주거환경이 더 중요하다고 합니다. 우리대학은 이 중에서 강의시간과 잡무환경은 양호하나 주거환경은 다른 곳에 비해 떨어집니다. 또한 대학원생 기숙사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생활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이 우수학생을 유치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대학기금확충입니다. 경쟁대학들은 학생수가 많아서 막대한 등록금 수입이 있으나 우리대학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며, 전적으로 재단전입금과 연구비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본시 외국에서 총장의 가장 중요한 업무가 기부금 확충입니다. 백성기총장님께서는 넓은 인맥과 설득력으로써 기금을 수천억 늘림으로써 미증유의 영역을 개척하시어 새로운 총장의 모범을 세우시기를 고대합니다. 안팎으로 높은 신임을 얻으셔서 신임총장이 되심을 축하드리며, 아무쪼록 우리대학 역사에 길이 남을 위대한 총장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