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준위 위원장 특별 기고] 새터가 우리들 모두에게 남긴 숙제
[새준위 위원장 특별 기고] 새터가 우리들 모두에게 남긴 숙제
  • 김중훈 / 새준위 위원장 (컴공 4)
  • 승인 2000.03.0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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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대학에는 학교에서 주관하는 오리엔테이션과 총학생회(이하 총학)에서 주관하는 새내기 새 배움터(이하 새터)가 별도로 존재한다. 전자와 후자가 본질적으로 다른 점은, 오리엔테이션란 것이 다분히 ‘가르치는’ 입장에서 생겨난 것임에 비해 새터는 ‘배우는’ 입장을 중심으로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전자가 교육, 설명, 정보 전달에 치중한다면, 후자는 새내기들의 자발적인 학습과, 대학 공동체속에 새내기들을 맞이하는 축제스러운 분위기에 중점을 두게 된다.

그런데, 포항공대에는 오리엔테이션도 새터도 아닌 것이 존재한다. 동일한 행사 하나를 두고 오리엔테이션라고 부르기도 하고 새터라고 부르기도 한다. 비록 그 행사가 학교측과 학생측의 협의에 의해 기획*운영되는 것으로 되어있긴 하지만, 실질적으로 볼 때 재정과 각종 기획에 관한 최종 결정권 등은 학교측에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새터를 준비하는 학생들, 통칭 새준위라는 학생들은 이런 상황에서 최대한 학생들의 목소리를 다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새터란 무엇이고,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 학생들을 대표하는 입장에서 생각을 모았고, 직접 새내기들과 호흡하며 ‘새터’의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였다. 총학 등 상위 자치 단체가 부재한 상황에서 새준위가 겪은 고생과 기울인 노력을 이 글에서 모두 회고할 수는 없지만, 새준위 및 자원 봉사 요원으로 활동해 주신 학우 여러분들에게는 이 지면을 빌어 깊이 감사드린다.

그러나 새준위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본질적으로 오리엔테이션과 새터가 분리될 수 없는 포항공대의 실정은 우리에게 많은 의문과 불만의 여지를 남겨놓는다. 꽃동네를 둘러싼 학교와 새준위의 마찰을 지켜보신 학우들도 많을테지만, 돌이켜보면 그것은 근본적으로 포항공대의 새터가 전술한 것과 같은 양면성을 갖기 때문에 발생하는 갈등임을 발견하게 된다. 해마다 학우들에게 짐이 되어 온 새터 기간 중 기숙사 사용 문제, 음주 문제 등도 연원을 거슬러 오르다보면 결국 같은 문제에 도달하게 됨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에는 무엇이 필요한가? 간단히 요약하자면 ‘역량’이라는 두 글자로 집약시킬 수 있다. 이것은 새터라는 행사가 그 참여인원 뿐만이 아닌 포항공대의 학우들 전체에게 남기는 숙제와도 같다. 학우들 모두가 각 자치단체의 구성원이고 주체라는 의식을 가지며, 그러한 의식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포항공대 학우들의 ‘역량’이라는 것은 더 길게 설명할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돌이켜보건대, 새터의 본질적 의미를 고민하고 이를 포항공대의 실정에 맞게 구현해야 하는 어려움, 총학 및 동아리연합회 집행부의 부재와 같은 악조건에서 치루어진 새터 치고는 훌륭한 것이었다고 자평한다면, 새터가 학우들에게 남긴 숙제도 결코 이루지 못하라는 법은 없으리라 생각한다. 뜻있는 학우들이 포스비로, 학과협으로, 동아리연합회으로, 총학으로 머리와 발걸음을 잇기를, 그리하여 지금 당장 무엇인가를 보여주지 못하더라도 내년 새터에는 그 ‘무엇’을 직접 보여줄 수 있는 역량을 쌓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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