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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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리 : 조성훈 기자
  • 승인 2000.03.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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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정현 : 금년부터 무학과 제도가 정시모집에서 실시되었다. 시행 초기에 있어 여러 가지 문제점이 나타났으며, 긍정적인 면도 볼 수 있다. 이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어 보자

이영록 : 1년 전만 하더라도 학과 구분이 있었기 때문에 같은 과 동기와 선배들과 친밀한 관계를 가질 수 있었다. 하지만 학과가 없는 2000학번들이 동기들과 끈끈한 정이 있는지 의문이다.

신승구 : 같은 분반의 동기들과는 사이가 좋다. 하지만 다른 분반과는 거의 교류가 없다. 학과 구분이 되어 있다면 같은 과 선배들과 친해질 수 있겠지만 내 경우에는 많은 선배들을 알지는 못한다.

윤여진 : 특차에서 선발된 신입생들이 학과 선배들과 알게 되는 것에 비해 정시에서 선발된 신입생은 약간의 소외감을 느끼는 것 같다. 과기원처럼 모든 신입생이 무학과라면 그런 문제는 없을 것이다. 차라리 특차겵ㅍ?모두 무학과로 선발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

백정현 : 학과 선택은 자신이 관심있는 학과에 대해 제대로 알고 결정해야 한다. 학과에 대한 정보를 어떻게 얻고 있는가?

신승구 : 대부분 아는 동문이나 동아리 선배들을 통해 정보를 얻고 있다. 학과설명회나 학과홍보책자 같은 게 있었으면 좋겠다.

백정현 : 각 학과 정원의 20%까지 초과인원을 수용한다고는 하지만 인기학과에 지원했을 경우 자신이 원하는 학과에 가지 못할 수도 있다. 정원제한의 객관적인 기준이 성적 밖에 없어 성적에 대한 부담이 클 것 같은데.

신승구 : 사실 학점부담이 큰 것이 사실이다. 다른 신입생들도 공부를 열심히 한다. 하지만 원하는 학과에 가려면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다.

이영록 : 성적에 따라 신입생 학과 선택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학생들과 학과 사이에 서열화 경향이 생길 수도 있어 우려된다.

위장환 : 올해부터 학점제한을 121학점으로 낮추어 학업부담을 줄여주는 듯 하지만 무학과제도로 인해 신입생들은 학업에 매달릴 수밖에 없지 않은가.

이영록 : 대학 1학년 때는 학업보다는 여러 가지 경험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또 소견 좁은 공대생보다는 지성인이 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무학과제도 시행이 그것을 가로막고 있다.

위장환 : 대학에서는 창의성을 강화하는 교육정책을 펴겠다고 하지만 아직 정착되지 않고 있다. 학과별 정원제한이 없다면 학생활동에 더 활발히 참여하게 되어 창의성을 키울 수 있겠지만 실제로는 그게 아니다. 사실 대학에서의 학업도 고등학교 때의 그것과 거의 다를바 없는 것 같다.

위장환 : 대학에 들어와서 고등학교 때와 가장 많이 달라진 것은 무엇인가?

이종희 : 크게 달라진 것은 별로 없다. 오히려 수업과 숙제 등의 학업부담 때문에 시간적인 자유가 더 없어졌다.

이영록 : 신입생 입장에서 생각할 때 왜 무학과제도를 시행했다고 생각하는가?

이종희 : 신입생 공부시키려고 만든 것 같다. (웃음)

신승구 : 학과 선택의 기회를 넓혀주기 위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영록 : 타대학에서는 유사한 학과를 통합해 학부로 만드는 것이 적절하겠지만 우리학교의 경우 무학과제도 시행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

백정현 : 복수전공과 부전공이 학과선택의 부담을 줄여줄 수도 있다. 복수전공이나 부전공을 할 생각은 있나?

윤여진 : 선배들을 통해 알아본 결과 복수전공을 하는 것이 좋을거라고 판단했다.

신승구 : 나도 복수전공이나 부전공 어느 것이든 할 생각이다.

백정현 : 무학과제도에 대해 학교측에 원하는 것이 있으면 말해라.

이종희 : 같은 분반끼리 모일 수 있는 공간이 없다. 분반 동기들과 모여서 같이 공부하고, 이야기하고, 재미있게 놀 수 있는 그런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백정현 : 마지막으로 신입생으로서 학교측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윤여진 : 우리학교는 학생들의 힘이 약한 것 같다. 이렇게 무학과제도의 문제점을 말하지만 학교측에 의견을 제시할 방법이 없다. 고등학생 시절 생각하던 것과는 많이 다르다.

이영록 : 무학과제도의 시행에 대해 재학생들은 알지 못했다. 학생들의 의견수렴이나 통보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된 것이다. 또 학생들의 의견은 의견에 그칠 뿐 결정권한이 없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2000학번들도 무학과제도에 대한 자신의 생각들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위장환 : 신입생 때는 학업에 매달리는 것보다 사람을 많이 만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동아리 활동이나 기타 학생활동에 잘 참여하고 여러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라. 시야를 넓히는 것이 진로나 미래에 대한 선택에 중요하다.