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석박사 통합과정
[기획취재]석박사 통합과정
  • 황희성 기자
  • 승인 2004.09.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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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능력 등 개인 경쟁력 향상에 기여···우수학생 선발이 관건
병역문제 해결 등에도 도움···사전 의견 수렴 부족 아쉬움
2005년도 대학원 신입생 모집이 한창 진행 중에 있다. 특차전형은 최종합격자까지 모두 발표한 상태며, 일반전형은 11월 최종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올해 대학원 입시의 가장 큰 특징은 석박사 통합과정을 전격적으로 선발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의 석박사 통합과정은 석사 학생이 소정의 기준을 통과해야 가능했지만, 올해는 각 과에서 재량에 따라 입시단계에서부터 선발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특히 생명과학과와 환경공학부는 석사과정은 모집하지 않고 석박사 통합과정만 선발하기로 했다.

강인석 학생처장(화학공학과 교수)은 “학과의 자율에 맡기긴 했지만 올해 대학원 입시에서는 학교 차원에서 석박사 통합과정의 도입을 장려했다”며 “석사과정을 선발하지 않는 것은 과에 따라서는 조금씩 확대될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 처장은 “기계과처럼 아예 통합과정을 도입하지 않은 과도 있다”며 “어디까지나 통합과정의 도입은 각 과의 자율에 맡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생명과학과와 환경공학부에서 통합과정을 전면적으로 도입한 가장 큰 이유는 석사과정만으로는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생명과학과와 같은 이학계열이나 환경공학부와 같은 특수한 계열은 아직까지는 기업체에서의 요구 보다는 연구현장에서의 필요성이 더 높고, 또 석사과정만으로는 개인과 랩 모두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많은 교수들의 의견이다.

한진관 교수(생명과학과 대학원 주무교수)는 이에 대해 “우리 대학원 수준도 많이 높아진 상태에서 석사과정에서 열심히 트레이닝한 인재를 외국에 빼앗기고 싶지 않다”며 “우리 대학원의 경쟁력은 이미 높은 수준에 올랐다고 본다”고 말했다.

강 처장은 “외국의 경우 거의 모든 이학대학원이 통합과정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기업체의 요구가 높은 공학의 경우와는 달리 이학의 경우는 통합과정이 오히려 개인의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많은 이들이 걱정하는 병역문제도 좀 더 유리하게 끝낼 수 있다. 현재 대학원생 병역특례는 박사 4학기까지를 위탁교육기간으로 보고 5학기부터 4년간 병역의무를 계산하는데, 통합과정의 경우 학칙에서 사실상 박사과정으로 인정하기 때문에 석사와 박사를 따로 계산하는 것 보다 빠르면 2년 정도 먼저 병역을 마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통합과정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학생의 의견이 수렴되었는가는 의문으로 제기되고 있다. 강 처장은 “학교 차원에서 이것을 조사하지는 못했지만, 각 과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의견수렴이나 조사가 이뤄졌어야 했다”며 “학생에 대한 의견수렴 과정이 부실했던 점은 인정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교수는 “학생들에게 유리하게 바뀌는 것으로 판단하고 과 내에서 결정을 내렸다. 대학원의 역량 증진과 학생들의 안정적인 대학원 생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며 도입 확대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또 다른 문제는 대학원생의 질 문제이다. 한 교수는 “검증되지 않은 학생을 통합과정으로 선발하여 박사까지 끌고 나가는 건 어찌 보면 도박과도 비슷한 일”이라며 “의욕과 실력 모두 우수한 학생을 어떻게 선발할 것인가가 성공의 관건이다”라고 했다.
이에 대해 강 처장은 “올해 대학원 설명회 등 홍보 전략이 성공함에 따라 예년에 비해 객관적으로 우수한 학생들이 많이 응시했다”며 대학원생의 질 향상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실제로 2005학년도 특차모집 결과 수도권 유명대학 출신이 예년에 비해 상당수 증가하고 학점 커트라인이 상승하는 등 여러가지 지표가 상승하기도 했다.

정원 배정과 기숙사에 관한 문제도 남아 있다. 통합과정의 확대실시로 인해 장기적인 정원의 조정이 필요한데, 이에 대해서는 대학원위원회에서 협의를 거쳐 각 과의 정원을 조정할 예정이다.

기숙사의 경우는 현재 대학원생이 3인 1실을 사용하고 있으므로 단기적인 정원 증가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

현재 통합과정으로 대학원에 합격한 원생들은 2005학년도에 처음 들어오게 된다. 이들의 성공적인 출발이 앞으로 이어질 통합과정 지원자들의 발길을 끌어모으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