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기획] 기초과학 지원 연구기반 구축에 부족
[학원 기획] 기초과학 지원 연구기반 구축에 부족
  • 송양희 기자
  • 승인 1970.01.0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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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에 비해 지원 크게 줄어 … 장기 지원대책 절실
▲ 2000년부터 2004년까지의 기초과학연구소 연구비 지출 내역
최근 정부에서는 21세기 지식기반사회에 맞는 새로운 지식창출과 원천기술을 확보하여 국가과학기술경쟁력을 올리기 위해 국내 기초학문에 대한 재조명이 이루어지고 있다. 정부 측에 의하면 새로운 지식창출과 과학기술경쟁력 제고를 통해 국부창출을 위해서는 대학에서의 이공계 교육과 산업화 가능한 연구가 필요하며 선진국의 예로 볼 때 기초역량을 갖추지 못한 대학에서 미래 국부창출에 기여할 실용기술의 발굴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이에 정부에서는 지난 95년부터 한국과학재단 등을 통하여 기초과학연구사업(개인 및 소규모 연구팀의 창의적 연구활동 지원, 우수연구집단(SRC/ERC 등)의 학제간 연구지원, 기초연구 기반구축) 형태로 활발한 지원을 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초과학연구 종사자들은 아직도 기초과학연구에 관한 연구비 수주는 쉽지 않다고 말한다. 김광익(수학) 교수는 “전산수학연구센터 같은 기관에 속하지 않은 일반적인 경우에는 연구비 수주가 쉽지 않다”며 “국가나 기업의 지원만으로는 기초과학연구 수요를 충당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에 우리학교는 개교 당시부터 기초과학연구소를 개설, 기초과학분야에 자체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기초과학연구소는 주로 연구비 형식으로 수학, 물리, 화학, 생명 등 기초과학분야의 신임교수 또는 혁신연구과제 수행그룹을 중점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학술회의 개최 및 세미나 참가 등 연구활동을 장려하는 데도 일부 지원하고 있다. 연구지원팀에서 연구비 지원을 담당하는 박효은 과장은 “학교의 자체적인 지원이 학술활동 실적의 양적겵珦?증가에 기여하고 있다”며 “기초과학연구분야의 교수당 SCI 수준은 매년 높아지고 있고 논문당 피인용 횟수 역시 다른 학교보다 높게 측정됐다”고 말했다.

기초과학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장태현(화학) 교수는 “외부기관으로부터 연구비확보가 어려운 기초과학분야의 경우 학교 자체적으로 지원을 하는 곳은 국내의 경우 우리학교 밖에 없다”며 “대학의 연구역량을 유지, 발전시켜 연구기반 구축에 기여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학교의 지원 역시 줄어들고 있다. 장 교수에 따르면 “95년에는 정부지원프로그램까지 합쳐져 10억 정도를 지원받았으나 작년에는 5억 정도의 지원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교수들에게 지원되는 연구비 역시 총 7억원 정도에서 점점 줄어들어 작년과 올해에는 5억원 정도를 지원했다. 학교의 지원이 줄고 있는 점에 대해 서판길 연구처장은 “정부의 관심과 함께 외부기관에서의 연구비 수주가 다소 수월해 짐에 따라 많은 교수들의 요청이 줄어들었다”며 “현재 교수들이 필요한 만큼 지원을 하고 있으며 학교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초과학연구비 담당자와 실제 지원을 받는 교수는 학교의 지원이 충분하지만은 않다고 말한다. 박효은 과장은 “최근 기초과학 성격의 공학분야에도 지원 범위를 넓히고 있으나 예산 상의 어려움으로 충분히 지원하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또한 실제 지원을 받고 있는 한 교수는 “물론 우리학교 자체적인 지원이 있어서 다행이지만 이 역시 충분히 만족스럽지는 않는다”며 “이는 연구의 장기적인 지연이라든지 중단 등 연구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기초과학연구 분야의 많은 교수들은 연구분야의 선택과 집중을 골자로 하는 ‘POSTECH VISION 2020’으로 인해 기초과학연구지원이 소홀해질 것을 염려하고 있다. 익명의 교수는 “현대의 과학은 어떤 분야든지 홀로 존재할 수 없다”며 “기초과학 역시 중시 여기고 같이 끌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서판길 연구처장은 “선택과 집중은 전략적 육성분야를 두고 이를 각 학과별 차원에서 지원하게 될 것이다”며 “학과별 범주에서 기초과학에도 지원이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김광익(수학) 교수는 교내 기초과학의 활성화를 위해 기초과학연구자와 교내 구성원, 대학이 모두 힘써야 된다고 말했다. 김교수에 따르면 “기초과학연구자는 열린 마음을 가지고 구성원들에게 다가가고 교내 구성원들은 기초과학의 필요성과 기초과학의 힘에 대해서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대학은 많은 사람들의 관심속에서 구체적으로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지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