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 석좌교수제도의 현황
[기획취재] 석좌교수제도의 현황
  • 황희성 기자
  • 승인 2004.04.1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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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적 탁월성 기준··· 모두가 수긍하는 학자 선정해야”
현재 우리대학에는 석좌기금으로 홍덕, 세아, 권경환, 남고 등 모두 4가지가 있다. 이중 현재 석좌교수를 임명, 운영하고 있는 것은 세아석좌기금으로, 신소재공학과의 김낙준 교수가 임명되었다.

99년 8월 수학과의 권경환 교수가 퇴직하며 내놓은 특별 연금과 사재 2억 원으로 조성된 권경환석좌기금(기금 원금 3억원)의 경우는 2001년 수학과의 김강태 교수가 첫 번째 수혜자로 임명되었으며, 3년을 임기만기로 하는 정관에 따라 현재는 수혜자가 없는 상태다.

홍덕석좌기금과 남고석좌기금은 각각 99년에 조성된 이래 한번도 사용되지 않았으며, 늦어도 이달 말 까지는 이 두 기금의 첫 수혜자들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대학측에서는 뛰어난 성과를 보이고 있는 중견 교수와 40대 전후의 열정적인 젊은 교수들을 위해 나누어 쓰기로 결정, 한 기금에 두 명의 석좌교수를 선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세아석좌기금은 연간 5000만원을 석좌교수에게 지급하고 있으며, 이는 기업이나 정부기관의 연구비보다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김낙준 교수는 이에 대해 “석좌교수가 될 정도의 연구실적을 낸 학자는 이미 그정도 규모의 돈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지는 않아야 한다”며 다만 명예와 책임이 더해지는 것임을 강조했다.

아직 우리학교에서 석좌교수제도가 깊게 뿌리 내리지 못한 상황에서, 석좌교수제도가 정착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석좌교수직 자체를 명예스럽게 여기는 풍토이다. 외국 대학의 경우 석좌교수직은 학자에게 있어 큰 영예 중 하나이며 그 대학의 전통으로 내려오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명예와 전통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 필요할까. 공과를 평가하고 상을 주는 데에 공정성이 없다면 반드시 논란이 따르게 된다는 것을 생각할 때, 가장 필요한 것은 공정성일 것이다. 석좌교수선정위원회의 이재성(화공) 교수는 “석좌교수를 추대하는 기준은 학문적 탁월함이 아니면 안 된다”며 “모든 사람이 수긍할 수 있는 사람을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선정된 교수 개개인의 노력도 중요하다. 이 교수는 “권위와 명예를 만들어가는 것은 상 또는 기금의 이름이나 액수가 아니라 자기 자신의 노력”이라며 석좌교수의 의무를 강조했다.

한편, 박찬모 총장이 취임하면서 약속한 ‘세계 최고 수준의 석학 영입’에 대해 김낙준 교수는 “현재 활발한 활동을 벌이며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교수를 영입해야 한다”며 홍보용 석학 영입을 경계하는 목소리를 냈다.

이재성 교수 역시 “경험이나 노하우로 대학 발전을 도와줄 노교수를 영입하는 것은 대학 설립 초기에는 필요했지만 이제는 불필요하다”며 왕성한 연구활동을 하고 있는 학자를 영입하자는 의견을 피력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최고 수준 석학 영입과 관련한 기금운용이나 사업 기획은 잡혀 있지 않아 사람들을 궁금하게 만들고 있다.

홍기상(전자) 교무처장에 따르면 현재 운용되고 있는 석좌기금을 이용할 수도 있고, 별도의 기금을 외부에서 출연받아 운용할 수도 있으나 아직까지 확정된 바는 없다고 한다.

한편 우리대학에서는 2017년부터 7년간 104명의 교수들이 정년 퇴직하게 된다. 이를 미리 대비하기 위해 올해부터 매년 10명 내외의 교수를 영입, 교수 정원을 270여명 선에서 안정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는데, 이를 위한 재원이 아직까지 확정되어 있지는 않다. 수준 높고 유망한 교수들을 영입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외부 교수 영입에도 석좌기금의 적절한 이용방안이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