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포항공대의 비전] 2000년대의 대학원, 학제간 협동 과정
[2000년대 포항공대의 비전] 2000년대의 대학원, 학제간 협동 과정
  • 남인식 / 화공 교수
  • 승인 2000.0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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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세기에 기존의 틀을 벗어나고 미래가 요구하는 대학원의 학제는 기존의 학제가 협력하여 창조하는 학제간 협동과정(Interdisciplinary Graduate Program)이라는 데는 아무도 이의를 달지 않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지난 세기에 구축된 기존의 학제가 서서히 융합하여 새로운 분야가 창출되어가고 있음을 80년대부터 시작 된 생명공학, 재료공학, 환경공학의 출현으로 기정 사실화 되었다. 기초과학으로 인식되는 분야에서 학부 과정을 마치고 대학원 과정은 위의 과정에 진학하여 보다 현실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학문 성취를 도모하는 것이 우리들의 2000년대를 설계 할 수 있는 지름길일 것이다. 사실 현재의 학문 분야도 19세기에 비하면 여러 학문이 융합하여 학제간 과정으로 시작 된 것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화학공학 역시 화학과 기계에 관한 지식을 겸비한 인재 양성이 목적이었고 당시 미국에 불었던 석유를 중심으로 하는 에너지 혁명의 최전선에 화학공학이라는 학제간 협력과정이 있었음을 아무도 부인 할 수 없다.

시대적인 배경 역시 보다 더 다양하고 복잡해질 2000년대를 생각 해보면 기존의 학제로 대응하기 어려운 현실이 우리에게 다가옴을 쉽게 느낄 수 있다. 이러한 현실을 보다 현명하고 슬기롭게 맞이하기 위한 방편이 바로 대학원의 학제간 협력 과정이 아닌가 한다. 기초과학 및 공학으로 근간을 다진 후 현재와 미래가 요구하는 학문을 추구하는 것이 우리 교육의 바람직한 방향 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준비는 어떠한가?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창출하는 것이 두려워 모두들 전전긍긍하는 것이 현실이다. 새로운 학제에 대한 기존 학제의 반발을 소위 밥그릇 다툼으로 비하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이지만 최근에 교육부의 대학원 중심교육의 방향으로부터도 쉽게 알 수 있었다. BK21사업의 추진에서 보여준 우리 대학들의 위상과 그에 걸맞는 교수들이 이합집산은 2000년대의 대학원 교육에 중심에 있는 우리들을 슬프게 한 것 역시 사실이다. 실제로 운영과 선정은 기존의 학제 중심으로 구성되어 지만 그 동기는 다분히 대학원 학제간 협동과정의 구성임을 잘 알 수 있다. 정보과학(IT) 과 생명과학(BT)을 그렇게 보아야 할 것이다. 언젠가는 시대의 조류와 외부의 요구에 의해 변화는 이루어지겠지만 이보다 우리가 앞서 나가야 되는 것이 아닌지 아쉬움을 부정 할 수 없다.

1986년에 국내 최초의 연구 중심대학으로 설립된 우리대학은 그동안 우리 나라 대학원 교육의 일대 혁신을 이루었고 새로운 장르의 대학원 교육을 선도해 온 것이 사실이다. 다가오는 2000년대에 우리들이 준비해야 할 것은 과연 무엇일까? 10여 년 전의 국내 최초의 연구 중심대학의 보다 내실 있는 추진과 더불어 새로운 대학원 교육을 학제간 협동과정으로 완성 할 수는 없는지 한번 알아보고 싶다. 최소한 대학원 교육에 있어서는 우리 포항공대가 가장 먼저 2000년대를 대비한 학제간 과정을 꾸려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물론 기존의 학제와의 조화와 융합을 슬기롭게 풀어 나가야만 되는 선결조건을 무시해서는 안될 것이다. 이러한 시도와 성공이 우리 나라를 새천년의 선진국으로 진입시키는 원동력이 될 것은 말 할 것도 없고 우리 포항공대를 중심으로 추진되어야 할 것임은 그동안의 우리대학의 국내외의 위상으로 보아 자명하다. 이를 위한 대학 정책 결정권자의 비전이 필수적임은 말 할 나위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