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 기숙사 사생수칙 개정 토론회
[기획취재] 기숙사 사생수칙 개정 토론회
  • 황희성 기자
  • 승인 2004.10.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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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지킬 수 있는 규정 합의 통해 도출해야
끊임없이 의견수렴과 논의 필요···비현실적 제약 규정 고쳐야
기숙사 사생수칙 개정 토론회가 지난 4일 저녁 8시 교직원식당에서 열렸다. 40여명의 학부생*대학원생이 모인 이날 토론회는 기
숙사 자치회에서 내놓은 사생수칙 개정안을 가지고 3시간이 넘는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번 사생수칙 개정안은 새로운 위반조항의 추가와 기존의 불합리했던 조항들의 수정, 분리 시행이 주된 골자였으며, 벌점에 따
른 징계사항도 변화가 있었다. 기숙사 자치회(이하 기자회) 허성우 회장은 “96년 기숙사 사생수칙이 학교에 의해 일방적으로 제
정된 후 8년이 지났다”며 “학생들의 실정에도 맞지않고 시대에도 뒤쳐진 사생수칙을 흐름에 맞춰서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본
다”고 개정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따라 사내에서의 도박이나 휴게실에서의 음주 등 현실적이지 못한 조항들이 삭제되었고, 각
종 강력범죄 행위나 타인에게 청각적 피해를 주는 행위 등 그간 필요하다고 생각되었던 사항들이 추가되는 등 많은 변화가 있을
예정이다. 징계내용의 변화 역시 지금까지의 징계가 퇴사 중심의 강경한 것이라 실제로는 잘 이뤄지지 않았던 것을 벌점 한도를
높이고 교내 봉사 등의 대안을 제시, 실용적인 방향으로의 변화를 꾀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도 역시 이성 기숙사 무단 출입, 침실 구조 변경 등의 항목에서 사생들의 많은 의견 개진이 있었다. 또 침실 구
조 변경이나 빨래 건조대의 공공장소 점거 등 위반사항의 내용이 대학원생들의 사정과 다른 점이 많다는 의견이 많아 기자회 측
에서는 이를 내부 회의를 통해 수칙 개정에 반영하기로 했다.
허 기자회장은 토론회에 대해 “기자회 내에서 얻기 힘든 대학원생들의 목소리를 잘 들을 수 있었다는 점만으로도 성공적인 토
론회였다고 본다”며 “침실 구조 변경이나 이성 기숙사 출입 등 지적이 많았던 항목에 대해서는 의견을 반영해 하나하나 수정
해 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토론회 참가자들은 “이러한 토론회가 한번으로 끝나면 안된다”며 “계속된 의견수렴을 통해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사생 수칙
을 제정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이에 대해 허 기자회장은 “일정상 추가적인 토론회는 힘들겠지만 POSIS나 PosB를
통한 의견수렴은 계속하게 될 것이다”며 “최대한의 의견수렴을 통해 바른 방향을 찾아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재훈(물리) 기숙사 사감교수는 이번 개정의 취지에 대해 “지킬 수 있는 규칙을 사생 스스로 합의를 통해 도출해낸다는 것이
가장 큰 의미가 될 것”이라며 “규칙을 규칙대로 적용하지 않는 것은 그 규칙에 어딘가 문제가 있는 것 아니겠나. 현실적인 규
정을 도입할 수 있도록 사생들의 심도 있는 논의가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개정안은 학생 의견수렴을 통한 수정이 마쳐지는 즉시 기숙사 운영위원회를 거쳐 학생생활위원회에 상정, 확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